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개 삽사리 (우리 문화 그림책 3)
- 1818
• 지은이 : 이가을
• 그린이 : 곽영권
• 가격 : 11,500원
• 책꼴/쪽수 :
252*233mm, 42쪽
• 펴낸날 : 2005-09-26
• ISBN : 9788958281191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태그 : #초등 #유아 #그림책 #우리문화 #삽살개
저자소개
지은이 : 이가을
1941년 대전에서 태어났습니다. 1982년 `크리스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여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5년 대산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1996년에는 제1회 불교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동안 쓴 책으로 <집 보는 아이>, <솔숲 마을 사람들>, <떠돌이 시인의 나라>, <빛을 가진 아이들>, <가끔씩 비 오는 날>, <큰 스승 소득이>, <솔매산 노래마을>, <한 달 전 동물병원>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곽영권
1955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1989년에 시사 그림책 <80년대 이야기>, 1992년에 다큐멘터리 그림책 <꽃동네 이야기>를 발표했으며, 지금은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열 너머 감감나라>, <사물놀이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사자의 눈앞이 어질어질하더니 멀리 무언가 보였습니다.
스님이었습니다. 아니, 사슴이었습니다. 아니, 사자였습니다.
사자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그러고 다시 보니 그것은 바윗덩어리였습니다.
순간, 사자의 머릿속에 밝은 빛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래, 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중요치 않아.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사자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스님이었습니다. 아니, 사슴이었습니다. 아니, 사자였습니다.
사자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그러고 다시 보니 그것은 바윗덩어리였습니다.
순간, 사자의 머릿속에 밝은 빛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래, 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중요치 않아.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사자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편집자 추천글
1. 삽사리 - 깨달음을 얻고 개가 된 사자 이야기
‘삽사리’는 긴 털이 큰 머리를 온통 뒤덮은 생김새 때문에 ‘사자개’라고도 불리는 우리나라의 명견으로, 티벳 지역의 마스티프 견종과 유전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1400여 년 전 신라의 왕가에서 이 개를 길렀다고 하고, 또한 신라 왕가 출신의 승려인 교각스님이 이 개를 데리고 중국으로 건너가, 불법을 펴 중생을 구제하고 다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사자개 삽사리>는 이러한 사실과 기록에 문학적 상상력을 보태어 지어낸 삽사리의 내력 이야기로, 다음과 같은 줄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먼 옛날, 인도 북부의 초원에 살던 젊은 수사자 한 마리가 사냥을 하다가, 자신의 이빨에 물린 채 죽어가는 어린 사슴의 처연한 눈망울을 마주한 뒤, 생존을 위해 다른 생명을 죽여야 하는 운명을 깨닫고 깊은 고뇌에 빠집니다. 며칠간 식음을 전폐하다 지쳐 쓰러진 사자는 신라에서 온 스님을 만나 밥을 얻어먹고 목숨을 건집니다.
고기 대신 밥을 먹음으로써 살생의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님을 따라나선 사자는 그러나, 자신을 따라오려면 개가 되어야 한다는 스님의 말에 커다란 갈등을 겪습니다. ‘동물의 왕’인 사자에게 한낱 개가 되라는 말은 차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지요. 또 한 번 며칠을 고뇌한 끝에 지친 사자는 헛것을 보게 됩니다.
스님이었다가, 사슴이었다가, 사자인 것도 같았던 그것은, 실은 하나의 바윗덩어리였습니다. 순간 사자는 깨닫습니다. ‘그래, 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중요치 않아.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그리하여 사자는 스님을 따라 신라로 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자의 사나운 형상이 차츰 충직한 개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니, 그 사자가 변하여 된 개가 삽사리입니다.
<사자개 삽사리>는 이처럼 삽사리의 내력 이야기에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 독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사자이기에 다른 동물을 잡아먹을 수밖에 없는 본능과, 그 본능이 남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이성의 갈등, ‘사자인 내가 어찌 개가 되랴’ 하는 자의식과 ‘개가 될지언정 뜻한 바를 살리라’하는 의식의 변혁과 같은 주제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이 같은 성찰은 오늘 우리의 삶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 큽니다. 특히나 ‘어떻게 사는가’ 하는 문제보다는 ‘무엇이 되는가’ 하는 문제에 더 집착하는 오늘의 교육 현실에 대해 아픈 지적이 될 수 있겠지요. 스님과 사자개의 이동 경로인 실크로드를 직접 답사하고 그린 묵직한 그림이 그러한 사유에 깊이를 더해 줍니다.
