[작가 인터뷰] 우리를 만나다


Q. 『우리를 만나다』는 어떤 이야기인가요?
 
A. 두 청소년이 어느 특별한 계기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를 만나다』는 그 과정에서 진실을 마주한 주인공들이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되는 소설이에요.
 

Q. 판타지의 배경을 ‘도서관’으로 삼으신 이유가 있나요?
 
A.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도서관 열람실에 갔어요. 열람실에 들어섰을 때 수많은 책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친구는 자연스럽게 책을 고르는데 저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 무작정 마음에 드는 책을 찾기 시작했어요. 책등에 적힌 각각 다른 책 제목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책도 사람처럼 다 다른 모습이구나.’ 이름과 모양, 크기처럼 책 속 내용도 다를지 궁금했고요. 그때부터 책을 읽는 건 새로운 사람,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경험 때문에 ‘도서관’을 판타지 공간으로 정했어요. 책은 삶과 세상을 담고 있고, 바로 그 책이 있는 곳이 도서관이니까요.
 

Q. 어떻게 글을 쓰게 되셨나요?
 
A. 저는 원래 입시 국어를 가르쳤어요. 이상하게도 입시가 끝난 제자들을 만나면 항상 다른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들었어요. ‘이 아이가 이렇게 환하고 눈부셨구나. 빛나는 모습을 이제야 보다니.’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자 강사 일을 그만두게 됐어요.
그 뒤로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학습 상담 일을 했어요. 심리적인 이유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는 방법으로 글쓰기처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글쓰기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청소년의 이야기가 쓰고 싶어졌어요.
 
 
 
Q.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시는 구절은 무엇인가요?
 
A.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지지 않는 게 있어. 아픈데 안 아프다고 할 수 없잖아. 그래도 우리가 나이가 들면 지금보다 덜 아프지 않을까. 괜찮아, 제로.”
이 대사는 밴쿠버가 제로에게 한 말인데, 바로 나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었어요.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애써 외면한 채 그저 앞만 본다면 그 상처는 곪아서 나를 더 아프게 할지도 몰라요. 내 안의 상처 혹은 아픔을 인정하며 바라보는 것. 그 순간부터 치유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죠, 그래야 약도 바르고 치료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주인공들은 선택의 순간에 놓여요. 가혹한 진실을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것과 고통스럽다 해도 진실을 아는 것. 작가님은 무엇을 택하실 건가요?
 
A. 저는 가혹한 진실이라도, 혹은 고통스럽다 해도 그 진실을 마주하고 싶어요. 예전에 예능에서 종종 본 장면 중에, 밀폐된 상자 안에 손을 넣어서 그 안에 든 것을 맞히는 게임이 있었어요. 상자 안에 있는 양말 뭉치를 만진 어떤 출연자가 소리를 지르고 기겁했어요. 상자 안에 무서운 게 있다면서요. 진실을 외면하는 일은 이 게임과 비슷한 것 같아요. 너무 무섭게 느껴지거나 실체를 왜곡할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를 만나다』가 독자분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길. 그래서 『우리를 만나다』가 여러분의 기억 한편에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 이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