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필지 - 고문서 이해의 첫걸음
- 1964
• 옮긴이 : 전경목 외
• 가격 : 35,000원
• 책꼴/쪽수 :
223*152mm, 405쪽
• 펴낸날 : 2006-07-14
• ISBN : 9788958281757
• 십진분류 : 역사 > 아시아 (910)
• 태그 : #역사 #한국사 #조선 #조선후기 #고전 #고문서
저자소개
옮긴이 : 전경목 외
전경목
고문헌관리학전공 교수이자 고문서연구실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부임하기 전, 전북대학교 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면서
전라도 지방의 고문서를 20여 년 간 발로 뛰면서 수집 조사했다.
어떠한 고문서도 자유자재로 해독할 수 있는 국내 5걸 안에 드는 전문가이다.
고문서를 이용한 조선 시대 사회사 및 생활사를 연구하고 있다.
김동석
한학을 20년 동안 배우고, 또 고문서를 배우고자 53세에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입학한
전설의 인물이다. 입학하기 전 민족문화추진회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며 고전국역총서
번역 사업에 참여하였고, 조선시대의 백과사전인 오주연문장전산고를 교감하였으며,
한문 사전 편찬에도 참여하였다. 고전 전거에 워낙 밝아서 걸어다니는 사전으로 통하지만,
젊은 학생들과 다름없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만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심영환
고문서연구실 전임연구원.
지곡서당, 국사편찬위원회 초서 과정 등 전설적인 한문교육기관을 거쳤으며,
12년간 초서에 매진했다. 고문서 초서 전문가로 역사정보통합시스템에 수록된
고문서 석문에 참여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수행하는 승정원일기 석문 교감 검수를
담당하고 있다. 평생 초서를 연구해서 초서학의 기초를 수립할 꿈을 안고 있다.
김건우
장서각연구실 전문원. 고문서 서지학 전문가.
민족문화추진회 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국역,
역사정보통합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참여했다.
옛사람 59인의 공부 산책 등 했으며 베스트셀러를 집필하기도 했다.
탁월한 한문 실력으로 학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신진 학자이다.
전영근
고려대장경 이체자 연구팀에서 대장경을 연구했으며,
대장경에 사용된 이체자 사전 편찬의 주역이다.
특히 문자학에 밝으며, 고문서에 사용된 이두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고문헌관리학전공 교수이자 고문서연구실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부임하기 전, 전북대학교 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면서
전라도 지방의 고문서를 20여 년 간 발로 뛰면서 수집 조사했다.
어떠한 고문서도 자유자재로 해독할 수 있는 국내 5걸 안에 드는 전문가이다.
고문서를 이용한 조선 시대 사회사 및 생활사를 연구하고 있다.
김동석
한학을 20년 동안 배우고, 또 고문서를 배우고자 53세에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입학한
전설의 인물이다. 입학하기 전 민족문화추진회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며 고전국역총서
번역 사업에 참여하였고, 조선시대의 백과사전인 오주연문장전산고를 교감하였으며,
한문 사전 편찬에도 참여하였다. 고전 전거에 워낙 밝아서 걸어다니는 사전으로 통하지만,
젊은 학생들과 다름없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만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심영환
고문서연구실 전임연구원.
지곡서당, 국사편찬위원회 초서 과정 등 전설적인 한문교육기관을 거쳤으며,
12년간 초서에 매진했다. 고문서 초서 전문가로 역사정보통합시스템에 수록된
고문서 석문에 참여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수행하는 승정원일기 석문 교감 검수를
담당하고 있다. 평생 초서를 연구해서 초서학의 기초를 수립할 꿈을 안고 있다.
김건우
장서각연구실 전문원. 고문서 서지학 전문가.
민족문화추진회 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국역,
역사정보통합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참여했다.
옛사람 59인의 공부 산책 등 했으며 베스트셀러를 집필하기도 했다.
탁월한 한문 실력으로 학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신진 학자이다.
전영근
고려대장경 이체자 연구팀에서 대장경을 연구했으며,
대장경에 사용된 이체자 사전 편찬의 주역이다.
