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차일드』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수업 후기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수업 후기
『몬스터 차일드』 차별, 편견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글 ✽ 박경미(창원 풍호초등학교 교사)
 
올해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 단원 수업을 준비하면서 먼저 한 일은 관련 예산을 알아보는 일이었다. 불행하게도 우리 학교에는 모든 학생에게 같은 책을 사 줄 수 있는 예산은 편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경상남도교육청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전문적학습공동체 계획서를 제출해 운 좋게 예산을 넉넉히 확보하였다. 실천 방향은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것보다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갈래의 문학 작품을 접하게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함께 읽을 만한 어린이 시, 단편동화, 장편동화를 각각 한 작품씩 정해서 한 반 분량의 책을 마련하였다. 그 가운데 『몬스터 차일드』는 우리 학교 5학년 학생이 함께 읽을 장편동화로 정한 작품이다. 『몬스터 차일드』로 정한 이유는 많지만, 두 가지만 꼽자면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와 경남독서한마당 독서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학교는 창원에 위치해서 매년 경남독서한마당 독서공모전에 참여하는 학생이 많은 편이다.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읽은 책으로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동안 <사계절 통신>을 보면서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이번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거리나 예산 등의 이유로 학교에서 작가와의 만남 같은 행사들을 진행할 수 없을 때, 아주 유용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들 역시 학기 초에 교실 라이브에 대해 설명해 주었더니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올해 5학년은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학교에서 작가와의 만남 같은 행사를 해 본 경험이 없어서 더욱 그러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읽을 책을 선정할 때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읽은 후 활동을 할 때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원하는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선생님이 정한 책이기에 자칫 학생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러 활동 등을 통해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사실 작년에 이미 이 작품을 읽어 본 독자로, 나는 학생들이 『몬스터 차일드』를 좋아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다행히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학생들 가운데 크리쳐물을 영화로 접한 경우는 많았지만, 동화로 접했다는 의견은 적었다. 그래서일까, 장편동화로 된 크리쳐물인 『몬스터 차일드』는 학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20차시가 넘는 긴 호흡의 독서 단원 수업에서도 학생들은 꽤 높은 관심도를 유지하며 수업에 따라와 주었다. 장르적 재미 요소 외에도 이재문 작가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 역시 학생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재미와 의미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책이었다.
 
보통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할 때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갈래는 장편동화이다. 그런데 장편동화는 글의 길이가 길어서 수업 시간에 전체를 다 읽고 이야기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지점이다. 이때 사계절출판사 한 학기 한 권 읽기-독서 지도안(초등)에 탑재되어 있는 지도안은 더없이 좋은 길잡이 역할이 되어 준다. 참고해 보시기를 권한다.
 
학생들과 수업을 하기에 앞서 동료 교사들과 이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선생님들마다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평점 매기기를 해 보았다.
 
-5점 : 고학년 남학생들과 여학생이 두루 좋아할 장편동화라서
-4점 : 고학년 아이들 수준에 잘 맞고, 여러 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있어서 재미있었다. (액션, 공포, 로맨스)
-4점 : 몰입력이 좋았다. 나는 하늬와 산들의 엄마 입장에서 읽게 되었다.
-4점 :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몬스터 차일드』로 우리 반에서 한 수업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읽기 전 활동
□ 표지와 책날개 살펴보기