2.‘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에 대하여
사계절출판사의 ‘우리 문화 그림책’ 시리즈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들이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일은 자기 존재의 정체성과 가치를 확인하는 일일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토대를 갖추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문화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흔히 “예전에는 이러이러했는데 참 좋았지” 식의 회고나 “요즘 사람들은 도통 우리 걸 몰라” 식의 개탄, “우리 것은 중한 것이니 되살려내야 해.” 식의 구호를 앞세우곤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 문화를 다루는 어린이책에도 반영되어 책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 예술성보다는 우리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힘주어 말하는 정보가 앞서는 책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래가지고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게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 문화를 생기 없는 박제나 고리타분한 학습 대상으로 여기게 할 우려가 큽니다. 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읽을 것을 강요하는 책이 아니라, 그림책 자체로서 즐겁고 매력이 있기 때문에 읽히는 책,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찬사나 우리 것이니 마땅히 알아야 하는 정보가 담긴 책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우리네 삶과의 맥락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담긴 책, 우리 문화의 원리와 내력,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시하여 아이들 스스로 이해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게 하는 책, 바로 그러한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는, 과거의 것이든 현재의 것이든, 단절된 것이든 계승된 것이든, 오늘날 우리네 삶과 생각에 대하여 유의미한 모든 문화적 소재들을 다룰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 삶의 맥락에서 의미 있는, 즐기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서술 방식이라면 어떤 형식이든 취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 권 한 권마다 새롭고 독자성 있는 책으로 이 시리즈를 채워 나가고자 합니다. 부디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삽사리’는 긴 털이 큰 머리를 온통 뒤덮은 생김새 때문에 ‘사자개’라고도 불리는 우리나라의 명견으로, 티벳 지역의 마스티프 견종과 유전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1400여 년 전 신라의 왕가에서 이 개를 길렀다고 하고, 또한 신라 왕가 출신의 승려인 교각스님이 이 개를 데리고 중국으로 건너가, 불법을 펴 중생을 구제하고 다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사자개 삽사리>는 이러한 사실과 기록에 문학적 상상력을 보태어 지어낸 삽사리의 내력 이야기로, 다음과 같은 줄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먼 옛날, 인도 북부의 초원에 살던 젊은 수사자 한 마리가 사냥을 하다가, 자신의 이빨에 물린 채 죽어가는 어린 사슴의 처연한 눈망울을 마주한 뒤, 생존을 위해 다른 생명을 죽여야 하는 운명을 깨닫고 깊은 고뇌에 빠집니다. 며칠간 식음을 전폐하다 지쳐 쓰러진 사자는 신라에서 온 스님을 만나 밥을 얻어먹고 목숨을 건집니다.
고기 대신 밥을 먹음으로써 살생의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님을 따라나선 사자는 그러나, 자신을 따라오려면 개가 되어야 한다는 스님의 말에 커다란 갈등을 겪습니다. ‘동물의 왕’인 사자에게 한낱 개가 되라는 말은 차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지요. 또 한 번 며칠을 고뇌한 끝에 지친 사자는 헛것을 보게 됩니다.
스님이었다가, 사슴이었다가, 사자인 것도 같았던 그것은, 실은 하나의 바윗덩어리였습니다. 순간 사자는 깨닫습니다. ‘그래, 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중요치 않아.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그리하여 사자는 스님을 따라 신라로 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자의 사나운 형상이 차츰 충직한 개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니, 그 사자가 변하여 된 개가 삽사리입니다.
<사자개 삽사리>는 이처럼 삽사리의 내력 이야기에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 독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사자이기에 다른 동물을 잡아먹을 수밖에 없는 본능과, 그 본능이 남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이성의 갈등, ‘사자인 내가 어찌 개가 되랴’ 하는 자의식과 ‘개가 될지언정 뜻한 바를 살리라’하는 의식의 변혁과 같은 주제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이 같은 성찰은 오늘 우리의 삶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 큽니다. 특히나 ‘어떻게 사는가’ 하는 문제보다는 ‘무엇이 되는가’ 하는 문제에 더 집착하는 오늘의 교육 현실에 대해 아픈 지적이 될 수 있겠지요. 스님과 사자개의 이동 경로인 실크로드를 직접 답사하고 그린 묵직한 그림이 그러한 사유에 깊이를 더해 줍니다.
2.‘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에 대하여
사계절출판사의 ‘우리 문화 그림책’ 시리즈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들이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일은 자기 존재의 정체성과 가치를 확인하는 일일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토대를 갖추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문화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흔히 “예전에는 이러이러했는데 참 좋았지” 식의 회고나 “요즘 사람들은 도통 우리 걸 몰라” 식의 개탄, “우리 것은 중한 것이니 되살려내야 해.” 식의 구호를 앞세우곤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 문화를 다루는 어린이책에도 반영되어 책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 예술성보다는 우리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힘주어 말하는 정보가 앞서는 책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래가지고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게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 문화를 생기 없는 박제나 고리타분한 학습 대상으로 여기게 할 우려가 큽니다. 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읽을 것을 강요하는 책이 아니라, 그림책 자체로서 즐겁고 매력이 있기 때문에 읽히는 책,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찬사나 우리 것이니 마땅히 알아야 하는 정보가 담긴 책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우리네 삶과의 맥락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담긴 책, 우리 문화의 원리와 내력,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시하여 아이들 스스로 이해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게 하는 책, 바로 그러한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는, 과거의 것이든 현재의 것이든, 단절된 것이든 계승된 것이든, 오늘날 우리네 삶과 생각에 대하여 유의미한 모든 문화적 소재들을 다룰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 삶의 맥락에서 의미 있는, 즐기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서술 방식이라면 어떤 형식이든 취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 권 한 권마다 새롭고 독자성 있는 책으로 이 시리즈를 채워 나가고자 합니다. 부디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보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