특히 문자학에 밝으며, 고문서에 사용된 이두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 고문서 : 사진보다 생생한 조선의 생활 자료
왕조실록이나 문집 등 조선 시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들은 매우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들에는 편집 과정에서 작자의 의도나 정황에 따른 내용의 가감이 없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고문서는, 휴가 신청서의 사례에서 보듯이, 가감 없이 실제 현장을 그대로 담아낸 생생한 생활 자료라는 데 그 의의가 크다. 재산은 어떻게 나누었는지, 무슨 일로 이웃끼리 싸웠는지 등 생생한 삶의 현장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백만 점 정도의 고문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중에서 정리된 고문서는 5%도 되지 않는다.
>> 고문서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 유서필지
스냅 사진처럼 생생한 정보를 담고 있는 고문서들은, 그러나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고문서에 사용되는 특유의 문투와 이두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한문을 웬만큼 한 사람들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꼭꼭 잠겨있는 비밀의 정원과도 같은 고문서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이드북이 바로 유서필지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유서필지에는 당시 서리들이 참조해야 할 문서 작성의 지침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는 문서작성 지침서로 출판되었던 이 책이 이제는 거꾸로 고문서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왕조실록이나 문집 등 조선 시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들은 매우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들에는 편집 과정에서 작자의 의도나 정황에 따른 내용의 가감이 없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고문서는, 휴가 신청서의 사례에서 보듯이, 가감 없이 실제 현장을 그대로 담아낸 생생한 생활 자료라는 데 그 의의가 크다. 재산은 어떻게 나누었는지, 무슨 일로 이웃끼리 싸웠는지 등 생생한 삶의 현장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백만 점 정도의 고문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중에서 정리된 고문서는 5%도 되지 않는다.
>> 고문서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 유서필지
스냅 사진처럼 생생한 정보를 담고 있는 고문서들은, 그러나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고문서에 사용되는 특유의 문투와 이두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한문을 웬만큼 한 사람들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꼭꼭 잠겨있는 비밀의 정원과도 같은 고문서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이드북이 바로 유서필지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유서필지에는 당시 서리들이 참조해야 할 문서 작성의 지침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는 문서작성 지침서로 출판되었던 이 책이 이제는 거꾸로 고문서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편집자 추천글
1. 주요 내용
- 소의 다리가 부러졌을 때 : 서식만으로도 재미있는 고문서의 세계 오늘날의 민원실과 조선 시대의 관아는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까? 소송이나 분쟁 등과 관련된 서식은 국가기관에 의뢰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오늘날과 비슷하다. 그러나 소의 다리가 부러졌을 때 관아에 제출하는 문서 서식이 있는데, 이는 현대인들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더욱이 이러한 일들이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문서 서식집에 실릴 정도로 흔히 일어나는 일이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 집안과 마을의 명예를 위한 신청서들 유서필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문서 양식은 집안이나 마을의 명예와 관련된 것이다. 말하자면 집안의 사람을 효자나 열녀, 혹은 충신으로 공식 인정해 달라는 청원서이다. 이들은 집안 사람들이 청원하는 경우와 마을 사람들이 청원하는 경우로 서식을 달리해서 구분해 두었다.
- 소송 관련 문서의 서식들 사람이 사는 곳에 분쟁이 없을 수 없다. 토지 분쟁에서 폭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쟁 사례들이 서식집에 실려 있다. 상식과 달리 조선 시대에도 판결에 불복하면 항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문서만 보고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그려오게 하고, 그것을 들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사실 확인을 한 다음에 판결을 내렸다. 참고로 이와 관련된 문서 양식을 보면 현대에도 사용되고 있는 ‘다짐한다’는 말은 판결을 인정하고 맹세한다는 용어였음을 알 수 있다.
- 생활 관련 민원 서식들 앞에서 보았던 휴가 신청서처럼 일상 생활과 관련된 문서의 서식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 부분이 특히 흥미로운데, 나이가 많아서 아들이 대신 노역을 하게 해 달라는 청원서, 전답문서가 불탄 후 재발급을 요구하는 청원서, 싸우다가 맞았을 때 상대방을 벌해 달라는 청원서 등 다양한 생활 관련 문서들이 그것이다. 물론 심각한 내용이지만, 조선 시대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흥미를 더한다.
- 이두를 통해서 본 공무원의 전통 : 신라에서 조선까지 유서필지에 실린 문서 양식들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지만, --하옵니다 등은 이두를 사용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한글이 있었지만 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이두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된 이두는 신라 시대에 사용된 이두와 같다. 즉 신라 시대에 공무원들이 사용하던 이두의 전통이 조선 후기까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이두가 물론 국어학 연구에서 소중한 자료지만, 한편 천년을 이어온 공무원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물론 근대 이후 이러한 전통은 단절되고 일본식으로 대체된다.
