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비사
- 2641
• 옮긴이 : 유원수
• 가격 : 33,500원
• 책꼴/쪽수 :
232*163 mm, 551쪽
• 펴낸날 : 2004-01-22
• ISBN : 9788971969946
• 십진분류 : 역사 > 아시아 (910)
• 태그 : #역사 #중앙아시아사 #몽골제국 #칭기스칸
저자소개
옮긴이 : 유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아나 대학교 중앙유라시아 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몽골어 첫걸음』, 공저로 『종교로 본 동양 문화』, 『세계의 소설가』, 『세계 연극의 이해』, 옮긴 책으로 『몽골 비사』,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세계민담전집: 몽골 편』, 『맑은 타미르 강』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몽골 비사』는 칭기스 카한 측근자들의 자술기록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을 서술하는 데 있어서 마치 칭기스 카한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던 무용담을 모닥불 앞에서 술회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학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칭기스 카한에 대한 제일급의 직접사료로 다룬다. 그리고 당대의 신화적인 존재를 묘사하는데 있어서 조금도 거리낌없이 영웅의 약하고 비겁한 면까지 솔직하고 상세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서술방식은 『오디세이』나 『파우스트』와 함께 세계문학목록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사물과 인간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몽골 비사』는 282절의 방대한 분량에 몽골의 역사, 생활문화, 철학, 신화, 사회·군사제도, 언어 등등을 담아내어 당시 유라시아 세계 제국의 문화적 정점에 올라있는 저작이다.
목차
제1권 칭기스 카한의 선조들, 유년의 비극-신화와 문학이 역사와 만나는 현장
제2권 칭기스 카한의 소년기, 문학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의 혼재.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 소년 청년이 되다
제3권 문학에서 역사로, 청년에서 영웅으로, 점증하는 위기와 극복의 드라마
제4권 자모카와의 전투, 부족지도자에서 동부 몽골의 지도자로, 다시 국제적 인물로, 초원의 강자로
제5권 숙적의 제거, 생명의 은인 옹 칸, 더 큰 성공의 걸림돌 케레이드와의 불화
제6권케레이드의 배신과 그로 인한 절멸, 극으로 치닫는 위기, 위기를 극복하는 영웅, 동부 초원의 최강자 되기
제7권 동부 몽골의 최강자 케레이드와 서부 몽골의 최강자 나이만을 섬멸하고 몽골 고원을 통일하다
제8권 모든 몽골인의 임금 칭기스 카한
제9권 동무들(=충신들)에 대한 논공행상
제10권 강화되는 카한의 권위, 친위대 증강, 저항 잔당 토벌, 어머니, 형제들과의 불화
제11권 세계의 정복자 칭기스 카한, 중국, 중앙아시아 원정의 개시, 예견되는 제국의 분열
제12권 영웅의 승천, 강력한 후계자, 발전하는 제국, 『몽골 비사』의 성립 경위
제2권 칭기스 카한의 소년기, 문학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의 혼재.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 소년 청년이 되다
제3권 문학에서 역사로, 청년에서 영웅으로, 점증하는 위기와 극복의 드라마
제4권 자모카와의 전투, 부족지도자에서 동부 몽골의 지도자로, 다시 국제적 인물로, 초원의 강자로
제5권 숙적의 제거, 생명의 은인 옹 칸, 더 큰 성공의 걸림돌 케레이드와의 불화
제6권케레이드의 배신과 그로 인한 절멸, 극으로 치닫는 위기, 위기를 극복하는 영웅, 동부 초원의 최강자 되기
제7권 동부 몽골의 최강자 케레이드와 서부 몽골의 최강자 나이만을 섬멸하고 몽골 고원을 통일하다
제8권 모든 몽골인의 임금 칭기스 카한
제9권 동무들(=충신들)에 대한 논공행상
제10권 강화되는 카한의 권위, 친위대 증강, 저항 잔당 토벌, 어머니, 형제들과의 불화
제11권 세계의 정복자 칭기스 카한, 중국, 중앙아시아 원정의 개시, 예견되는 제국의 분열
제12권 영웅의 승천, 강력한 후계자, 발전하는 제국, 『몽골 비사』의 성립 경위
편집자 추천글
1. 기획의도
