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 (사계절 아동문고 49)
- 1896
• 지은이 : 윤기현
• 그린이 : 김병하
• 가격 : 9,500원
• 책꼴/쪽수 :
223*152mm, 240쪽
• 펴낸날 : 2003-10-13
• ISBN : 9788971969816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절판
• 태그 : #초등 #고학년 #농촌 #가족 #고향 #역사 #청소년
저자소개
지은이 : 윤기현
1949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습니다. 선생님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농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1976년에 기독교 아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어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농촌의 현실과 농촌의 아이들 이야기가 담긴 동화들을 많이 썼습니다.
대표 작품인 『서울로 간 허수아비』를 비롯해서 『해가 뜨지 않는 마을』, 『회초리와 훈장』, 『어리석은 독재자』들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지요. 선생님은 그동안 농민들과 더불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느라 작품 활동에 몰두하지 못했는데, 15년 만에 이 책 『보리타작 하는 날』을 펴내면서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에 전념하겠다고 합니다.
대표 작품인 『서울로 간 허수아비』를 비롯해서 『해가 뜨지 않는 마을』, 『회초리와 훈장』, 『어리석은 독재자』들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지요. 선생님은 그동안 농민들과 더불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느라 작품 활동에 몰두하지 못했는데, 15년 만에 이 책 『보리타작 하는 날』을 펴내면서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에 전념하겠다고 합니다.
그린이 : 김병하
전라남도 고흥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보리타작 하는 날』, 『강아지와 염소 새끼』, 『엄마 생각』, 『갯벌』, 『삼식이 뒤로 나가!』, 『아파트 옆 작은 논』, 『개미가 고맙다고 했어』,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 『수원 화성』, 『통일 할아버지 문익환』 등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고, 그림책 『고라니 텃밭』, 『꿈―다섯 작가 이야기』(공저)를 쓰고 그렸습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 기다려도 오지 않는 어머니, 아버지
계숙이와 계성이 남매는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 아빠는 서울로 돈 벌러 간 지 4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계숙이는 마을 앞 당산나무에 부모님이 빨리 돌아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처럼 믿고 의지했던 할머니가 밭에서 농약 치다가 돌아가신다. 평생을 시어머니와 남편, 자식과 손주들 뒤치다꺼리를 하며 고생만 한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이내 집안은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숙이는 효자인 줄만 알았던 할아버지가 6·25 때 이웃집에 못된 짓을 일삼던 상이군인이었고, 그때의 일로 옆집 상철이 할머니 가슴에 맺힌 한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 상철이 할머니와 만석이 아저씨
계숙이는 옆집 재윤이 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6·25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단란했던 상철이 할머니 가족은 전쟁 때문에 모든 걸 잃었다. 상철이 할아버지는 부역을 했다는 죄목으로 경찰에 끌려가 모진 매를 맞고 숨지고, 전쟁터에 끌려가서 다친 계숙이 할아버지는 그 화풀이를 애꿎은 동네 사람들에게 해댄다. ‘빨갱이 자식’이라는 이유로 계숙이 할아버지에게 몰매를 맞아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상철이 할머니의 딸 만순이는 만석이와 상철이 할머니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만석이는 어머니의 기대대로 열심히 공부하지만 막상 자신은 사법고시를 봐도 판사나 검사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연좌제의 족쇄 때문이었다. 크게 실망한 만석이는 외국으로 나간다.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고국에서 연좌제 폐지 운동이 일어나자 만석이는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귀국한다. 그리고 6·25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는 일을 하며 여수, 순천과 같은 지방을 답사할 일이 많아지자 아예 고향으로 내려온다.
만석이 아저씨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계숙이네 집에도 들른다. 만석이 아저씨와 마주친 할아버지는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내가 자네 볼 낯이 없네…….”
“……참 아픔이 컸지요. 형님이 제일 미웠고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형님은 꼭두각시였더라고요. 미국 놈, 소련 놈 세력을 업고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많은 사람들이 꼭두각시가 되어 춤을 추었더라고요.”
만석이 아저씨와 계숙이 할아버지는 눈물로 화해를 한다.
