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 번째 원고 2025> 이준아, 김슬기, 임희강, 권희진, 김영은 작가


등단 작품과 『두 번째 원고 2025』에 실은 작품 사이 작가로서, 작품으로서 작지만 변화의 지점이 있었다면?#등단작 #두번째원고 #변화

임희강 작가: 담당 편집자님과 상의해서 작품의 큰 얼개를 바꾸는 과정이 있었는데요. 이를 통해 ‘쓰는’ 입장이 아니라 ‘보이는’ 입장으로서의 글쓰기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내가 쓰고 싶은 것에 백퍼센트 집중했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나에게 뭘 기대할지, 나는 작가로서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도 같이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권희진 작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소설은 뭘까,예요. 전에는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잘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면 이젠 고민이 달라진 거죠. 소설은 뭘까, 생각하다 보면 결국 사람이란, 인생이란, 질문으로 이어지더라고요. 『두 번째 원고 2025』를 쓰는 사이에 소설에 조금 더 진지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왜 진지해진 건지 생각해보면, 결국 소설을 더 잘 쓰고 싶어서인 것 같기도 해요. 제 안에서는 이런 고민이 무한히 돌고 도는 중입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요.
 
김영은 작가: 등단 작품인 「말을 하자면」과 「하루의 쿠낙」 모두 이십 대 청년들이 주인공이었는데요. 등단작에서는 그들의 불화와 갈등을 그렸다면 「하루의 쿠낙」에서는 순수한 우정과 방황을 그려낸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의 쿠낙」을 쓰면서도, 고치면서도, 출간 후 완성된 작품으로 다시 읽어보면서도 제가 지나온 수많은 하루들을 함께했던 이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새벽의 편의점 의자나 대학교 교정이나 자취방에서 나눈 마음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지금이야 어떻든 그때만큼은 모두가 진심이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결국 우리를 계속해서 살아가게 하고, 살아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그런 진심들을 마주하려고 노력합니다.
 
김슬기 작가: 등단작 「공존」은 저와 무척 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애틋하지만, 다시 읽을 때마다 얼굴이 붉어질 만큼 부끄럽기도 합니다. 여전히 작품과 거리를 두고 쓰는 일이 어렵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의 마침표를 하나씩 찍을 때마다 조금씩 멀어지는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에버그로잉더블그레이트 아파트」는 반걸음쯤 뒤로 물러나 써보려 노력한 작품이기도 했고요.
 
이준아 작가: 그사이의 변화라면 조금 더 긴장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누가 읽을 줄도 모르고 냅다 쓰던 소설과 누군가는 읽을 것이 확실한 소설을 쓰는 마음가짐은 아무래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었어요. 약간 더 부담스럽지만 대체적으로는 훨씬 신나는 일이라고 느끼며 작업했어요. 그리고 마음가짐과는 별개로 제가 쓰는 소설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아직은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열심히 쓰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쓰고 싶지만 쓰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다는 말이기도 한 것 같아요. 역량이 채워지는 그 날까지 기회가 이어질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이번 소설에서 독자들에게 특별히 건네고 싶은 문장은?#애정하는 #문장 #독자

창수와 인혜는 놀란 와중에도 서로에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80쪽)
임희강 작가: 어릴 때 집에 빨간 딱지가 붙었는데요. 어른들이 당황하지 않고 ‘별거 아니다’라고 안심시켜준 덕분에 금방 울음을 멈춘 기억이 있습니다. 인생에 비슷한 난관이 오면 저도 가족에게 같은 모습을 보일 것 같아요. 위 문장은 사랑하는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 단단하게 버티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사랑하는 이들 앞에 듬직하게 버텨주시고 또 그런 모습에 안심하는 하루를 사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쩌다 이 고독한 걸 시작했나 생각해보면 순전히 우연이었다. … 나는 한참 고민하다가 나도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될지도, 했다.(101, 124쪽)
권희진 작가: 이렇게 두 문장이요. 이 소설을 쓰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입니다. 우리 모두 이 세상에 우연히 떨어졌고, 떨어진 김에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이걸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매일 고민하지만 답을 모르겠어요. 어른이 되면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모르는 걸 보면 더 나이를 먹어야 하나 봐요.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150쪽)
김영은 작가: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건네고 싶습니다. 「하루의 쿠낙」은 결말을 특별히 정해두지 않고 썼습니다. 그래서 이 마지막 문장을 쓰게 되면서 정말이지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하루’라는 친구가 떠나간 특정한 상황이면서도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하루를 보낸다는 보편적인 상황도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 문장을 쓰면서 제가 보냈던 하루들,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하루들, 그리고 다가올 하루들에 대해 떠올렸습니다. 어제, 오늘, 내일의 분절된 시간이 아니라 ‘하루’라는 동일성 속에 이 소설을 들여놓고 싶었습니다.
 
