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숙제』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후기

 

 

차별을 이겨낼 수 있는 힘, <비밀 숙제>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후기
김민선(매탄초등학교 교사)

6학년 담임을 맡게 되면서 정한 목표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활자 속을 유영하는 맛을 알려 주고 싶다’는 것이다. 책의 재미를 알려 주기 위하여 학년 초부터 그림책 함께 읽기, 독서 릴레이, 육육도서관(학급문고) 운영 등 다양한 독서 활동을 계획해 진행하였는데, 마침 애정하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비대면 작가와의 만남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신청했다. 교실에 우리가 읽은 책의 저자를 만나볼 수 있다니…!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2022년 1년 내내 교실 라이브를 통해 1학기에는 이재문 작가님의 『몬스터 차일드』로, 2학기에는 김다노 작가님의 『비밀 숙제』로 온 책 읽기 수업을 진행했다. 책의 재미를 느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 일상에서 떼놓을 수 없는 ‘차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 글에서는 『비밀 숙제』로 진행한 2학기 온 책 읽기 수업을 읽기 전·중·후로 나누어 기록해 보려 한다.

<읽기 전 활동> 
책과의 첫 만남,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 준비하는 시간!
- 표지의 단서들로 책을 즐겨 보자.

★ 책 표지와 등장인물 살펴보기
함께 책을 읽기 전에는 항상 책 표지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비밀 숙제』의 경우 앞표지에는 실내에서 태블릿을 보고 있는 아이 세 명이, 뒤표지에는 강변에서 두 아이가 함께 휴대전화를 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보통은 표지를 슬쩍 보고 바로 본문을 읽곤 하는데, 호기심 넘치는 우리 반 아이들은 단순히 앞표지와 뒤표지를 살펴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책을 돌려보기도 하고 표지를 쫙 펼쳐 앞표지와 뒤표지를 함께 살펴보기도 하며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쏙쏙 찾아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가는 다섯 아이들이 영상통화를 하는 중이고, 다섯 아이가 친구 사이일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또래들이 그려진 파스텔 톤의 표지, 표지 속에 숨겨진 이야기만으로도 책에 대한 흥미가 샘솟지만, 제목인 『비밀 숙제』를 이용한 활동도 한 가지 함께해 보았다. 

★ 우리끼리 ‘비밀 숙제’
이야기 속 친구들이 받은 숙제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우리끼리 비밀 숙제를 만들어 일주일 동안 실천한 뒤 감상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매일 친구 칭찬하기, 3분 동안 박수 치기, 요가 하기 등 재미난 숙제가 많이 나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읽기 중 활동>
본격적인 이야기 속으로, 이야기 속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요.

★ 함께 읽기
‘비밀 숙제’는 한 챕터의 분량이 많지 않아서 한 차시에 한두 챕터를 함께 읽었다. 친구들과 돌아가며 한 장씩 소리 내어 읽고,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함께 생각해 볼 이야기나 감상을 나누었다.

★ 이랑이와 비슷한 경험 찾기, 응원의 메시지 남기기
이랑이가 쇼핑몰에서 동양인 차별을 당한 챕터를 읽고 나서는 모둠 친구들과 함께 이랑이처럼 한국인(동양인)을 향한 차별적인 말을 들었던 경험과 그때의 기분을 나누었다. 인종차별적인 말을 한 점원에게 사과받기 위해 종이를 들고 매장 앞에 선 주인공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응원의 말을 적어 보기도 했다. 

★ 마음을 울린 문장 나누기
이랑이와 친구들이 쇼핑몰에서의 일을 겪고 성장하는 부분(지나 선생님의 숙제 발표까지)은 각자 읽으며 마음을 울린 문장 또는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 문장으로 고르도록 했다. 그런 다음 모둠 친구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꽤 오랜 시간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내심 뭉클함을 느끼기도 했다.
  

                      
<읽기 후 활동>
책 속 이야기를 우리의 삶으로 확장하는 시간

★ 감상평 작성하기
 

★ 작가님께 질문 만들기
왜 인종차별에 대한 글을 쓰게 되셨나요? 이랑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생각하였나요? 폴이 이랑이를 좋아하나요? 제목이 왜 『비밀 숙제』인가요? 등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으로 만들었다. 교실 라이브에서 우리의 질문이 선택되길 기대하는 마음도 담았다. 

★ 김포 신풍초등학교 친구들과의 합동 활동
아이들에게 더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김포 신풍초등학교 김지연 선생님과 합심해 합동 활동을 마련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에게 익숙해진 플랫폼인 ‘줌’을 이용해 수원과 김포의 아이들이 만나 함께 자료를 조사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6학년 2학기 국어(가) 4단원 효과적으로 발표해요’ 단원의 내용도 적용하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차별 사례와 우리의 대처 방안을 포함한 영상 자료도 만들었다. 1학기에 『몬스터 차일드』로 함께한 경험 덕분에 2학기에는 더욱 알차게 활동할 수 있었다.
 
★ 함께하는 교실 라이브
김다노 작가님과 함께한 교실 라이브! 교실에서 실제로 만나는 것이 아님에도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작가님이 다양한 이야기를 알차게 준비해 주신 덕분에 책에서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책을 펼쳐 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차별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아이들이 ‘이랑이가 여자인가요?’ 하는 질문을 많이 했는데, 이 질문에 대해 작가님은 어느 강연에서 머리 긴 학생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남학생이어서 반성했다는 일화를 들려 주셨다. 정말 머릿속이 띵! 하는 순간이었다. 50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로운 교실 라이브에서 아이들의 반응이 가장 폭발적이었던 순간은 바로 우리 반과 신풍초 친구들의 질문이 선정되어 나왔을 때다. 작가님이 우리가 쓴 질문에 답해 주시다니! 쉽게 하지 못할 경험이었다! 
교실 라이브에 참여하며 했던 경험이 우리 아이들의 내면에 자그마한 흔적으로 남아 앞으로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