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글] 나의 진로 쓰기 대회 _ 대상 수상작




내가 나아가는 길, 진로

 
조솔희 온양고등학교 1학년 10반
 
누구나 청소년기 때 한번쯤은 ‘나 나중에 뭐 하고 살지?’ 하는 고민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질문의 답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청소년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을 듯싶다.
오늘 친한 친구에게 “너 나중에 뭐 하면서 살 거냐?” 라고 물었다. 그 친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아니 왜 말 안 하냐. 뭐 하면서 살 거냐고?” 했더니 “그 말 듣고 현타(현자타임)와서 가만히 있었어.”라고 했다. 이 친구의 꿈은 검사이다. 하지만 검사가 되려면 공부도 물론 매우 잘해야 하고 머리도 똑똑해야 한다. 하지만 이 친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을 자신도 알고 있기 때문에 검사라는 꿈을 막연히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말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어떨까?

솔직히 나도 막막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뭐지?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생각해 본 시간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번 생각해 봤다. 나, 인간 ‘조솔희’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낙천적인 사람이다. 또한 웃음이 많고 활발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한다. 낯선 공간, 사람을 만나면 조금은 소극적이 되기도 하지만, 사교성이 좋고 금세 친해지는 스타일이다. 감정이 풍부하며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운동을 잘하고 좋아한다. 승부욕이 강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며 자존감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그리고 임기응변이 뛰어나며 말을 잘한다. 하지만 계획을 세워 뭔가를 실천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주변 정리를 잘 못한다. 약속시간을 못 지킬 때가 많고, 굉장히 충동적일 때가 많다.’ 내가 본 나의 모습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글로 쓰니 전보다 나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뭔가 한 단계 더 올라 온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가진 첫 꿈은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였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 도장을 하시던 아버지 밑에서 태권도를 배웠고, 잘해서 시 대회에 나가면 무조건 1등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난다. ‘시 대회 1등 몇 번 했다고 태권도 국가대표라니….’ 그때의 나는 자만으로 가득 차 있었고, 누구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나에게 패배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5학년 때 처음 도 대회에 나갔는데 첫 판에 콜드 게임으로 졌다. 콜드 게임이란 상대와의 점수 격차가 12점 이상 나게 되면 승부가 안 된다고 생각해 중간에 경
기를 끝내는 것이다. 나는 찢어진 이마의 상처보다도 나의 첫 패배가 더욱 더 쓰라렸다. 그 후 몇 번의 도 대회 경험 끝에 나의 오만함을 깨닫고 태권도 선수의 길을 접게 됐다. 나의 오만과 자만이 나의 꿈 하나를 지워 버린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다. 비록 꿈 하나를 잃었지만, 더 큰 것을 얻은 것 같아 괜찮다. 그게 무엇이냐면 살면서 오만과 자만이 얼마나 독인지를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지금 내가 꾸고 있는 꿈은 직업 군인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왜 꿈으로 직업 군인을 선택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역사책 읽기, 역사영화, 사극 등 역사와 관련된 것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장수들이 싸우는 장면, 전술, 전략을 이용해 승리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빠져들게 된 것 같다. 또한 장교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직업 군인도 되는 길이 여러 가지인데, 그 중의 첫 번째 길은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다. 물론 육군사관학교도뛰어난 실력을 갖추어야 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나의 현실은 육사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공부 열심히 하기, 운동 열심히 하기’ 등의 결론이 나왔다.

『뭘 해도 괜찮아』의 태섭과 나는 닮은 점이 아주 많았다. 나도 계획을 세워도 작심삼일이고, 상상의 세계 속에 빠져 살 때가 많다. 엄마의 잔소리에 화가 나서 엄마에게 ‘제대로 보여 줘야지.’ 하면서 각오를 다지며 공부를 시작해도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 이런 나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문제는 ‘계속 이런 식으로 후회만 하면서 살 것인가?’이다.
태섭은 달라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반면에 나는? 책에서 나오는 체육 선생님이 말한 4가지 유형 중 나는 두 번째 유형에 속한다. “이 정도면 괜찮네. 지금이 딱 좋아.” 지금까지의 나는 이런 식이었다. 그래서 공부도 ‘이 정도면 잘했어. 이만큼 공부하면 딱이야.’ 하며 내 자신을 격려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이 행동은 나를 격려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가려는 나를 뒤에서 잡아당기고 있던 꼴이었다.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한 것을 반성했다. 그리고 네 번째 유형처럼 비록 결과는 좋지 않을지라도 과정에 최선을 다하며 결과가 어떠하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좌절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진짜 육사에 입학해서 나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육사의 시험, 전형 분석을 다 해봤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만큼 하느냐에 달린 문제 같았다. 태섭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지만 책을 읽으며 점차 자신을 알아가고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아,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지.’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내가 되고 싶은 건 직업 군인이지 육사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육사는 직업 군인이 되기 위한 수많은 길들 중 하나일 뿐 그것에 연연하여 스트레스 받지 말자.’ 라고 결론을 내렸다.
미식축구 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명문 구단으로 만든 명장 빌 벨리칙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Do your job.” 네가 할 일을 해라. 남들이 뭐라 하든 휘둘리지 말고, 숱한 유혹들이 너를 유혹해도 그저 너의 할 일을 하면 된다. 물론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첫 번째 순서이다. 나는 학생이다. 학생의 일은 공부이다. 나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게 ‘내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성실하게 산다면 결과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많은 청소년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다. 단지 돈 잘 벌고, 유명해지면 그게 좋은 건가? 돈 잘 벌면 좋은 직업, 돈 못 벌면 나쁜 직업인가? 아니다. 나는 이 세상에 ‘옳다, 그르다’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 가치관, 성격 등에 따라서 모두 다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진로를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론은 “우리 모두 다 즐겁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