몽골인의 손으로 쓴 유일한 역사서 라시드 앗 딘의 『집사』, 『원사』와 함께 몽골 제국의 3대 사서 중 하나로 평가받는 몽골의 정사(正史). 『집사』와 『원사』가 각각 이슬람과 중국문명의 손으로 쓰여졌다면, 3대 사서 중 유일하게 몽골인의 손으로 쓰여진 책이 바로 『몽골 비사』이다. 그래서 외부인에 의해 단편적이고 왜곡된 방식으로 기록되었던 몽골의 역사를 이제 그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서양문명의 관문이 『바이블』이고 동아시아 문화의 초석이 『논어』라면 『몽골 비사』는 북방 유목민족사에 접근하기 위한 필수 사료로 간주된다. 세계 제국을 건설한 당사자들의 자술 기록, 역동적인 문학성 『몽골 비사』는 칭기스 카한 측근자들의 자술기록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을 서술하는 데 있어서 마치 칭기스 카한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던 무용담을 모닥불 앞에서 술회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학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칭기스 카한에 대한 제일급의 직접사료로 다룬다. 그리고 당대의 신화적인 존재를 묘사하는데 있어서 조금도 거리낌없이 영웅의 약하고 비겁한 면까지 솔직하고 상세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서술방식은 『오디세이』나 『파우스트』와 함께 세계문학목록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사물과 인간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몽골 비사』는 282절의 방대한 분량에 몽골의 역사, 생활문화, 철학, 신화, 사회·군사제도, 언어 등등을 담아내어 당시 유라시아 세계 제국의 문화적 정점에 올라있는 저작이다.
2.한국어 번역본이 나오기까지
몽골족에 의해 오랫동안 구전되어 오던 내용을 당시의 궁중시인 혹은 베키(beki, 샤먼)가 몽골어로 구술했고 그것을 위구르 문자로 기록한 것이 '몽골의 비밀스러운 역사'라는 제목의 최초 원전이나 현재는 소실되어 전하지 않는다. 지금 남은 것은 원말명초에 성립한 한역본, 『원조비사』(元朝秘史)이다. 원전의 한 단락은 다음과 같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음사(音寫) 위구르식 몽골어로 된 원전을 한어 북방 방언의 음가를 빌려 적음. (2)방역(傍譯) 음사한 문장을 형태소 수준까지 분해하여 각 단어의 뜻과 문법기능을 밝힘. (3)총역(總譯) 단락의 맨 끝에는 별도로 몽골문의 의미를 구어체 한어로 옮김. 한글 번역본은 먼저 필사자나 각자공의 실수를 포함한 한역본의 오류를 바로잡고, 한역본이 성립할 무렵의 한어 방언의 음가를 추적하여 최초 원전에 가까운 위구르식 몽골어를 완벽하게 재구성한 후, 그것을 다시 현대 한국어로 옮겼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한글의 문맥과 문장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오류가 없도록 함은 물론이고 중세 몽골어와 현대 한국어의 미묘한 어감차이까지 잡아냈다.
3.각 권의 주요 내용
칭기스 카한이 사망한 직후 케룰렌 강가에서 거대한 집회가 열렸고, 여기에 수많은 전쟁을 치른 장군들이 모두 모여, 길고 긴 밤을 정복의 영광을 회고하며 보냈다. 그들이 한 이야기들은 적당한 순서로 배열되어 하나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몽골 비사』는 몽골족의 기원에서부터 우구데이 칸에 이르는 시기를 서술하고 있지만 칭기스 카한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실상은 칭기스 카한의 일대기적 성격이 강하다. '푸른 이리'와 '흰 암사슴'의 자손들에서 시작하는 몽골족의 기원은 테무진(칭기스 카한)의 탄생을 서술하기 위한 전사(前史)로 봐도 무방하고 칭기스 카한 사후의 내용은 일부 학자들에 의하면 후대에 삽입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몽골 비사』는 몽골의 정사이고 유라시아 유목제국사의 필수 사료이지만, 총 282절로 구성되어 있는 방대한 분량 전체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몽골 비사』는 칭기스 카한이 이복동생을 살해한 일, 아버지 예수게이가 후엘룬(칭기스 카한의 어머니)을 약탈해 온 사실, 후에 자신의 맏아들 조치가 다른 씨족의 자식이라는 의혹 등 영웅의 숨기고 싶은 뒷모습까지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칭기스 카한의 청년시절과 초원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그의 싸움에 관해서 『몽골 비사』의 사료적인 가치는 매우 높다. 더구나 이 문헌이 만들어질 당시는 아직 전쟁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이 살아 있었다.