정욱과 이현 둘만의 집이라 생각했던 아파트가 어느새 수많은 전우와 함께 지키는 거대한 요새처럼 느껴졌다. 어디서 쳐들어올지 모를 적들로부터 이곳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공동의 힘을 모으는 낯설고도 나쁘지 않은 기분.(46쪽)
김슬기 작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수도권 집값, 월급의 절반을 떼어내야 하는 수준의 월세, 전세와 관련된 사기 행각, 숨 막히게 오른 대출 이자…. 퇴근 후 몸을 누이는 공간이 더 이상 ‘안전한 둥지’가 아닌, ‘불안한 장소’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에서 이 소설이 시작되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이지만, 한 개인이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이 슬펐습니다. 집단 이기주의든 개인주의든, 이유를 가리지 않고 출발점이 무엇이든 그 속에서 한 개인이 ‘연대’를 통해 위안을 얻는 장면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불쌍해 보이니까 우리를 예뻐하기로 마음먹었나 보지. 원래 정말 예쁜 것들은 조금씩 불쌍하기 마련이거든.(29쪽)
이준아 작가: 소설 속 인물이 살면서 수없이 마주했을 부당한 시선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포용하게 된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바퀴공포증이라는 낯선 문제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뭉뚱그려 동정이나 몰이해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노력이자, 스스로에게도 던지는 말이지 않을까 싶어요. ‘나는 조금 불쌍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살아가니까, 그래서 더 예쁘지’ 라는 마음이요. 독자분들도 이따금 대책 없는 자기연민에 빠져들려고 할 때, 이런 마음을 먹어보면 어떨까 해서 이 문장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지치지 않고 쓰는 나만의 동력은?#소설 #쓰기 #동력

임희강 작가: 좋은 여행지와 풍경입니다. 멀리 가지 못하면 예쁜 카페로도 충분해요. 계절 따라 색이 바뀌는 산, 바다, 숲, 노을은 여러 이야기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전자 기기와 사람이 멀어지고 자연 안에 저만 남았을 때 비로소 저는 무엇이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권희진 작가: 괴롭고 고통스러울 때 희열을 느끼는 편인데요. 이 힘든 걸 왜 할까,라는 생각보단 이걸 내가 하고 있네, 하면서 즐거워진달까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고 기껏 쓴 글을 갈아엎어도 기어코 다시 써내는 과정이 좋아요. 모니터 안으로 빨려 들어갈 듯 거북목을 하며 애를 쓰고 있는 나의 모습을 인지하면 나 굉장히 열심이잖아! 하면서 순간 도파민이 나와요. 소설 쓰는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항상 고통인데 그만큼 희열도 큰 것 같아요. 그 느낌 때문에 계속 쓰게 됩니다.
 
김영은 작가: 가장 큰 동력 생성원은 일상에서 힘든 일이 있거나 지칠 때입니다. 그럴 땐 당장이라도 종이 위에 무언가를 휘갈겨 쓰고 싶은 충동이 느껴집니다. 소설의 형태가 아니라 이어지지 못한 문장으로, 분절된 단어들로, 알아볼 수 없는 낙서 같은 흔적이더라도요.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이 가장 큰 동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소설이란 금이 간 화병에서 새어 나오는 물 같은 것, 상처에 난 진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좋아하는 서점을 탐방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노래를 듣거나 산책하는 것도 글쓰기에 큰 자극이 됩니다. 최근엔 자신의 방을 기꺼이 내어주며 글을 쓰라고 하는 친구가 있어 무척 고마웠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저를 자꾸 쓰게 합니다.
 
