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품없는 상 (우리문화그림책 19)
- 1705
• 지은이 : 김소연
• 그린이 : 이광익
• 가격 : 13,000원
• 책꼴/쪽수 :
278×223mm, 44쪽
• 펴낸날 : 2017-08-10
• ISBN : 9791160941036 77810
• 십진분류 : 역사 > 역사 (900)
• 태그 : #소반 #밥상 #전통
저자소개
지은이 : 김소연
서울 마포에서 태어나 지금껏 서울내기로 살고 있다. 도서관 서가에서 나는 오래된 책 냄새를 좋아하고 달콤한 군것질은 뭐든지 좋아하는 늦깎이 글쟁이다. 2007년 장편 『명혜』로 제11회 창비어린이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했다. 지금껏 낸 책으로는 『명혜』, 『꽃신』, 『나불나불 말주머니』가 있으며, 『선영이, 그리고 인철이의 경우』는 지은이의 첫 장편 생활동화이다. 결코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도 각별한 우리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 『선영이, 그리고 인철이의 경우』를 썼다.
그린이 : 이광익
한강이 흐르는 서울 변두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강가에서 헤엄을 치고, 뒷산에 올라 알밤을 주워 먹고, 딱정벌레도 잡고, 바위 밑 샘물도 얻어 마시며 풀숲에서 뛰놀았습니다. 우리 아리들에게 재미있는 숲 속 놀이터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주머니에 스케치북을 넣고 숲을 누비고 다닙니다.
『과학지와 놀자!』 『홍길동전』 『버리데기』 『쨍아』 『뚜벅뚜벅 우리 신』 『세탁소 아저씨의 꿈』 『우리 집에 온 길고양이 카니』 『은표주박 하나 주워서』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과학지와 놀자!』 『홍길동전』 『버리데기』 『쨍아』 『뚜벅뚜벅 우리 신』 『세탁소 아저씨의 꿈』 『우리 집에 온 길고양이 카니』 『은표주박 하나 주워서』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우리네 밥상 문화를 돌아보다
우리의 끼니 때 모습을 떠올리면 식탁에 앉아 밥 먹는 모습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간혹 명절 때나 잔치 때 손님이 많이 왔을 때 다 같이 둘러앉는 큰 상을 떠올릴 수도 있지요. 좌식용 상들도 대체적으로 다리가 접히는 상들입니다. 일본식 상들이지요.
한두 세대 전만 해도 밥 먹는 풍경은 많이 달랐습니다. 작은 소반 앞에서 혼자, 혹은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었지요. 할머니네 부엌에 몇 개씩 놓여 있던 소반은 그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지요. 이제는 생활 용품으로 쓸모는 잃고 장식장에 놓인 공예품 취급을 받기도 하지요. 한 세대 전만 해도, 집에 하나씩은 있던 소반. 그 소반을 돌아보며 잊고 있던 밥상 문화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볼품없는 상』입니다.
우리의 끼니 때 모습을 떠올리면 식탁에 앉아 밥 먹는 모습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간혹 명절 때나 잔치 때 손님이 많이 왔을 때 다 같이 둘러앉는 큰 상을 떠올릴 수도 있지요. 좌식용 상들도 대체적으로 다리가 접히는 상들입니다. 일본식 상들이지요.
한두 세대 전만 해도 밥 먹는 풍경은 많이 달랐습니다. 작은 소반 앞에서 혼자, 혹은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었지요. 할머니네 부엌에 몇 개씩 놓여 있던 소반은 그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지요. 이제는 생활 용품으로 쓸모는 잃고 장식장에 놓인 공예품 취급을 받기도 하지요. 한 세대 전만 해도, 집에 하나씩은 있던 소반. 그 소반을 돌아보며 잊고 있던 밥상 문화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볼품없는 상』입니다.
편집자 추천글
어떤 상이 더 좋은지 한번 배워 보거라
주인공 장이가 상 하나를 지고 산기슭을 내려옵니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표현된 산기슭을 내려오지요. 맑고 편안한 선들은 장이의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장이는 통나무 상을 지고 있습니다. 이 통나무 상은 실제로 강원도 지역에서 많이 만들었던 원반을 모델로 한 것이지요. 전문 수공업자가 아닌, 특별한 기술을 가지지 않은 농부들이 농한기 때 자귀와 같은 기본적인 도구만을 이용해 깎아서 만든 상입니다.
장이는 아버지와 깎은 통나무 상을 팔아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장터 소반전에서 매끈한 상들이 팔리는 것을 보고 통나무 상의 모양새가 볼품없다고 생각하지요. 또한 상을 전문으로 만드는 상방을 지나가다가, 제대로 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장이의 소반 짓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나무를 깎아 톱밥이 수북해지듯이, 수많은 날들이 흘러갔지요. 이야기는 아주 자세하게 상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펼쳐진 도구들과 여러 가지 모양의 상들은 실제 상방의 것들을 그대로 옮겨 놓아, 상 만드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전합니다. 드디어 장이가 솜씨를 발휘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장터를 떠돌아다니며 줄놀이를 펼치는 줄꾼 아이가 찾아와 아버지 생일상으로 쓸 상을 부탁한 것이지요. 장이는 산골에 계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솜씨를 한껏 발휘합니다. 가볍고 튼튼한 나무를 구해 칼로 무늬도 새기고 옻칠을 하여 멋들어진 호족반 하나를 만들어 냅니다. 소반 짓는 과정 가운데 특이한 점 하나는 파고 새길 때 긴 칼을 쓴다는 것입니다. 가윗날처럼 생긴 긴 칼이지요. 또한 상의 이음은 최대한 끼워 맞추고, 못을 써야 할 때도 쇠가 아닌 나무못을 사용하지요. 이러한 상 만들기의 과정을 이야기 안에서 어깨 너머 배우듯이 익힐 수 있습니다.
