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후기] 기적의 완독 프로젝트

 

독서력 향상을 위한
기적의 완독 프로젝트

 
연재화 ㅣ 도봉기적의도서관 사서


도봉기적의도서관과 사계절출판사가 함께하는 완독 프로젝트가 2019년의 호응에 힘입어 2020년 1월 3주간 진행되었다. 독서에 있어 중요한 시기인 열 살 대상으로 한 반을 꾸리고, 올해는 예비 중학생 반을 새로 개설했다. 조금은 실험적인 이번 프로젝트는 한 권의 책을 친구들과 함께 완독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자신감과 독서 습관 기르는 것을 목표로 운영했다.


독서 과도기의 시작, 열 살! 책 한 권을 완독하는 특별한 경험
열 살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 성장, 사회성 발달이 두드러지는 시기이자 독서에 있어 그림책에서 글책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많은 독서 전문가들은 초등 3학년부터 5학년까지를 독서 과도기로 지칭한다. 독서 과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독서 능력이 결정될 수 있다. 초등 3학년부터는 읽어야 할 글의 양이 늘고 어휘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책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다. 과도기에는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완독’이 독서력을 늘리는 데 더 효과적이다. 

3학년 대상의 완독 프로젝트 선정 도서는 티모 파르벨라 작가의 <내 이름은 엘라> 시리즈 네 번째 책 『엘라와 슈퍼스타』다. 완독 프로젝트는 총 5차시로 기획했고 낭독을 통해 책을 읽는 힘을 기르며,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흥미를 북돋우는 독후 활동을 매 차시 진행했다. 

 


1차시에는 <내 이름은 엘라>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유발한 뒤, 한 장씩 읽기를 진행했다. 마이크를 사용해 낭독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 보고 친구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도록 했다. 대부분 소리 내어 읽기에 익숙하지 않아 조사를 빠뜨리거나 급하게 읽으려는 경향이 있어 천천히 또박또박 읽는 낭독 연습을 함께 진행했다. 낭독 연습에 가장 효과적이었던 독후 활동은 ‘잰말놀이’로 ‘간장 공장 공장장’같이 발음이 어려운 25개의 문장을 틀리지 않고 발음하는 반복 연습을 통해 발음도 교정하고 읽기에 속도가 붙어 원활한 완독 진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단순한 발음 연습에서 끝나지 않고 빙고판을 만들어 숫자가 지정된 문제에 대한 발음 성공 시 빙고를 하도록 접목해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다. 계속 책만 읽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루해질 수 있는데 한 줄씩 읽기로 집중력과 긴장감을 높인 후 점차 두 줄 읽기, 세 줄 읽기로 확장하여 진행했다. 또 캐릭터 의 말투와 목소리를 흉내 내어 읽기를 통해 낭독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다양하게 진행한 후속 활동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활동은 ‘등장인물 툰토이 만들기’였다. 아이들이 한 명씩 주요 등장인물의 캐릭터 인형을 만드는 활동으로 사다리타기를 통해 운명의 짝꿍을 만난다는 것에 즐거워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어려워했으나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잘 표현했다. 완성 후 각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와 특징에 대해 함께 이야기했고, 담당 캐릭터에 대한 소개글을 정성스럽게 적어 인형과 함께 도서관 전시 코너에 전시했다. 

5차시에는 첫 시간보다 편안한 분위기와 높은 집중력으로 마지막 장을 완독했고, 마무리로 책 속 내용과 연결한 꿈단어 게임을 진행했다. 꿈술래가 되어 친구들이 알려 주는 힌트 단어를 조합해 꿈과 관련된 제시어를 맞추는 게임으로 안대를 쓰고 단어를 집중해서 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내심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다. 마지막 완독을 축하하는 파티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축하 노래를 불러 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이끌었고 사계절출판사에서 제공한 ‘슈퍼스타 응원 풍선’을 선물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개인적 독서에서 사회적 독서로, 예비 중학생을 위한 완독 프로젝트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제3차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 (2019~2023)의 중점적인 내용은 지식 습득을 위한 개인적 독서에서 함께 읽고 나누는 사회적 독서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예비 중학생 대부분은 학교 내신 비중이 높아지는 대학 입시에 맞춰 겨울방학을 선행 학습의 시간으로 보낸다. 이 시기의 학습 위주와 목표지향적인 독서는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든다. 개인적 독서 성향이 강한 예비 중학생에게 한 권의 책을 또래 집단과 함께 읽고 나누는 완독의 경험은 독서 습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사회적 독서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완독 도서로 선정된 요 네스뵈 작가의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 1권 『신기한 방귀 가루』는 초강력 방귀 가루로 인해 펼쳐지는 엄청난 모험을 담은 판타지 동화이다. 영웅의 등장 없이도 평범한 인물들의 명암을 통해 옳고 그름과 삶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아차릴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완독의 성취감뿐만 아니라 세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상상력, 올바른 가치관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은 큰 틀에서는 열 살 프로그램과 비슷하나 인형 만드는 과정을 제외하고 책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고 훈련시켜 주는 후속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첫 시간의 어색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책 읽는 중간에 협력 게임을 진행해 친밀감을 형성했다. 협력 게임 중 비밀 단어 게임이 가장 호응이 좋았는데 서로 협력해서 비밀 단어를 맞혔을 때 함께 환호하며 금세 가까워질 수 있었다. 비밀 단어 게임은 제시어와 관련된 단어를 연상하여 적으면, 그 단어 힌트를 조합하여 한 명이 정답을 맞히는 협력 게임이다. 생각의 힘을 키워 주고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같은 단어를 적으면 힌트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친구들이 적을 단어를 예상해서 다른 단어를 적는 것이 포인트다.  

대부분 부모님이 대신 프로그램을 신청하기 때문에 예비 중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까 염려했으나 2차시부터는 즐거워하며 함께했고 마지막 차시에는 100%의 출석률을 보였다. 마지막에 나눈 의견 중 “중학교에 들어가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완독하는 기회가 흔치 않아 이번 완독이 좋은 추억으로, 초등학교 졸업 선물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는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완독 프로젝트의 시작과 마지막에 실시한 독서 습관 변화 설문조사에 의하면 프로그램 진행 후 두꺼운 글책(150쪽 이상)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으며, 완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자신감이 향상되었다. 방학 기간에 독서력을 키워 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완독 프로젝트가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되길 바란다. 


※프로그램 활동 영상은 <도봉구통합도서관> 문화행사 갤러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료 요청은 dbmiracle@daum.net으로 문의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