김슬기 작가: 소설을 쓰며 느꼈던, 완전한 몰입 상태의 즐거움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그 단순한 원리가 다시 책상 앞에 앉게 만드는 제 동력이에요. 물론 헬스장에 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처럼, 책상에 ‘앉기 전’의 머뭇거림도 만만치 않지만요. 하하하. 때때로, 소설 쓰는 일이 막막하고 부담스러워 더는 용기가 나지 않을 때면 ‘소설 안으로 놀러가자’고 스스로를 달래며, 조심스럽게 다시 문을 엽니다.
 
이준아 작가: 고백하자면 아직까지 지치지 않고 쓰는 동력이 간절히 필요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주로 지쳤을 때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한낱 미물 주제에 생각이 이렇게까지 많은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잡념을 잡스럽게 방치할 바엔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 소설 쓰기였습니다. 그러니 그런 내가 나인 것이 가장 큰 동력이기도 했나, 싶어요. 해서 지치지 않고 쓰는 법은 아직 터득하지 못했지만, 지쳤어도 완성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단연 ‘마감’이 아닐까 싶어요. 그것이 정식 청탁이 아닐지라도 함께 쓰는 합평 모임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뭐라도 써야만 하니까요. 만약 습작하시는 분들 중에 시작만 하고 끝을 보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케이스라면 합평수업이나 스터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감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두 번째 원고>에 참여하기 된 마음과 만나게 될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두번째원고 #기획 #소감

임희강 작가: 등단을 했을 때도 그 자체로 감사했는데, 두 번째 기회까지 주어지다니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숏폼도 재밌고 넷플릭스 시리즈도 너무 재밌는 와중 소설읽기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려요. 소설은 느리고, 말도 많고, 귀찮지만 소설을 통해 스며든 무언가는 가슴속 깊이 뿌리를 내려 다른 가벼운 가치에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거예요. 소설만이 드릴 수 있는 즐거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권희진 작가: 처음 이 프로젝트의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책이 나온 지금까지도 여전히 고마운 마음입니다. 〈두 번째 원고〉는 신인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작가님들과 협업할 수 있어서 동료가 생긴 기분이기도 했어요. 마찬가지로 독자님들에게도 긴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 같은 소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만 힘든 것처럼 외로울 때 있잖아요. 그럴 때 『두 번째 원고 2025』가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김영은 작가: 〈두 번째 원고〉에 참여하게 되면서 소설도 에세이도 저란 사람에 대한 일종의 고백 같아서 설레면서도 조금은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본디 고백이란 서툴고 어색한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 언제나 삶에 있어서 초보이기 때문에 서툴고 어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뭐든 잘해야 한다는, 만능과 효율의 세계가 우리를 짓눌러 와도 그건 다 거짓말이라고, 그럴듯한 연기라고, 속지 말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겐 더 많은 위로와 친절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차고 넘칠 정도로 사랑하기를 멈추지 맙시다. 서로에게 나 자신에게 말입니다.
 
김슬기 작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작가들에게 지면을 내어주는 일이 얼마나 귀하고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사계절출판사와 이렇게 뜻깊은 기회가 찾아온 것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또한 소중한 시간을 들여 책장을 펼쳐주시는 독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맙고 감사한, 그런 조금은 부담스러운 마음을 안고 소설을 쓰고 다듬었던 것 같아요. 정성껏 지은 이 소설 농사가 독자 여러분께도 재미있고 의미 있게 가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준아 작가: 청탁 메일을 봤을 때 처음에는 영광이었고 설레면서도 초조했다가 다시 영광이라는 마음으로 돌아왔어요. 독자들이라는 존재 자체가 신인인 저에겐 그저 영광스러운, 약간은 상상 속 인물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요. 거기 어디 계시는 거 맞죠?
덧붙여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두 번째 원고〉 기획이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는 거예요. 그 안에 제가 포함되었다는 것도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꼭 제가 아니더라도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고 책으로 엮어서 독자와 만나게 해주는 그 수고와 열정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지점들이 문학이 더 멋지게 느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된 이상 더 좋은 소설가가 되어야지, 마음먹게 되어요.  




