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 2816
• 지은이 : 주영하
• 가격 : 17,500원
• 책꼴/쪽수 :
205*154mm, 280쪽
• 펴낸날 : 2005-01-24
• ISBN : 9788958280712
• 십진분류 : 역사 > 아시아 (910)
• 추천기관 :
한국출판인회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05년 3월 이달의 책 선정도서, 2005 올해의 청소년도서 봄분기 역사부문 선정도서, 제37차 한국출판인회의 이달의 책 선정도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05년 3월 이달의 책 선정도서, 2005 올해의 청소년도서 봄분기 역사부문 선정도서, 제37차 한국출판인회의 이달의 책 선정도서
• 태그 : #역사 #한국사 #조선 #풍속화 #음식
저자소개
지은이 :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전공 교수
지은이는 196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마산고등학교에서 문학과 역사에 몰입해 있다가 서강대학교 사학과에 진학했다. 1980년대 초반 한국사회의 부조리에 고심하면서 이대조(李大釗)에 빠져 중국근대사를 공부하겠다고 덤벼들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우연히 얻은 직장인 풀무원 김치박물관에서 음식사 연구라는 새로운 영역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음식사 연구의 대가인 장지현(張智鉉) 교수로부터 사사(私師)를 받을 기회도 가졌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역 음식을 조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로 1993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서 「김치의 문화인류학적 연구」라는 석사학위논문을 쓰게 되었다. 그 후 일찍이 꿈꾸었던 중국에서의 공부를 실현하기 위해 1994년 중국 중앙민족대학(中央民族大學)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였다. 한편에서 중국 민족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한편 중국인들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생활방식에 깊이 침잠하기도 했다. 결국 1998년 6월 「중국 사천 량산 이족 전통 칠기 연구」로 민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이는 현재 민속학과 음식사 연구를 주된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근대와 근대의 "사유와 생활"이 혼재되어 있는 19세기와 20세기라는 시간 축에 관심이 많다. 이 시기에 한국인의 생활방식이 어떻게 변용(transformation) 되어 왔는가를 규명하는 작업은오늘날 한국사회의 각종 사회문화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 그 동안 「고추의 상징화 과정에 대한 일고(一考)」(『역사민속학』11, 2000), 「식구론(食口論):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음식 관습」(『정신문화연구』25, 2002), 「출산의례의 변용(變用)과 근대적 변환(變換): 1940-1990」(『한국문화연구』7, 2003), 「식탁 위의 근대 : 1883년 조일통상조약 기념연회도를 통해서」(『사회와 역사』66, 2004) 등과 같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외 기왕에 출판한 저서로는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김치의 문화인류학』(공간, 1994년), 『한국의 시장-사라져가는 우리의 오일장을 찾아서』(공저, 민속원, 초판 1995, 재출간 2003), 『음식전쟁 문화전쟁』(사계절, 2000),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책세상, 2000) 등이 있다.
지은이는 196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마산고등학교에서 문학과 역사에 몰입해 있다가 서강대학교 사학과에 진학했다. 1980년대 초반 한국사회의 부조리에 고심하면서 이대조(李大釗)에 빠져 중국근대사를 공부하겠다고 덤벼들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우연히 얻은 직장인 풀무원 김치박물관에서 음식사 연구라는 새로운 영역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음식사 연구의 대가인 장지현(張智鉉) 교수로부터 사사(私師)를 받을 기회도 가졌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역 음식을 조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로 1993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서 「김치의 문화인류학적 연구」라는 석사학위논문을 쓰게 되었다. 그 후 일찍이 꿈꾸었던 중국에서의 공부를 실현하기 위해 1994년 중국 중앙민족대학(中央民族大學)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였다. 한편에서 중국 민족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한편 중국인들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생활방식에 깊이 침잠하기도 했다. 결국 1998년 6월 「중국 사천 량산 이족 전통 칠기 연구」로 민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이는 현재 민속학과 음식사 연구를 주된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근대와 근대의 "사유와 생활"이 혼재되어 있는 19세기와 20세기라는 시간 축에 관심이 많다. 이 시기에 한국인의 생활방식이 어떻게 변용(transformation) 되어 왔는가를 규명하는 작업은오늘날 한국사회의 각종 사회문화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 그 동안 「고추의 상징화 과정에 대한 일고(一考)」(『역사민속학』11, 2000), 「식구론(食口論):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음식 관습」(『정신문화연구』25, 2002), 「출산의례의 변용(變用)과 근대적 변환(變換): 1940-1990」(『한국문화연구』7, 2003), 「식탁 위의 근대 : 1883년 조일통상조약 기념연회도를 통해서」(『사회와 역사』66, 2004) 등과 같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외 기왕에 출판한 저서로는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김치의 문화인류학』(공간, 1994년), 『한국의 시장-사라져가는 우리의 오일장을 찾아서』(공저, 민속원, 초판 1995, 재출간 2003), 『음식전쟁 문화전쟁』(사계절, 2000),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책세상, 2000)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풍속화,
또 다른 조선을 말한다!