제1권 칭기스 카한의 선조들, 유년의 비극-신화와 문학이 역사와 만나는 현장
제2권 칭기스 카한의 소년기, 문학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의 혼재.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 소년 청년이 되다
제3권 문학에서 역사로, 청년에서 영웅으로, 점증하는 위기와 극복의 드라마
제4권 자모카와의 전투, 부족지도자에서 동부 몽골의 지도자로, 다시 국제적 인물로, 초원의 강자로
제5권 숙적의 제거, 생명의 은인 옹 칸, 더 큰 성공의 걸림돌 케레이드와의 불화
제6권케레이드의 배신과 그로 인한 절멸, 극으로 치닫는 위기, 위기를 극복하는 영웅, 동부 초원의 최강자 되기
제7권 동부 몽골의 최강자 케레이드와 서부 몽골의 최강자 나이만을 섬멸하고 몽골 고원을 통일하다
제8권 모든 몽골인의 임금 칭기스 카한
제9권 동무들(=충신들)에 대한 논공행상
제10권 강화되는 카한의 권위, 친위대 증강, 저항 잔당 토벌, 어머니, 형제들과의 불화 제
11권 세계의 정복자 칭기스 카한, 중국, 중앙아시아 원정의 개시, 예견되는 제국의 분열
제12권 영웅의 승천, 강력한 후계자, 발전하는 제국, 『몽골 비사』의 성립 경위
4.흥미로운 대목
#여자를 빼앗고 나서 하는 말 중세의 유목 부족들은 일상적으로 여자를 약탈하여 부족민을 늘려야 했다. 칭기스 카한의 아버지도남편이 있는 여자를 빼앗아 칭기스 카한을 낳았다. 다음 운문은 그런 상황에서 비롯한다. 남편을 잃고 겁에 질려 우는 여자를 약탈자는 이렇게 윽박지른다. 당신이 그리워하는 사람은 고개를 여럿 넘었다. 당신이 울어주는 사람은 물을 여럿 건넜다. 외쳐도 당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찾아도 당신은 그가 간 길을 찾지 못한다. 이제 그만 좀 해두시오!(56절)
#살육과 정복의 운명_피의 주사위를 쥐고 태어난 아기 미래의 세계 정복자 칭기스 카한의 탄생. 유목민들은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자신이 정복한 부족 수령의 이름을 주는 것을 오랜 관습으로 지켰다. 아이가 모태에서 나올 때 오른손에 '피의 주사위'가 들려 있었다는 표현은 그의 파란만장한 운명에 대한 매우 드라마틱한 복선이다.(59절) 물고기 한 마리 때문에 동생을 활로 쏘아 죽이는 테무진(칭기스 카한) 가장을 잃은 테무진의 가족은 물고기와 산나물로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간다. 그 와중에 이복동생이 식량을 독차지하는 월권을 저지르자 장남 테무진은 형제살해를 감행한다. 그러나 그는 장자인 자신의 특권을 침해받은 것에 대한 정당한 처벌행위로 인식한다. 소년 테무진의 이런 성격은 훗날 그의 군대에 무서우리만치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는 바탕이 된다.(77절)
#가족을 위해 아내를 미끼로 메르키드 부족의 공격을 받은 테무진은 가문의 절멸을 막기 위해 아내를 적의 미끼로 던져놓고 달아난다. 그러나 복수의 칼을 갈던 그는 곧 감동적인 해후를 연출한다.(110절) 메르키드 사람들이 셀렝게 강을 따라 밤중에 도망해 갈 때 … 부르테 부인도 그들 도망하는 사람들 속에 있었는데, 테무진이 도망하여 오는 사람들에게 ”부르테! 부르테!”하며 외치고 다니는 소리를 듣고 테무진의 소리라는 것을 알고는 부르테 부인이 수레에서 내려와 … 달려와서는 밤인데도 테무진의 고삐와 밧줄을 알아보고 잡았다. 달이 밝았다. 보는 즉시 부르테 부인을 알아보고 서로 힘차게 끌어 안았다.