2. 재미있는 대목들
- 청탁 편지 인사 청탁은 중대한 범죄로 간주되는 현대에 보기에 조선 시대의 청탁 편지가 서식집에 실려 있는 것은 매우 의외의 일이다. 이로 보아 인사 청탁이 당대에는 공공연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인사 청탁에 대해서, 애써볼 테니 기다려보라는 점잖은 거절 편지 또한 그 서식이 유서필지에 실려 있다. “... 내가 너의 일에 대해 비록 자세하게 말한 적은 없었으나, 어찌 소홀히 하였겠느냐....”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라 서식집에 실린 상투적인 문구에 불과하다. (272쪽 참조)
- 땅을 팔았는데 물러주지 않을 때 만약에 돈이 없어 땅을 팔았는데, 그 다음에 돈이 생겼다면 어떻게 할까? 현대의 상식으로는 당연히 다른 땅을 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는 그것을 되팔라고 요구할 수 있었고, 그것을 거절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임시로 판 전답을 돌려주지 않을 때 올리는 소지>는 바로 그러한 경우를 대비한 서식이었다.
- 우황청심환이 필요하옵니다. 조선 후기에는 소를 잡는 것을 국법으로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우황을 쓸 수 없었다. 어버이의 중풍에 우황을 써야 낳는다는 처방을 받았다면, 일단 관아에 소지를 제출해야 한다. 결재는 다음과 같이 한다. “소를 잡아 가죽을 벗길 때 아전들은 침탈하지 말 것.”
3. 전통과 현대의 결합 : 편집상의 특징
- 목판 인쇄의 서체를 그대로 사용 현대의 출판물은 컴퓨터 활자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 번역본에서는 한자의 경우 목판본의 서체를 그대로 살렸다. 컴퓨터 활자에 비해 한자의 가독성이 높고, 글씨의 크기 변화에 상관 없이 글자의 간격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 컴퓨터 활자에 비해 우월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목판본은 1872년 전주의 완서에서 간행된 판본을 사용하였다. 완서는 19세기 말 전주에 있던 방각본 출판사(대중출판사)로서, 서체와 그 판각은 당시 대중출판의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번역본은 약 150여 년 전의 출판사와 현대 출판사의 합작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 사계절출판사의 화려한(?) 고전국역서 제2탄 고전번역은 그 중요성에 비해서 번역 및 편집, 시장성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반 상업 출판사에서는 최근 적극 회피하는 분야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고전번역서는 정부 지원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출판사 역량의 참여는 극히 미미한 현실이다. 이러한 점들을 다소나마 극복하기 위해서 사계절출판사에서는 동방견문록을 필두로, 라시드 앗 딘의 집사 등 세계사의 고전과, 신주무원록 등 한국사의 주요 전적 번역서를 출간해 왔다. 특히 신주무원록의 경우 별색 및 한글, 한자 대역본이라는 파격적인 편집 체계를 갖춘 화려한 책으로 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유서필지는 목각체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전번역서의 전범을 창출하고자 노력했다.
- 소의 다리가 부러졌을 때 : 서식만으로도 재미있는 고문서의 세계 오늘날의 민원실과 조선 시대의 관아는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까? 소송이나 분쟁 등과 관련된 서식은 국가기관에 의뢰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오늘날과 비슷하다. 그러나 소의 다리가 부러졌을 때 관아에 제출하는 문서 서식이 있는데, 이는 현대인들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더욱이 이러한 일들이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문서 서식집에 실릴 정도로 흔히 일어나는 일이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 집안과 마을의 명예를 위한 신청서들 유서필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문서 양식은 집안이나 마을의 명예와 관련된 것이다. 말하자면 집안의 사람을 효자나 열녀, 혹은 충신으로 공식 인정해 달라는 청원서이다. 이들은 집안 사람들이 청원하는 경우와 마을 사람들이 청원하는 경우로 서식을 달리해서 구분해 두었다.