우선 학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부분은 제목이었다. 아이들은 ‘몬스터 차일드’라는 제목을 듣자마자 직역해서 ‘괴물 아이’라고 말하면서 흥미를 보였다. 그래서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사: 이 아이가 ‘몬스터 차일드’라면, 어떤 부분이 특별해 보이나요?
학생: 눈이요. 눈동자가 이상해 보여요. 속눈썹이요.
학생: 손에 털이 난 것 같고 손톱도 길어요.
교사: 그러네요. 여러분이 앞표지 그림을 자세히 잘 보았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앞표지와 뒤표지를 함께 펼쳐서 보겠습니다. 아이의 모습에서 어떤 부분이 앞표지와 달라졌나요?
학생: 속눈썹과 눈동자 모양이 달라졌어요.
학생: 머리 색깔도 달라 보여요. 피부에도 털이 난 것 같아요. 변신했나 봐요.
교사: (책날개를 가리키며) 책에서 이 부분을 뭐라고 부른다고 했지요?
학생: 책 팔이요.
교사: 비슷해요. 책에는 날개가 있는데, 예전에 이 부분을 ‘책날개’라고 부른다고 했지요. 책날개에 쓰인 작가 소개를 읽어 보겠습니다.
교사: 이 책을 쓴 이재문 선생님은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은 비대면으로 작가 만남에서 두 번 정도 봤어요.
학생: 우와! 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쓴 동화책은 처음 읽어 봐요. 신기해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요.
 
□ 차례 살펴보기
그다음으로 차례에 적힌 소제목을 보고, 책속에서 펼쳐질 이야기를 예상해 보았다. 소제목을 넣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써 보자고 했더니, 학생들이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이어질 이야기를 상상하여 문장을 썼다. 이 활동은 작품을 예측해 보는 과정으로, 읽기 전 가볍게 해 보기 좋은 활동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많은 양을 요구하기보다는 각자 쓴 내용을 서로 주고받으며 앞으로 우리가 함께 읽을 작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충분하다.
 
학생 예시 작품1
‘훈련소’에 가게 되는데, ‘잿빛 털’인 아이에게 ‘뜻밖의 도움’을 받게 된다. ‘친구가 되어 줘’라고 말했지만 ‘불청객’을 맞이했다.
 
학생 예시 작품2
자신이 갑자기 몸이 이상해지는 것을 알고 ‘훈련소’에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또 다른 MCS’를 만나 ‘뜻밖의 도움’을 받는다. 그 아이는 ‘잿빛 털’을 가지고 있고 ‘버림받은 아이’였다. 아이의 이름은 ‘몬스터 차일드’이고 주인공과 친구가 되면서 ‘선물’을 주고받는다.
 

★ 읽는 중 활동
□ 인상 깊은 구절이나 장면 고르기

보통 한 차시(40분) 수업 시간 동안 한 챕터를 소리 내어 읽으면 20~30분 정도가 걸린다. 남은 시간 동안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활동은 ‘인상 깊은 구절이나 장면 고르기’이다. 아이들이 인상 깊은 구절이나 장면을 고르고 그 까닭을 공책에 쓰면 남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는 것이다. 발표하는 방법으로는 ‘일어서서 나누기’를 가장 많이 쓴다.
 
그런데 반드시 한 차시에 한 챕터를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챕터의 길이를 고려하여 정하면 된다. 읽기 방법 역시 학생들과 함께 논의하면 된다. 우리 반은 소리 내어 읽기가 부드럽게 되지 않아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반 전체로 돌아가면서 한 쪽씩 소리 내어 읽기를 하였다. 프롤로그는 학생들이 작품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라 내가 읽었다. 다음은 「1. 빨간 고기」, 「2. 또 다른 MCS」를 한 차시에 읽고 활동한 내용이다.
 
17쪽 3학년 때 누군가 내 사물함에 생닭을 넣어 놓았다.
: MCS환자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고통받는 하늬가 불쌍해서.
28쪽 “선생님, 전학생이에요?”
: 처음보는 하늬에서 친근하게 다가오는 아이들이 고마워서.
28쪽 가볍게 손을 흔들자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 하늬와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31쪽 연우도 MCS환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 장면.
: 또 다른 MCS환자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워서.
: 같은 MCS환자가 학교에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37쪽 너희들, 내가 MCS라는 걸 알고 난 뒤에도 지금처럼 다정하게 대해 줄 수 있어?
: 자신이 MCS라는 것을 들킬까봐 두려워하는 하늬가 안쓰러워서.
: 또 다시 하늬가 전학을 가는 일이 생길까봐.