#몽골의 젊은 패자, 칭기스 카한의 칭호를 얻다 어린 시절 테무진과 자모카는 의형제를 맺는다. 그러나 훗날 몽골 초원의 젊은 두 영웅으로 다시 만나 결전을 벌인다. 초원의 통일을 놓고 전투를 벌이기 직전에 두 사람은 어릴 적 의형제의 표시로 서로에게 주었던 주사위와 화살을 추억한다. 자모카와의 결전에서 승리한 후 테무진은 몽골의 젊은 패자로 등극하여 칭기스 카한의 칭호를 얻는다.(123절)
#씨름에서 이기면 상대방의 목숨도 내 맘대로 칭기스 카한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하루는 씨름 시합을 열었다. 나라의 역사(力士)인 부리 장사와 칭기스 카한의 동생 벨구테이의 시합이었다. 부리 장사는 군주의 동생과 씨름 시합을 하는 불운을 당한 것이다. 씨름의 결과는 고대 몽고인들에게 일종의 신탁처럼 여겨졌고, 승자는 패자의 생사를 결정할 권한을 가졌다. 칭기스 카한의 눈치를 보던 장사는 군주의 동생에게 안타깝게도 허리가 꺾여 죽는다.(140절)
#초원의 역사를 바꾼 군율_”전리품 때문에 멈추지 말라!” 1202년 몽골족의 오랜 원수 타타르를 정복할 때가 왔다. 이 전투를 앞두고 칭기스 카한은 혁신적인 군율을 선포한다. 초원 부족의 전투는 오직 전리품이 목적이다. 그래서 전리품 노획을 미루고 전투를 진행하라는 것이 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 칭기스 카한은 조직적인 부대운영을 위해 전리품 때문에 부대의 대열이 흐트러지거나 행군이 멈추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그 결과 칭기스 카한의 군대는 역사상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세계 제국 탄생의 비밀_씨족을 해체하고 군대로 재구성 칭기스 카한은 몽골을 통일하고 전공자들에 대한 논공행상을 수행한 후 95명의 천호장을 임명하고 그들의 자제들을 인질삼아 친위대를 구성한다. 이 사건은 단순히 사병집단을 강화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씨족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징병제를 실시하여 모든 인민이 군인과 그 부양자로 편입된다. 전통적인 씨족의 권위는 무너지고 군대의 상관에게만 복종하게 된 것이다. 이 변화는 전통적인 초원귀족들로부터 많은 저항을 불러왔지만 한편으로 신분의 귀천과 상관없이 충성하는 정도에 따라서만 계급을 부여함으로써 능력위주의 인력 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고도 볼 수 있다.(203~223절)
몽골인의 손으로 쓴 유일한 역사서 라시드 앗 딘의 『집사』, 『원사』와 함께 몽골 제국의 3대 사서 중 하나로 평가받는 몽골의 정사(正史). 『집사』와 『원사』가 각각 이슬람과 중국문명의 손으로 쓰여졌다면, 3대 사서 중 유일하게 몽골인의 손으로 쓰여진 책이 바로 『몽골 비사』이다. 그래서 외부인에 의해 단편적이고 왜곡된 방식으로 기록되었던 몽골의 역사를 이제 그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서양문명의 관문이 『바이블』이고 동아시아 문화의 초석이 『논어』라면 『몽골 비사』는 북방 유목민족사에 접근하기 위한 필수 사료로 간주된다. 세계 제국을 건설한 당사자들의 자술 기록, 역동적인 문학성 『몽골 비사』는 칭기스 카한 측근자들의 자술기록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을 서술하는 데 있어서 마치 칭기스 카한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던 무용담을 모닥불 앞에서 술회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학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칭기스 카한에 대한 제일급의 직접사료로 다룬다. 그리고 당대의 신화적인 존재를 묘사하는데 있어서 조금도 거리낌없이 영웅의 약하고 비겁한 면까지 솔직하고 상세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서술방식은 『오디세이』나 『파우스트』와 함께 세계문학목록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사물과 인간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몽골 비사』는 282절의 방대한 분량에 몽골의 역사, 생활문화, 철학, 신화, 사회·군사제도, 언어 등등을 담아내어 당시 유라시아 세계 제국의 문화적 정점에 올라있는 저작이다.
2.한국어 번역본이 나오기까지
몽골족에 의해 오랫동안 구전되어 오던 내용을 당시의 궁중시인 혹은 베키(beki, 샤먼)가 몽골어로 구술했고 그것을 위구르 문자로 기록한 것이 '몽골의 비밀스러운 역사'라는 제목의 최초 원전이나 현재는 소실되어 전하지 않는다. 지금 남은 것은 원말명초에 성립한 한역본, 『원조비사』(元朝秘史)이다. 원전의 한 단락은 다음과 같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음사(音寫) 위구르식 몽골어로 된 원전을 한어 북방 방언의 음가를 빌려 적음. (2)방역(傍譯) 음사한 문장을 형태소 수준까지 분해하여 각 단어의 뜻과 문법기능을 밝힘. (3)총역(總譯) 단락의 맨 끝에는 별도로 몽골문의 의미를 구어체 한어로 옮김. 한글 번역본은 먼저 필사자나 각자공의 실수를 포함한 한역본의 오류를 바로잡고, 한역본이 성립할 무렵의 한어 방언의 음가를 추적하여 최초 원전에 가까운 위구르식 몽골어를 완벽하게 재구성한 후, 그것을 다시 현대 한국어로 옮겼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한글의 문맥과 문장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오류가 없도록 함은 물론이고 중세 몽골어와 현대 한국어의 미묘한 어감차이까지 잡아냈다.