- 소송 관련 문서의 서식들 사람이 사는 곳에 분쟁이 없을 수 없다. 토지 분쟁에서 폭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쟁 사례들이 서식집에 실려 있다. 상식과 달리 조선 시대에도 판결에 불복하면 항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문서만 보고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그려오게 하고, 그것을 들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사실 확인을 한 다음에 판결을 내렸다. 참고로 이와 관련된 문서 양식을 보면 현대에도 사용되고 있는 ‘다짐한다’는 말은 판결을 인정하고 맹세한다는 용어였음을 알 수 있다.
- 생활 관련 민원 서식들 앞에서 보았던 휴가 신청서처럼 일상 생활과 관련된 문서의 서식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 부분이 특히 흥미로운데, 나이가 많아서 아들이 대신 노역을 하게 해 달라는 청원서, 전답문서가 불탄 후 재발급을 요구하는 청원서, 싸우다가 맞았을 때 상대방을 벌해 달라는 청원서 등 다양한 생활 관련 문서들이 그것이다. 물론 심각한 내용이지만, 조선 시대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흥미를 더한다.
- 이두를 통해서 본 공무원의 전통 : 신라에서 조선까지 유서필지에 실린 문서 양식들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지만, --하옵니다 등은 이두를 사용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한글이 있었지만 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이두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된 이두는 신라 시대에 사용된 이두와 같다. 즉 신라 시대에 공무원들이 사용하던 이두의 전통이 조선 후기까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이두가 물론 국어학 연구에서 소중한 자료지만, 한편 천년을 이어온 공무원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물론 근대 이후 이러한 전통은 단절되고 일본식으로 대체된다.
2. 재미있는 대목들
- 청탁 편지 인사 청탁은 중대한 범죄로 간주되는 현대에 보기에 조선 시대의 청탁 편지가 서식집에 실려 있는 것은 매우 의외의 일이다. 이로 보아 인사 청탁이 당대에는 공공연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인사 청탁에 대해서, 애써볼 테니 기다려보라는 점잖은 거절 편지 또한 그 서식이 유서필지에 실려 있다. “... 내가 너의 일에 대해 비록 자세하게 말한 적은 없었으나, 어찌 소홀히 하였겠느냐....”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라 서식집에 실린 상투적인 문구에 불과하다. (272쪽 참조)
- 땅을 팔았는데 물러주지 않을 때 만약에 돈이 없어 땅을 팔았는데, 그 다음에 돈이 생겼다면 어떻게 할까? 현대의 상식으로는 당연히 다른 땅을 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는 그것을 되팔라고 요구할 수 있었고, 그것을 거절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임시로 판 전답을 돌려주지 않을 때 올리는 소지>는 바로 그러한 경우를 대비한 서식이었다.
- 우황청심환이 필요하옵니다. 조선 후기에는 소를 잡는 것을 국법으로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우황을 쓸 수 없었다. 어버이의 중풍에 우황을 써야 낳는다는 처방을 받았다면, 일단 관아에 소지를 제출해야 한다. 결재는 다음과 같이 한다. “소를 잡아 가죽을 벗길 때 아전들은 침탈하지 말 것.”
3. 전통과 현대의 결합 : 편집상의 특징
- 목판 인쇄의 서체를 그대로 사용 현대의 출판물은 컴퓨터 활자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 번역본에서는 한자의 경우 목판본의 서체를 그대로 살렸다. 컴퓨터 활자에 비해 한자의 가독성이 높고, 글씨의 크기 변화에 상관 없이 글자의 간격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 컴퓨터 활자에 비해 우월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목판본은 1872년 전주의 완서에서 간행된 판본을 사용하였다. 완서는 19세기 말 전주에 있던 방각본 출판사(대중출판사)로서, 서체와 그 판각은 당시 대중출판의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번역본은 약 150여 년 전의 출판사와 현대 출판사의 합작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 사계절출판사의 화려한(?) 고전국역서 제2탄 고전번역은 그 중요성에 비해서 번역 및 편집, 시장성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반 상업 출판사에서는 최근 적극 회피하는 분야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고전번역서는 정부 지원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출판사 역량의 참여는 극히 미미한 현실이다. 이러한 점들을 다소나마 극복하기 위해서 사계절출판사에서는 동방견문록을 필두로, 라시드 앗 딘의 집사 등 세계사의 고전과, 신주무원록 등 한국사의 주요 전적 번역서를 출간해 왔다. 특히 신주무원록의 경우 별색 및 한글, 한자 대역본이라는 파격적인 편집 체계를 갖춘 화려한 책으로 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유서필지는 목각체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전번역서의 전범을 창출하고자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