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행복의 조건을 묻다 (주니어클래식 8)
- 1796
2010년 1월 청소년권장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유원기
책정보 및 내용요약
목차
I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적 배경
1 스승의 사상을 발판으로 삼아
2 본성이라는 개념
II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 이론
3 행복을 만드는 조건
4 바람직한 가정 관리의 방법
5 바람직한 국가의 형태는?
6 국민과 국가의 관계
7 혁명이 일어나는 이유와 예방법
8 가장 좋은 국가는 교육으로 이룬다
에필로그 - 행복을 찾아서
편집자 추천글
▶ ‘현실주의자’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의 이상국가를 현실에서 찾다!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국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그 답을 찾는 여정을 펼친다. 그 길은 일찍이 그의 스승 플라톤이 『국가』에서 이상국가를 논의하면서 걸어왔던 길이다. 사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플라톤과 대화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견해는 플라톤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이다.
플라톤이 이상주의자라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주의자이다. 이를테면, 플라톤은 상상력을 동원해 ‘철학자 왕’이 통치하는 이상국가를 제시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에 있는 다양한 정치 체제들을 경험적으로 분석해 거기서 최선의 정치 체제를 찾아낸다. 또 그는 세상에 다양한 국민과 국가가 있기 때문에 어떤 통치 방식이 가장 좋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국가를 이끄는 ‘하나의 완전한 이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인정하고 다양한 정치 체제들의 장단점에 대해 분석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 체제를 통치자의 수와 통치의 목적에 따라 군주제, 귀족제, 폴리테이아제(혼합 정체), 참주제, 과두제, 민중제로 구분한다. 그렇지만 통치자의 수에 관계없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체제가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 즉 그에게 바람직한 정치의 핵심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 바람직한 국가는 ‘공공의 이익’ 추구,
바람직한 소유 방식은 ‘사적 소유의 공동 사용’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소유 방식의 문제에서 그렇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소유 방식을 검토하고 공동 소유가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더 나아가 공동 소유의 여러 방식을 검토한다. 그리고 ‘사적 소유의 공동 사용’이라는 더 현실적인 안을 제시한다. 즉 개인의 재산 소유는 인정하되 소비는 공동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안은 엄격한 공동 소유를 주장하는 플라톤의 이상적인 견해를 현실에 맞게 완화하면서 동시에 사적 소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즉 ‘나태함을 낳는 공동 소유의 문제’와 ‘불평등을 낳는 사적 소유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렇듯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 플라톤이 『국가』에서 펼친 논의의 취지를 이어받아 바람직한 국가의 상을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진전시킨다.
▶ 오늘날 사회 통합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살찌울 아이디어 풍부해
『정치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하는 여러 견해 중에는 오늘날에 보아도 놀라운 탁견이 많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람직한 정치 체제에 대해 논한 뒤 혁명이 발생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그것을 막을 방법을 제시한다. 이 때 그는 혁명의 보편적인 원인으로 ‘재산의 불평등’과 ‘명예의 불평등’을 거론한다. 재산의 불평등이 혁명을 낳는다는 분석은 마르크스의 분석을, 명예의 불평등이 사회 불안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은 막스 베버의 분석을 선취하는 것이다.
혁명을 막을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들은 더욱 구체적이다. 놀라운 것은 그가 제시하는 방법이 오늘날 민주 사회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제도로 매우 유용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가 제시하는 덕목과 제도는 법 존중, 소외 계층 껴안기, 정치적 반대 세력 아우르기, 공직자 임기 제한, 공직자 재산 공개와 재산 증식 방지, 전제 통치의 가능성 제도적 차단 등이다. 이는 오늘날 사회 통합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살찌우기 위한 원천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바람직한 정치 체제의 하나로 제시하는 폴리테이아제(혼합 정체)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폴리테이아제는 민주주의의 장점과 귀족제의 장점을 혼합하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자유와 부를 결합하는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부유한 계급과 가난한 계급을 통합하는 것이다.
나아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사회 통합을 위해 그날그날의 생존에 쫓기지 않고 충분히 숙고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중간 계층이 많아야 하고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하는 폴리테이아제는 마치 오늘날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듯하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최초의 경제학’ 서적이기도 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현실 정치의 문제를 분석함으로써 서구 정치학의 초석을 놓았다. 그리고 근대 정치 사상가인 마키아벨리, 몽테스키외, 홉스, 로크 등에게 영향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정치학』은 마르크스 같은 이에게도 영향을 준 ‘최초의 경제학’ 서적이기도 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정 관리의 방법, 즉 부를 축적하는 방법을 다룰 때 ‘최초의 경제학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물교환부터 화폐의 탄생, 상업의 성립, 독점의 발생까지 설명한다. 그의 설명 가운데 생산된 물건이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지닌다는 분석은 마르크스의 경제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 외에도 평등해져야 할 것은 재산이 아니라, 인간의 욕심이 먼저라는 주장도 주목할 만하다. 결국 『정치학』은 바람직한 사회를 꿈꾸는 이들만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학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 하는 이도 꼭 봐야 할 고전이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제대로 읽기
그간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도 쉬운 해설서들이 여러 권 출간되었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해 고전을 쉽게 해설하려는 의도가 지나쳐서인지 기존의 책들은 아쉽게도 내용의 왜곡이 꽤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전공자인 유원기(계명대 철학과) 교수가 고전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해설했다. 독자들은 비로소 왜곡되지 않은 입문서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행복한 국가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사적 소유가 좋을까, 공동 소유가 좋을까? 어떤 정치 체제가 가장 바람직할까? 혁명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혁명을 방지할 방법은 무엇인가? 국가와 국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바람직한 국가를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아리스토텔레스가 제기한 물음은 아직도 우리에게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제대로 읽으면서 우리 시대를 행복하게 만들 답변을 준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