3.각 권의 주요 내용
칭기스 카한이 사망한 직후 케룰렌 강가에서 거대한 집회가 열렸고, 여기에 수많은 전쟁을 치른 장군들이 모두 모여, 길고 긴 밤을 정복의 영광을 회고하며 보냈다. 그들이 한 이야기들은 적당한 순서로 배열되어 하나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몽골 비사』는 몽골족의 기원에서부터 우구데이 칸에 이르는 시기를 서술하고 있지만 칭기스 카한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실상은 칭기스 카한의 일대기적 성격이 강하다. '푸른 이리'와 '흰 암사슴'의 자손들에서 시작하는 몽골족의 기원은 테무진(칭기스 카한)의 탄생을 서술하기 위한 전사(前史)로 봐도 무방하고 칭기스 카한 사후의 내용은 일부 학자들에 의하면 후대에 삽입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몽골 비사』는 몽골의 정사이고 유라시아 유목제국사의 필수 사료이지만, 총 282절로 구성되어 있는 방대한 분량 전체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몽골 비사』는 칭기스 카한이 이복동생을 살해한 일, 아버지 예수게이가 후엘룬(칭기스 카한의 어머니)을 약탈해 온 사실, 후에 자신의 맏아들 조치가 다른 씨족의 자식이라는 의혹 등 영웅의 숨기고 싶은 뒷모습까지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칭기스 카한의 청년시절과 초원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그의 싸움에 관해서 『몽골 비사』의 사료적인 가치는 매우 높다. 더구나 이 문헌이 만들어질 당시는 아직 전쟁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이 살아 있었다.
제1권 칭기스 카한의 선조들, 유년의 비극-신화와 문학이 역사와 만나는 현장
제2권 칭기스 카한의 소년기, 문학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의 혼재.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 소년 청년이 되다
제3권 문학에서 역사로, 청년에서 영웅으로, 점증하는 위기와 극복의 드라마
제4권 자모카와의 전투, 부족지도자에서 동부 몽골의 지도자로, 다시 국제적 인물로, 초원의 강자로
제5권 숙적의 제거, 생명의 은인 옹 칸, 더 큰 성공의 걸림돌 케레이드와의 불화
제6권케레이드의 배신과 그로 인한 절멸, 극으로 치닫는 위기, 위기를 극복하는 영웅, 동부 초원의 최강자 되기
제7권 동부 몽골의 최강자 케레이드와 서부 몽골의 최강자 나이만을 섬멸하고 몽골 고원을 통일하다
제8권 모든 몽골인의 임금 칭기스 카한
제9권 동무들(=충신들)에 대한 논공행상
제10권 강화되는 카한의 권위, 친위대 증강, 저항 잔당 토벌, 어머니, 형제들과의 불화 제
11권 세계의 정복자 칭기스 카한, 중국, 중앙아시아 원정의 개시, 예견되는 제국의 분열
제12권 영웅의 승천, 강력한 후계자, 발전하는 제국, 『몽골 비사』의 성립 경위
4.흥미로운 대목
#여자를 빼앗고 나서 하는 말 중세의 유목 부족들은 일상적으로 여자를 약탈하여 부족민을 늘려야 했다. 칭기스 카한의 아버지도남편이 있는 여자를 빼앗아 칭기스 카한을 낳았다. 다음 운문은 그런 상황에서 비롯한다. 남편을 잃고 겁에 질려 우는 여자를 약탈자는 이렇게 윽박지른다. 당신이 그리워하는 사람은 고개를 여럿 넘었다. 당신이 울어주는 사람은 물을 여럿 건넜다. 외쳐도 당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찾아도 당신은 그가 간 길을 찾지 못한다. 이제 그만 좀 해두시오!(56절)