풍속화에는 참으로 생소한 조선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암소의 젖을 짜는 내의원 의관들,요즘은 잘 먹지 않는 숭어찜을 먹는 장면, 조선 사람들이 차려낸 서양 음식 등. 게다가 김치가 등장하는조선의 그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과'풍속화 속에서 엿보이는 조선',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또 다른 조선을 말한다!
풍속화에는 참으로 생소한 조선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암소의 젖을 짜는 내의원 의관들,요즘은 잘 먹지 않는 숭어찜을 먹는 장면, 조선 사람들이 차려낸 서양 음식 등. 게다가 김치가 등장하는조선의 그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과'풍속화 속에서 엿보이는 조선',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편집자 추천글
1. 기획 의도
▶ 누가 조선을 만들었는가?
오늘날뿐만 아니라 100년 전에도 조선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가장 조선적인 음식은 김치였다. 현재 전통 식품의 대명사와 같은 김치지만 100년 전에 조선 사람들에게 김치는 전통 음식은커녕 획기적인 새로운 음식이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가 신봉하는 전통의 대부분은 약 100년을 전후한 시기, 이른바 근대가 진행되면서 형성되었다는 문제제기를 이 책은 시도하고 있다.
▶ 하필이면 왜 풍속화?
지금까지 조선의 모습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문헌 사료에 기초하여 그려져왔다. 그런데 풍속화는 문헌사료와 달리 당시의 풍경을 스냅 사진처럼 적나라하게 촬영하고 있다. 기존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조선의 모습, 어떻게 풍속화 속에 담겨지게 되었을까?
▶ 풍속화 속에는 음식도 있었다!
대부분의 풍속화 연구는 문헌 사료의 내용을 재확인하거나, 그 논리적 틈새를 메우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그래서 풍속화 밖으로 걸어 나온 주인공은 조선 `사람들`이었다. '사물 혹은 음식'은 풍속화 속에서 주인공은커녕 존재 자체가 무시되어왔던 소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그 소품이 전혀 다른 조선의 모습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 책의 획기적인 문제제기는 다만 그 소품의 주장을 충실히 받아 적은 데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는 거대담론보다는 시시콜콜한 음식 이야기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이 들어 있다.
▶ 지금 왜 근대를 돌이켜 보는가
근대 이후 우리는 한때 '조선의 전통'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결국 김치처럼 외국인의 시선에 포착된 조선적인 것들을 '역사적으로 유구한 우리의 전통'으로 만들어갔다. 그렇게 만들어낸 근대를 재검토하고자 하는 시도조차 우리는 외국인의 시선에 의지하였다. '노마디즘으로 읽는 『열하일기'는 그 대표적인 예에 불과하다. 풍속화 속에서 음식에 주목하고, 음식 속에서 조선을 보고자 하는 본 연구는, 조선 위에 덧씌워진 근대의 시선을 걷어내고 사소한 데이타 그 자체로 역사와 대면하고자 하는 의미심장한 시도라 할 수 있다.
2. 내용 구성
▶ 조선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 그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이 책은 '조선 음식'이 담겨 있는 스물세 장의 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음식 풍속과 그 속에 담긴 사건을 다루고 있다.
1부는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을 다루었다. 단오절 씨름판 풍경을 그린 「대쾌도」에서 필자는 다른 연구자들이 잘 눈여겨보지 않은 술 장사꾼과 엿장수에 주목했고, 길가에서 술 파는 할미를 그린 김홍도의 그림에서는 조선 시대 행정 제도의 이면을 파헤치고 있다.