매초롬한 호족반을 보고 줄꾼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예쁘기는 하지만 여기저기 떠도는 생활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지요. 결국 줄꾼 아이는 투박하고 두툼한 통나무 상을 집어 듭니다. 이 일로 장이는 상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뜹니다. 여태 맵시 나는 상, 모양새 좋은 상을 만드는데 집중했다면 이제 상 자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요. 장이는 자신이 볼품없다고 여긴 통나무 상에서 만든 이의 마음을 봅니다. 보기에는 좀 투박할 수 있지만 또 그것만의 맛이 있고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정성스럽게 만든 상임을 떠올립니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과 배경이 똑같습니다. 장이는 자신이 만든 상 두 개를 지게에 지고 아버지가 계신 산골로 갑니다. 하나는 호족반이고, 하나는 혼자 만들어 본 통나무 상입니다. 장이의 상 만들기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왠지 산기슭의 나이테가 더 촘촘해지고 단단해진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단단해진 장이의 속마음을 보여 주는 게 아닐까요?
주인공 장이가 상 하나를 지고 산기슭을 내려옵니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표현된 산기슭을 내려오지요. 맑고 편안한 선들은 장이의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장이는 통나무 상을 지고 있습니다. 이 통나무 상은 실제로 강원도 지역에서 많이 만들었던 원반을 모델로 한 것이지요. 전문 수공업자가 아닌, 특별한 기술을 가지지 않은 농부들이 농한기 때 자귀와 같은 기본적인 도구만을 이용해 깎아서 만든 상입니다.
장이는 아버지와 깎은 통나무 상을 팔아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장터 소반전에서 매끈한 상들이 팔리는 것을 보고 통나무 상의 모양새가 볼품없다고 생각하지요. 또한 상을 전문으로 만드는 상방을 지나가다가, 제대로 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장이의 소반 짓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나무를 깎아 톱밥이 수북해지듯이, 수많은 날들이 흘러갔지요. 이야기는 아주 자세하게 상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펼쳐진 도구들과 여러 가지 모양의 상들은 실제 상방의 것들을 그대로 옮겨 놓아, 상 만드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전합니다. 드디어 장이가 솜씨를 발휘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장터를 떠돌아다니며 줄놀이를 펼치는 줄꾼 아이가 찾아와 아버지 생일상으로 쓸 상을 부탁한 것이지요. 장이는 산골에 계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솜씨를 한껏 발휘합니다. 가볍고 튼튼한 나무를 구해 칼로 무늬도 새기고 옻칠을 하여 멋들어진 호족반 하나를 만들어 냅니다. 소반 짓는 과정 가운데 특이한 점 하나는 파고 새길 때 긴 칼을 쓴다는 것입니다. 가윗날처럼 생긴 긴 칼이지요. 또한 상의 이음은 최대한 끼워 맞추고, 못을 써야 할 때도 쇠가 아닌 나무못을 사용하지요. 이러한 상 만들기의 과정을 이야기 안에서 어깨 너머 배우듯이 익힐 수 있습니다.
매초롬한 호족반을 보고 줄꾼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예쁘기는 하지만 여기저기 떠도는 생활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지요. 결국 줄꾼 아이는 투박하고 두툼한 통나무 상을 집어 듭니다. 이 일로 장이는 상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뜹니다. 여태 맵시 나는 상, 모양새 좋은 상을 만드는데 집중했다면 이제 상 자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요. 장이는 자신이 볼품없다고 여긴 통나무 상에서 만든 이의 마음을 봅니다. 보기에는 좀 투박할 수 있지만 또 그것만의 맛이 있고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정성스럽게 만든 상임을 떠올립니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과 배경이 똑같습니다. 장이는 자신이 만든 상 두 개를 지게에 지고 아버지가 계신 산골로 갑니다. 하나는 호족반이고, 하나는 혼자 만들어 본 통나무 상입니다. 장이의 상 만들기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왠지 산기슭의 나이테가 더 촘촘해지고 단단해진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단단해진 장이의 속마음을 보여 주는 게 아닐까요?
겉모습이 바뀌어도 이어져 오는 정신
『볼품없는 상』은 여러 가지 이야기로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고, 소반을 만들며 성장한 장이의 성장담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상 만들기를 고민하는 장인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 얽혀진 여러 이야기는 대상 뒤에 담긴 정성에 대한 이야기로 모아집니다. 물건의 모양새를 넘어 그 안에 담긴 것들을 돌아보고 집중하게 하지요.
산골 아버지가 만들었던 통나무 상에 담긴 마음, 장이가 상방에서 땀 흘려 익혀 배운 소반 짓기 기술, 아버지 생일상을 차려 주고 싶은 줄꾼 아이의 마음, 줄꾼 아이를 통해 상의 본질을 탐구하게 된 장이의 마음이 바로 그것이지요. 이제 소반은 일상에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겉모습이 식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는 정성스럽게 밥상을 대하는 풍습이 있고, 밥상을 받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습니다.
겉모습이 바뀌어도, 그 안에 담긴 것들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밥상과 마주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