#살육과 정복의 운명_피의 주사위를 쥐고 태어난 아기 미래의 세계 정복자 칭기스 카한의 탄생. 유목민들은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자신이 정복한 부족 수령의 이름을 주는 것을 오랜 관습으로 지켰다. 아이가 모태에서 나올 때 오른손에 '피의 주사위'가 들려 있었다는 표현은 그의 파란만장한 운명에 대한 매우 드라마틱한 복선이다.(59절) 물고기 한 마리 때문에 동생을 활로 쏘아 죽이는 테무진(칭기스 카한) 가장을 잃은 테무진의 가족은 물고기와 산나물로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간다. 그 와중에 이복동생이 식량을 독차지하는 월권을 저지르자 장남 테무진은 형제살해를 감행한다. 그러나 그는 장자인 자신의 특권을 침해받은 것에 대한 정당한 처벌행위로 인식한다. 소년 테무진의 이런 성격은 훗날 그의 군대에 무서우리만치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는 바탕이 된다.(77절)
#가족을 위해 아내를 미끼로 메르키드 부족의 공격을 받은 테무진은 가문의 절멸을 막기 위해 아내를 적의 미끼로 던져놓고 달아난다. 그러나 복수의 칼을 갈던 그는 곧 감동적인 해후를 연출한다.(110절) 메르키드 사람들이 셀렝게 강을 따라 밤중에 도망해 갈 때 … 부르테 부인도 그들 도망하는 사람들 속에 있었는데, 테무진이 도망하여 오는 사람들에게 ”부르테! 부르테!”하며 외치고 다니는 소리를 듣고 테무진의 소리라는 것을 알고는 부르테 부인이 수레에서 내려와 … 달려와서는 밤인데도 테무진의 고삐와 밧줄을 알아보고 잡았다. 달이 밝았다. 보는 즉시 부르테 부인을 알아보고 서로 힘차게 끌어 안았다.
#몽골의 젊은 패자, 칭기스 카한의 칭호를 얻다 어린 시절 테무진과 자모카는 의형제를 맺는다. 그러나 훗날 몽골 초원의 젊은 두 영웅으로 다시 만나 결전을 벌인다. 초원의 통일을 놓고 전투를 벌이기 직전에 두 사람은 어릴 적 의형제의 표시로 서로에게 주었던 주사위와 화살을 추억한다. 자모카와의 결전에서 승리한 후 테무진은 몽골의 젊은 패자로 등극하여 칭기스 카한의 칭호를 얻는다.(123절)
#씨름에서 이기면 상대방의 목숨도 내 맘대로 칭기스 카한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하루는 씨름 시합을 열었다. 나라의 역사(力士)인 부리 장사와 칭기스 카한의 동생 벨구테이의 시합이었다. 부리 장사는 군주의 동생과 씨름 시합을 하는 불운을 당한 것이다. 씨름의 결과는 고대 몽고인들에게 일종의 신탁처럼 여겨졌고, 승자는 패자의 생사를 결정할 권한을 가졌다. 칭기스 카한의 눈치를 보던 장사는 군주의 동생에게 안타깝게도 허리가 꺾여 죽는다.(140절)
#초원의 역사를 바꾼 군율_”전리품 때문에 멈추지 말라!” 1202년 몽골족의 오랜 원수 타타르를 정복할 때가 왔다. 이 전투를 앞두고 칭기스 카한은 혁신적인 군율을 선포한다. 초원 부족의 전투는 오직 전리품이 목적이다. 그래서 전리품 노획을 미루고 전투를 진행하라는 것이 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 칭기스 카한은 조직적인 부대운영을 위해 전리품 때문에 부대의 대열이 흐트러지거나 행군이 멈추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그 결과 칭기스 카한의 군대는 역사상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세계 제국 탄생의 비밀_씨족을 해체하고 군대로 재구성 칭기스 카한은 몽골을 통일하고 전공자들에 대한 논공행상을 수행한 후 95명의 천호장을 임명하고 그들의 자제들을 인질삼아 친위대를 구성한다. 이 사건은 단순히 사병집단을 강화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씨족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징병제를 실시하여 모든 인민이 군인과 그 부양자로 편입된다. 전통적인 씨족의 권위는 무너지고 군대의 상관에게만 복종하게 된 것이다. 이 변화는 전통적인 초원귀족들로부터 많은 저항을 불러왔지만 한편으로 신분의 귀천과 상관없이 충성하는 정도에 따라서만 계급을 부여함으로써 능력위주의 인력 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고도 볼 수 있다.(203~22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