2부는 국가적 행사 때 쓰인 궁중 음식에 대해 언급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보는 바와는 달리 중국 사신 접대가 매우 간소했음을 보여주고, 동래 부사와 일본 사신이 함께 만나는 장면을 그린 그림(왼쪽 그림)과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의 내용을 토대로, 1700년대 후반에 뜻밖에도 부산과 김해에 일본 음식이 유행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3부는 조선 관료들의 음식을 상세히 분석했다. 선조 때 있었던 102세 노모 '경수연'을 묘사한 그림을 통해, 당시 궁중 요리를 남자가 맡았음을 보여주고, 소 도살 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양반네들이 숯불 쇠고기로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담았다(아래 그림). 우리가 잘 몰랐던 19세기 조선 선비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4부에서는 김준근과 안중식의 근대적 시선이 담긴 그림 넉 장을 분석했다. 특히 기산 김준근의 그림은 서양인들의 눈에 이국적으로 보이는 조선의 풍속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필자는 오늘날 한국학 연구자들이 무수히 재생산해내는 '한국적인 것'에 대해 비판을 시도하고 있다.
3. 주목할 만한 특징
▶ 감칠맛 나는 그림 속 음식 해설
주영하 교수의 그림 속 음식 해설이 감칠맛 난다. 특히 풍속화뿐 아니라 조선 시대 음식사 문헌 사료까지 함께 버무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갓을 쓴 두 젊은 양반이 대전별감, 곱추 하인과 술 한잔 마시기를 의논하고, 술 장사꾼은 막걸리를 잔에 부어 이들을 유혹한다. 그런데 곱추 하인과 함께 온 젊은 양반은 허리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며 못내 망설이는 눈치다. 이에 곱추 하인이 저도 먹고 싶은지 꼬드기는 모습이 역력하다.”(왼쪽 그림, 본문 26쪽) ”그러나 이 그림(「야연」) 이 그려진 시기에는 민간에서 잔치나 제사 때 쇠고기를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동국세시기』에는 음력 12월 동지 때 지내는 제사인 '납향臘饗' 때도 쇠고기를 사용할 수 없어 산돼지와 산토끼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지방 사또는 향교의 납향 제사에서 쇠고기는 물론이고 다른 고기도 구할 수 없어 온 군민들을 동원하여 산을 뒤져서라도 산돼지를 잡도록 독려하기도 했다.”(본문 200쪽)
▶ 전체 그림 23컷과 부분 그림 103컷
23개의 각 장마다 본문 첫 페이지에 해당 그림의 전도를 실었고, 그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그림의 부분도를 넣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 조선 시대 풍속화와 광범한 음식사
사료의 배합 조선 시대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고, 차리고, 먹는 모습을 담은 다양한 풍속화들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사 전문가답게 다양한 문헌 사료를 비교 분석했다. 『고려도경』, 『규합총서』, 『농정전서』, 『동국세시기』, 『동의보감』, 『산림경제』, 『성호사설』, 『오주연문장전산고』, 『임원경제지』, 『전한서』 등의 사료를 통해, 그림이 말해주는 조선 시대 음식의 풍경들을 좀더 다양하게 그리고 있다.
▶ 누가 조선을 만들었는가?
오늘날뿐만 아니라 100년 전에도 조선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가장 조선적인 음식은 김치였다. 현재 전통 식품의 대명사와 같은 김치지만 100년 전에 조선 사람들에게 김치는 전통 음식은커녕 획기적인 새로운 음식이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가 신봉하는 전통의 대부분은 약 100년을 전후한 시기, 이른바 근대가 진행되면서 형성되었다는 문제제기를 이 책은 시도하고 있다.
▶ 하필이면 왜 풍속화?
지금까지 조선의 모습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문헌 사료에 기초하여 그려져왔다. 그런데 풍속화는 문헌사료와 달리 당시의 풍경을 스냅 사진처럼 적나라하게 촬영하고 있다. 기존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조선의 모습, 어떻게 풍속화 속에 담겨지게 되었을까?
▶ 풍속화 속에는 음식도 있었다!
대부분의 풍속화 연구는 문헌 사료의 내용을 재확인하거나, 그 논리적 틈새를 메우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그래서 풍속화 밖으로 걸어 나온 주인공은 조선 `사람들`이었다. '사물 혹은 음식'은 풍속화 속에서 주인공은커녕 존재 자체가 무시되어왔던 소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그 소품이 전혀 다른 조선의 모습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 책의 획기적인 문제제기는 다만 그 소품의 주장을 충실히 받아 적은 데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는 거대담론보다는 시시콜콜한 음식 이야기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이 들어 있다.