 

★ 읽은 후 활동
□ 우리 반이 하고 싶은 독후 활동

5학년이라서 읽은 후 활동은 교사가 정하지 않고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우리 반 학생들이 하고 싶은 독후 활동에 대해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학생들의 답 가운데 비슷한 활동으로 묶을 수 있는 것은 묶고, 둘 또는 셋 가운데 하나를 골라 보라고 한 것도 있다. 괄호 속에 학생 수가 적혀 있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 롤링페이퍼(큰 종이에 돌아가며 소감 쓰기)
: 이미 읽는 중 활동으로 소감 쓰기는 많이 해서 별점 매기기 활동으로 대체하기로 하였다.
- 작가에게 엽서 써서 보내기(13명), 마인드맵(14명)
: 엽서 쓰기와 마인드맵을 비슷한 활동으로 묶고 같은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하도록 하였다.
- 인상 깊은 장면 그림 그리기, 만화 그리기
: 경남독서한마당 독서공모전 참가부문에 있는 내용이라 공모전을 안내하고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은 방학과제로 해오도록 하였다.
-인상 깊은 장면 연극으로 표현하기(17명), 핫시팅(10명)
: 연극으로 표현하기에 앞서서 인물탐구로 핫시팅을 하면 적절해서 5학년 2학기 연극 단원에서 하기로 하였다.
-관련된 책 읽기
: 독후 활동 가운데 맨 뒤에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활동으로 이것도 2학기에 하기로 하였다.
 

□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참여하기
교실 라이브에 참여하기 위해서 먼저 사전에 각자 질문을 적어서 우리 반 질문을 정리해서 출판사에 메일로 보냈다. 다음은 우리 반 학생들의 사전 질문이다.
 
-어떻게 이 책을 만들게 되었나요?
-이 책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크리쳐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책의 제목을 ‘몬스터 차일드’라고 지은 까닭은 무엇인가요?
-병의 이름을 ‘몬스터 차일드’라고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왜 사람들은 ‘몬스터 차일드’를 나쁜 시선으로 보나요?
-MCS를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나요?
-MCS 외형은 어떻게 그렇게 그리게 되었나요?
-산들이와 하늬는 왜 털이나 눈 색깔이 다른가요?
-소장님은 왜 연우와 승아를 입양했나요?
-소장님도 MCS인가요?
-하늬의 아빠는 어디에 사나요?
-뒷이야기는 어떻게 되나요?
-2권을 쓸 생각이 있으신가요?

 
 
 
교실 라이브는 작가님이 초등 교사라 라이브가 아니라 사전 녹화한 영상을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시청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실시간으로 참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교실 라이브 앞부분에 작가님이 『몬스터 차일드』를 읽고 교실 라이브에 참여하는 학교와 학반을 하나씩 다 불러 주었다. “풍호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작가님이 불렀을 때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르기도 하였다. 사전 녹화지만 이 부분에서 학생들은 쌍방향 소통이 된다고 느꼈다. 또한 학생들에게 받은 사전 질문 하나하나에 작가님이 친절하게 답해 주셔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다음은 교실 라이브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이다.
 
원래 우리 학교는 5학년에 ‘작가와의 만남’을 하는데, 코로나로 못해서 아쉬웠다. 그런데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에 참여해서 기뻤다.
유튜브로 작가님이 우리가 궁금해했던 부분에 대해 답을 해주셔서 속이 시원했다.
작가님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님이 가깝게 느껴졌다.
『몬스터 차일드』 2편이 나오면 그 책도 읽어보고 싶다. 그때는 작가님을 직접 만나고 싶다.
『몬스터 차일드』를 우리 반 친구들과 함께 읽으면서 하나가 되는 기분을 느꼈는데,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에 참여하면서 우리 반만의 추억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