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소콩 (사계절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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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김향이
그린이 : 최석운
책정보 및 내용요약
표지를 보면 이국적인 집을 배경으로 눈썹이 짙고 눈매가 또렷한 아이가 보입니다. 아이가 바로 캄소콩입니다. 이 그림책은 캄보디아의 작은 마을에서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와 형과 함께 살아가는 캄소콩의 이야기입니다. 아픔을 가진 이웃, 변방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온 김향이 작가는 이번에는 캄보디아 소년을 통해,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작가는 어린 독자들의 가슴에 희망을 불씨를 지피고 싶다고 합니다. 힘겨운 삶을 굳건하게 받아들이는 캄소콩 형제 이야기는 우리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킵니다.
편집자 추천글
캄보디아의 소년, 캄소콩이 전하는 희망
표지를 보면 이국적인 집을 배경으로 눈썹이 짙고 눈매가 또렷한 아이가 보입니다. 아이가 바로 캄소콩입니다. 이 그림책은 캄보디아의 작은 마을에서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와 형과 함께 살아가는 캄소콩의 이야기입니다. 아픔을 가진 이웃, 변방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온 김향이 작가는 이번에는 캄보디아 소년을 통해,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작가는 어린 독자들의 가슴에 희망을 불씨를 지피고 싶다고 합니다. 힘겨운 삶을 굳건하게 받아들이는 캄소콩 형제 이야기는 우리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킵니다.
상처와 가난을 이겨 낸 단단한 삶
이야기의 씨앗은 김향이 작가가 해외 봉사 활동을 하던 때에 이미 싹틔워졌습니다.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간 캄보디아 봉사 활동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인 캄소콩 형제를 만나게 됩니다. 작가는 형제에게 받은 자신의 인상을 이야기에 덧씌우지 않고, 철저하게 캄소콩의 눈과 입으로, 담담하게 상황을 이야기하지요.
캄소콩의 아버지는 1970년대 말, 학살을 자행한 공산 정권 크메르 루즈 때문에 가족을 잃었습니다.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이 학살로 백 만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캄소콩의 아버지도 끔찍한 학살의 기억으로 고통받으며, 술로 세월을 보내다 죽고 맙니다. 상처가 아물 틈도 없이 남은 가족에게는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닥치지요. 엄마는 떡 장사를 시작하고 어린 캄소콩도 마을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용돈을 버는데 형 캄호잇은 왠지 마음을 잡지 못합니다. 주변에서는 공부를 해 보라고 하지만 캄호잇은 당장 먹고 살기 어려운 형편에 선뜻 공부할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때로는 아이가 가장 단순한 눈으로 진실을 꿰뚫어봅니다. 캄소콩은 형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힘들지라도 어려움을 참고 공부를 하는 것임을 알아차립니다. 하지만 형은 게으름뱅이 소처럼 뜨뜻미지근하지요.
마침내 캄호잇이 공부하기로 마음먹지만 학교를 다닌다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가려면 고물자전거로 8시간이나 달려가야 합니다. 포장되지 않은 뻘건 흙길에 남루한 차림으로 고물자전거를 타고 가는 캄호잇. 그림을 통해, 우리는 상황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됩니다. 멀리 야자나무가 보입니다. 너른 들판 사이로 훅 더운 공기가 덮쳐 오는 것 같지요. 햇볕으로 뻘겋게 달궈진 흙길은 얼마나 더울까요? 왠지 길에서는 뽀얀 먼지가 일 것 같습니다. 보통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싶습니다.
형이 이렇게 고군분투하며 공부에 자신감을 붙여 가는 동안, 캄소콩도 자기만의 어려움을 꿋꿋이 짊어집니다. 이웃집 농사일을 거들며 용돈을 벌고, 넉넉하지 않은 먹거리 때문에 배를 곯기도 합니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니 쉽게 아프다는 말도 못하지요. 캄소콩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그런 모든 일을 홀로 견뎌야 하는 외로움일 것입니다. 텅 빈 집에서 혼자 울다 지친 캄소콩의 웅크린 모습이 마음 한편을 서늘하게 하지요.
다행히 캄소콩네에 작은 행복이 찾아올 모양입니다. 캄호잇이 취직하게 되었으니까요. 하이파이브를 하는 형제의 손 너머,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순간, 독자들도 어느 새 따뜻한 희망을 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희망이 희망을 불러 온다
우리의 상황과 캄소콩의 상황을 일대일로 비교하지는 못하겠지요. 한국 사회에서 가난의 이유와 양상은 복잡하고, 명쾌한 해결점도 찾기 어렵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성장한 경제 상황 뒤에 오히려 정신적 박탈감과 불평등이 더 큰 문제로 여겨집니다. 때로는 희망이 단순한 철부지들의 낙관으로, 현실을 모르는 낭만으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경험이 많은 작가는 이렇게 ‘희망’이 평가 절하된 사회에서, 더욱더 필요한 것은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해 보지도 않고 현실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지 않은지, 어떤 고난도 이겨내겠다는 단단한 마음, 혹시 그것을 잃고 있지 않은지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아이들의 미래는 녹녹하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어떤 일이 있어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작가의 당부, 할 수 있을 거라는 따뜻한 격려가 그림책 『캄소콩』 속에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