작가님의 mbti 성향 중 소설 쓰기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mbti #창작 #성향

임희강 작가: INFP. 갈등을 싫어해서 싫은 말은 속으로 삼키다가 소설로 폭발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개별적으로 봤을 때 P의 즉흥성은 소설마저도 즉흥적으로 쓰게 합니다. 초고 때의 에너지는 확실히 좋은데 퇴고 때 감당이 안 된다는 점은 단점이에요.
 
권희진 작가: 전 INFJ인데, 이게 정말 맞다면 I와 N성향이 소설 쓰는 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가끔 투머치 F여서 소설 쓰는 게 어렵기도 해요. 제 감정에 심취해서 소설을 쓰면 나중에 부끄러운 적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ISTJ가 되고 싶어요! 반대 성향이 되면 어떤 소설을 쓰게 될지 궁금해요.
 
김영은 작가: 저는 ENTP입니다. 소심한 부분도 있어서 ENTP인지 잘 모르겠지만…. 소설 쓰기에 도움이 되는 성향으로는 ENTP 모두가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각 분야별로 적당하게 조율되고 있어서 아직까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P이기 때문에 J처럼 계획된 일정을 보내지 못한다는 것 정도인데, 결과적으로 즐거웠으니 괜찮다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슬기 작가: INFP. 저는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는 편이 빠르다고 믿는, 즉흥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소설 쓰기에 도움이 되는 점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면, 반은 이미 해낸 셈이지요. 하지만 마무리까지 달려가는 길이 순탄치 않습니다. 세모 바퀴를 굴리는 자동차를 타는 것도 모자라, 자꾸만 출발선으로 돌아오게 되거든요. 덜컹덜컹 얼렁뚱땅 하더라도, 즐거웠으니 충분했다고 위로하며 소설을 쓰고 있어요.
 
이준아 작가: 주로 INFP가 나오는데, 업무가 많은 시기엔 가끔 INFJ가 나오기도 해요. I치고는 활달한 편이라 극내향인들 사이에선 나름 재간둥이(!)로 지냅니다. 내향형에 집순이가 맞긴한데, 그렇다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에요. 몰아서 사교활동을 하는 시간도 종종 있는데, 그런 점이 이야기를 꿰어 나갈 때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천성이 게을러서 그건 참 안 고쳐지는 것 같아요. 미루기 장인입니다…!




주로 소설을 쓰는 시간대는 언제인가요?#소설쓰기 #시간 #하루

임희강 작가: 어릴 때부터 고속버스를 많이 탔는데 주로 그 안에서 공상을 많이 했어요. 네다섯 시간 동안 차창 밖 풍경만 바라보면서 주구장창 생각을 했죠.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석양이 질 때쯤 목적지에 도착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평일 저녁, 주말 점심 가리지 않고 쓰는 것 같아요. 새벽에 쓰는 걸 좋아했는데 이젠 너무 피곤해서 그 시간대까진 버티지 못하게 되었어요.
 
권희진 작가: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은 새벽 3시부터 6시까지요. 모두 잠들어 있는데 혼자 깨어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외부 소음이 없어서 조용하기도 하고요. 주로 쓰는 시간은 저녁부터 새벽 1시까지인데 요즘엔 아침에도 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김영은 작가: 저는 주로 낮에 소설을 씁니다. 소설을 저녁에 쓰면 잠이 오지 않아서 밤낮이 바뀌는 생활을 하게 되어 낮에 쓰는 것을 선호합니다. 물론 급하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소설을 쓰긴 하지만, 웬만해서는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쓰려고 합니다.
 
김슬기 작가: 눈을 뜨자마자 책상에 앉습니다. 소설 쓰기 외의 다른 일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전에, 무언가라도 써보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잠에서 덜 깬 상태로 커피만 홀짝거리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날이 많지만요.
 
이준아 작가: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입장이라 그야말로 ‘시간 날 때’ 씁니다. 낮이 될 때도 있고, 밤늦게일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른 아침엔 어지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그분이 오시지 않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