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수업 후기

글 ✽ 임아영(운담초등학교 교사)

안녕하세요. 저는 운담초등학교에서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교사 임아영입니다. 운담초등학교는 포천에 있는 6학급의 작은 학교이고, 저희 반은 6명이랍니다. 수는 적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은 가득하죠.
그림책에 관심이 많아서 팔로우한 어느 SNS 계정의 홍보 덕분에 사계절출판사에서 진행하는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를 알게 되었어요. 교실라이브 대상 도서 중 2학년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는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집이어서 길이 부담도 적고, 그림체도 귀엽고 시도 언뜻 읽어 보니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본 느낌이라 참 재밌더라고요.
온작품읽기를 위해 책을 살 수 있는 예산이 있어, 그 예산으로 반 아이들 수만큼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을 구매할 수 있었어요. 제가 한 수업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1.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전 활동

매주 월요일 2교시에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을 읽는 시간을 가졌어요. 학교와 학급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날 빼고는 일주일에 한 시간은 레인보우와 만났습니다. 예상대로 아이들은 등장인물인 레인보우와 레인보우가 쓴 동시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첫 장에 레인보우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네 소개도 들어 볼까?” 물었는데, 그 페이지에는 아이들이 각자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어요. 시 사이사이에도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아이들이 직접 답을 적을 수 있는 곳이 많았어요. 덕분에 레인보우와 대화하듯 수업할 수 있었습니다. 만들어진 책을 보기만 했던 아이들이 직접 글을 적으며 책에 참여한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동시집에 대한 애정도 함께 쌓이고요.

 
 

아이들과 비밀 동시 5 「필요 없는 것」을 읽던 날이 기억에 남아요. 교사인 저도 정말 재밌었어요. 이 시에도 레인보우가 우리에게 질문을 남겼어요. “너 혹시 시소 더 재미있게 타는 법 알아?” 그 질문을 시작으로 저희 반에는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시소를 더 재미있게 타는 비법에 대해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어요.
점심시간에 시소를 이렇게 타며 놀기도 했습니다. 레인보우는 이중에서 어떤 비법을 가장 좋아할지 궁금해하며 영상으로 찍어 질문을 보내기도 했어요. 특별한 활동은 아니었지만, 책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쓰고 함께 완성하며 동시에 삶에 가져오는경험까지 할 수 있었어요.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마지막에는 레인보우가 여러 글감을 던져 주며 레인보우처럼 동시를 적어 보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처음으로 시를 써 보았어요. 당시에 학교에서 승마 체험을 하고 있어서 승마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어요. 사진을 보면 시지만 일기처럼 쓴 아이들도 있습니다. 시를 어려워하지 않도록 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써 보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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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반 시소 재밌게 타는 비법>

1) 날아가기: 날아가고 싶은 한 명이 한쪽 끝에 타고, 나머지 사람들이 반대쪽에 다 타면 슝 날아간다.

2) 애벌레: 사람들이 한쪽 끝에 다닥다닥 붙어서 타면 다리가 많아 그 모습이 애벌레 같다.

3) 중간에 일어서서 타기: 시소 중간에 앉아 한 발씩 조심히 일어나 시소의 움직임에 맞춰 버틴다.

4) 타다가 내리기: 이건 좀 위험해. (남아 있는 사람들이 다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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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6월 14일 대망의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교실 라이브가 있었습니다. 쌍방향은 아니지만, 실시간으로 작가님과 유튜브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하니 아이들이 정말 신기해하고 좋아했습니다. 작가님을 실제로 뵙다니, 진로 체험 같기도 했네요. 강정연 작가님이 학교 이름과 학년을 말씀해 주실 때 큰 소리로 “네~!”하고 대답했죠.
 

작가님이 <만만한 동시 쓰기> 비법 다섯 가지를 소개해 주셨어요. 이 비법으로 저희 반 아이들의 동시가 달라졌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동시 쓰는 방법을 쉽게 설명하고, 각 비법마다 동시로 예를 들어 주셔서 동시를 거의 처음 써 보는 아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이 아이들이 쓴 동시를 SNS로 보내면 읽어 보겠다고 하자 저희 반에서는 시 쓰기 붐이 일어났습니다. 
 



<만만한 동시 쓰기 비법>

1. 겪었던 일을 한 장면으로 생생하게 표현한다! (대화글 “” 사용하기)

2. 시시한 것, 별것 아닌 것에 관심 가진다! 

3. 살아 있다고 생각하기! (사물에 생명이 있다면?)

4. 공통점 찾기!

5. 따뜻한 마음 담기! (☆☆☆☆☆): ‘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화사하게 꾸미는 말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따뜻하고 예쁜 마음 때문이다. -이준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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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후 활동

이날 이후로 며칠간 쉬는 시간마다 시를 쓰겠다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시를 쓰고 칠판에 붙여 서로의 시를 읽어 보고, 친구의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시를 쓰기도 했습니다. 칠판이 아이들의 시로 가득했어요. 쉬는 시간마다 시를 읽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작가님이 알려 주신 비법을 배우고 나서 아이들의 순수함이 글에 더 묻어난 것 같아요. 덕분에 아이들이 시를 쓰는 것도 읽는 것도 더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 쓰기 열풍이 가시지 않아 수업에도 시 쓰는 활동을 가져왔습니다. 2학년은 ‘통합교과’라는 과목이 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과 학교, 가족, 마을, 나라의 대주제를 배우는 교과입니다. 이때 저희는 ‘가족’에 대해 배우고 있었어요. 마침 학교 도서관의 『가족 사랑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가족을 음식으로 표현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아이들과 이 부분을 함께 읽고 우리 가족 구성원을 음식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을 했어요. 가족과 음식의 공통점을 찾아 잇고 이를 시로 썼죠. <만만한 동시 쓰기> 네 번째 비법이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걷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마치 만두 같다고 시를 쓴 아이도 있고, 누나가 꿀밤을 자주 때리는데 누나 꿀밤 모양이 마치 삼각김밥 같고, 특히 매워서 매운 맛 삼각김밥이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다들 어떤 이유로 이런 시를 쓰게 되었는지 설명을 듣는 시간도 의미 있었습니다. ‘문장에 나만의 의미를 불어넣어 쓴 글’이 ‘시’라는 것을 이번 활동으로 알게 된 것 같아요.
학기 말이 되고 저희 반에서 있었던 일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일을 이야기 나눴는데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과 시 쓰기 활동도 나왔어요. 한 달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시를 더 가깝고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교실 라이브를 신청했는데 이 활동 내내 아이들의 입에서 “시 쓰고 싶어요.”, “재밌다”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2학기에도 시를 필사하고, 시 쓰기를 더 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으니 아이들이 충분히 시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아 저도 뿌듯함이 남아요. 저는 2학기에도 간간이 아이들과 시 수업을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