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 (Dear 그림책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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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피터 브라운
옮긴이 : 서애경
그린이 : 피터 브라운
책정보 및 내용요약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주목할 만한 어린이책
2005년 첫 그림책을 출간한 뒤, 지난 10여 년 간 미국의 대표적인 그림책 상을 두루 수상하며 영미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피터 브라운. 그가 새로운 그림책으로 돌아왔습니다. 작품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여 온 만큼, 이번 책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역시 드로잉과 패턴을 균형 있게 조합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인상적입니다. 피터 브라운은 평균 해마다 한 권씩 신작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출간한 책 대부분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고, 칼데콧 아너 상, 보스턴글로브 혼 북 상, 칠드런스초이스어워드 선정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 둥을 연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이 지닌 매력은 독특한 발상과 섬세한 연출, 특유의 유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전작 『오싹오싹 당근』은 고전 스릴러 영화들을 절묘하게 패러디해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완벽한 그림과 발전을 거듭하는 재능’이라는 찬사와 함께 2013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했지요. 한편 2014 보스턴글로브 혼 북 상의 영예를 안은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는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자, 존재의 자유로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피터 브라운은 인간이 아닌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주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편집자 추천글
세상의 모든 호랑이 씨들에게 바치는 유쾌한 그림책
첫 장면, 뚱한 표정의 호랑이가 눈에 띕니다. 실크해트에 나비넥타이, 테일러드 코트까지. 말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이 완벽한 신사입니다. ‘호랑이’보다는 ‘호랑이 씨’가 어울리겠군요. 정장을 갖춰 입은 것은 호랑이 씨 주변의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말쑥한 차림을 하고 두 발로 걸어 다닙니다. 한껏 점잖 빼는 표정을 하고요. 아무래도 이 동물들 사이에서는 예의와 체면, 품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모두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도시 한가운데에서, 호랑이 씨는 왜 그렇게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요?
호랑이 씨는 틀에 갇힌 도시에서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뭔가 좀 재미있게, 삐딱하게, 마음대로 살고 싶었지요. 어느 날 호랑이 씨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로 네 발로 걷기! 들짐승처럼 구는 것을 수치라 여기는 친구들은 손가락질하지만, 호랑이 씨는 개의치 않습니다. 아무데서나 펄쩍 펄쩍 뛰어다니고 ‘어흥!’ 포효하더니 급기야 옷까지 전부 벗어 버리고는 야생의 숲으로 떠납니다. 하지만 호랑이 씨는 혼자였고, 곧 집과 친구들이 그리워집니다. 결국 친구들 곁으로 돌아오지요. 그런데 도시의 분위기가 전과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정장 대신 편한 옷을 입은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네 발로 걷는 모습들도 눈에 띕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호랑이 씨가 떠나 있는 동안 무언가 바뀌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그 변화의 씨앗은 바로 호랑이 씨였지요!
호랑이 씨 덕분에 모두 자유로워지다
만약 호랑이 씨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야생으로 떠난 호랑이 씨의 모험담에서 끝났을 것입니다. 본성대로 자연스럽게 사는 것은 이 책이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호랑이 씨는 자신뿐 아니라 친구들의 삶까지 변화시키고, 비로소 자기도 ‘함께’ 자유로워집니다.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의 진짜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으로부터 시작된 변화가 사회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과도 닿아 있지요. 그래서 호랑이 씨와 친구들이 함께 숲속을 달리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에게 가슴이 트이는 해방감과 더불어 즐거운 기대를 품게 만듭니다.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는 글 양이 많지 않은 그림책입니다. 한 장면에 한두 문장 정도로 금세 읽어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시리즈로 출간하는 이유는 주제가 지닌 무게와 깊이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만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한 어린이들에게 호랑이 씨는 멋진 안내자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은 어린 독자들이 훗날 호랑이 씨처럼 스스로 자유로운 삶을 꾸려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숲에 도착한 호랑이 씨)
피터 브라운은 책마다 다양한 그림 스타일을 선보이는 작가입니다. 이 책은 잉크와 수채물감, 색연필, 구아슈로 그린 뒤 컴퓨터로 마무리했습니다.
(첫 장면)
찬찬히 살펴보면 곳곳에 숨겨진 의미와 요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야기 초반, 호랑이 씨는 ‘유일하게 눈을 뜨고 있는 존재’입니다. 나머지 동물들은 다 눈을 감고 있지요.
(최초 사족보행 vs 달라진 도시)
호랑이 씨가 처음 네 발로 걷는 장면에서는 호랑이 씨를 뺀 모든 동물들, 심지어 건물까지 ‘수직’으로 서 있습니다. 한편 호랑이 씨는 땅과 ‘수평’을 유지하며 걸어갑니다. 이러한 대비는 호랑이 씨의 유별난 행동을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 장면은 후반부의 달라진 도시와도 완벽한 대비를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