▶ 지금 왜 근대를 돌이켜 보는가
근대 이후 우리는 한때 '조선의 전통'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결국 김치처럼 외국인의 시선에 포착된 조선적인 것들을 '역사적으로 유구한 우리의 전통'으로 만들어갔다. 그렇게 만들어낸 근대를 재검토하고자 하는 시도조차 우리는 외국인의 시선에 의지하였다. '노마디즘으로 읽는 『열하일기'는 그 대표적인 예에 불과하다. 풍속화 속에서 음식에 주목하고, 음식 속에서 조선을 보고자 하는 본 연구는, 조선 위에 덧씌워진 근대의 시선을 걷어내고 사소한 데이타 그 자체로 역사와 대면하고자 하는 의미심장한 시도라 할 수 있다.
2. 내용 구성
▶ 조선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 그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이 책은 '조선 음식'이 담겨 있는 스물세 장의 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음식 풍속과 그 속에 담긴 사건을 다루고 있다.
1부는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을 다루었다. 단오절 씨름판 풍경을 그린 「대쾌도」에서 필자는 다른 연구자들이 잘 눈여겨보지 않은 술 장사꾼과 엿장수에 주목했고, 길가에서 술 파는 할미를 그린 김홍도의 그림에서는 조선 시대 행정 제도의 이면을 파헤치고 있다.
2부는 국가적 행사 때 쓰인 궁중 음식에 대해 언급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보는 바와는 달리 중국 사신 접대가 매우 간소했음을 보여주고, 동래 부사와 일본 사신이 함께 만나는 장면을 그린 그림(왼쪽 그림)과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의 내용을 토대로, 1700년대 후반에 뜻밖에도 부산과 김해에 일본 음식이 유행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3부는 조선 관료들의 음식을 상세히 분석했다. 선조 때 있었던 102세 노모 '경수연'을 묘사한 그림을 통해, 당시 궁중 요리를 남자가 맡았음을 보여주고, 소 도살 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양반네들이 숯불 쇠고기로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담았다(아래 그림). 우리가 잘 몰랐던 19세기 조선 선비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4부에서는 김준근과 안중식의 근대적 시선이 담긴 그림 넉 장을 분석했다. 특히 기산 김준근의 그림은 서양인들의 눈에 이국적으로 보이는 조선의 풍속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필자는 오늘날 한국학 연구자들이 무수히 재생산해내는 '한국적인 것'에 대해 비판을 시도하고 있다.
3. 주목할 만한 특징
▶ 감칠맛 나는 그림 속 음식 해설
주영하 교수의 그림 속 음식 해설이 감칠맛 난다. 특히 풍속화뿐 아니라 조선 시대 음식사 문헌 사료까지 함께 버무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갓을 쓴 두 젊은 양반이 대전별감, 곱추 하인과 술 한잔 마시기를 의논하고, 술 장사꾼은 막걸리를 잔에 부어 이들을 유혹한다. 그런데 곱추 하인과 함께 온 젊은 양반은 허리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며 못내 망설이는 눈치다. 이에 곱추 하인이 저도 먹고 싶은지 꼬드기는 모습이 역력하다.”(왼쪽 그림, 본문 26쪽) ”그러나 이 그림(「야연」) 이 그려진 시기에는 민간에서 잔치나 제사 때 쇠고기를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동국세시기』에는 음력 12월 동지 때 지내는 제사인 '납향臘饗' 때도 쇠고기를 사용할 수 없어 산돼지와 산토끼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지방 사또는 향교의 납향 제사에서 쇠고기는 물론이고 다른 고기도 구할 수 없어 온 군민들을 동원하여 산을 뒤져서라도 산돼지를 잡도록 독려하기도 했다.”(본문 200쪽)
▶ 전체 그림 23컷과 부분 그림 103컷
23개의 각 장마다 본문 첫 페이지에 해당 그림의 전도를 실었고, 그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그림의 부분도를 넣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 조선 시대 풍속화와 광범한 음식사
사료의 배합 조선 시대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고, 차리고, 먹는 모습을 담은 다양한 풍속화들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사 전문가답게 다양한 문헌 사료를 비교 분석했다. 『고려도경』, 『규합총서』, 『농정전서』, 『동국세시기』, 『동의보감』, 『산림경제』, 『성호사설』, 『오주연문장전산고』, 『임원경제지』, 『전한서』 등의 사료를 통해, 그림이 말해주는 조선 시대 음식의 풍경들을 좀더 다양하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