▶ 상이용사가 된 계숙이 할아버지
당산나무 가지에서 까치가 울던 날, 계숙이가 학교 갔다 집에 오니 아버지가 와 있다. 터부룩한 수염에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무서운 몰골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을 하고 혼자 돌아온 것이다.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날마다 술에 절어 방황한다.
전쟁터에서 다쳤으나 서류가 잘못되어 나라의 혜택을 전혀 못받는 할아버지는 변변히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는 경사가 생긴다. 만석이 아저씨가 6·25 때 자료를 뒤져서 바로잡은 것이다. 계숙이 할아버지는 보훈 병원에서 살과 뼈 속에 박힌 파편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게 되고 다달이 연금도 받는다. 한편 서울에서 은행에 근무하던 재윤이 할머니네 막내아들도 힘든 서울살이를 접고 시골에 살겠다며 명예퇴직을 하고 내려온다. 아이들 웃음소리와 사람들의 북적거림으로 마을은 조금씩 생기가 돈다.
▶ 강성댁 할머니와 새어머니의 비밀
할아버지는 아버지의 재혼을 서두르고, 아버지는 참하게 생긴 중국 교포 여자를 만나 재혼한다. 강성댁 할머니는 계숙이 새어머니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계숙이네 집에 자주 드나든다. 행여나 일제시대 때 만주로 떠나간 식구들의 소식을 알까 하여 그러는 것이다. 부모님과 동생들을 만주로 보내고 혼자 남은 강성댁 할머니의 지난 세월은 눈물겹다.
그러다 새어머니 역시 중국에 남편과 아이들을 둔 유부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돈 벌러 한국에 왔다가 여건이 어렵게 되자 계숙이 아버지와 위장 결혼을 한 것이다. 결국 모든 식구들이 새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되지만 계숙이네 식구들은 새어머니가 계속 있어 주길 바란다. 아버지를 도와 열심히 농사짓고 마음 씀씀이 고운 새어머니에게 어느덧 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학생이 된 계숙이는 이 땅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은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할머니나 자기의 행복을 찾아 자식들을 버리고 떠난 친엄마, 또 돈을 벌기 위해 멀리 떠나 와서 중국과 한국에 두 가정을 두고 가슴 조이며 살아가는 새어머니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당산나무처럼
치매에 걸린 증조할머니를 밤낮으로 간호하던 할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오락가락하던 증조할머니도 세상을 떠난다. 집안의 모든 어른들이 돌아가셨지만 새어머니는 중국으로 떠나지 않는다. 마음잡고 일하는 아버지, 외양간에서 날뛰는 소, 딸기밭이며 텃밭이며 마당까지도 새어머니의 손길이 닿아 다들 튼실하게 자란다. 계숙이는 집 안이 꽉 찬 듯 훈훈한 정이 넘쳐나는 게 모두 새어머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중국에 있는 새어머니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여름이 돌아오자 당산나무는 다시 무성한 가지와 잎으로 그늘을 드리우고 사람들은 그 그늘 밑에서 쉬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열심히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새어머니를 보면서 계숙이는 깨닫는다. 아버지, 새어머니, 동네 사람들은 당산나무같이 주어진 자기 자리에서 그저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을…….
계숙이와 계성이 남매는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 아빠는 서울로 돈 벌러 간 지 4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계숙이는 마을 앞 당산나무에 부모님이 빨리 돌아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처럼 믿고 의지했던 할머니가 밭에서 농약 치다가 돌아가신다. 평생을 시어머니와 남편, 자식과 손주들 뒤치다꺼리를 하며 고생만 한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이내 집안은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숙이는 효자인 줄만 알았던 할아버지가 6·25 때 이웃집에 못된 짓을 일삼던 상이군인이었고, 그때의 일로 옆집 상철이 할머니 가슴에 맺힌 한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 상철이 할머니와 만석이 아저씨
계숙이는 옆집 재윤이 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6·25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단란했던 상철이 할머니 가족은 전쟁 때문에 모든 걸 잃었다. 상철이 할아버지는 부역을 했다는 죄목으로 경찰에 끌려가 모진 매를 맞고 숨지고, 전쟁터에 끌려가서 다친 계숙이 할아버지는 그 화풀이를 애꿎은 동네 사람들에게 해댄다. ‘빨갱이 자식’이라는 이유로 계숙이 할아버지에게 몰매를 맞아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상철이 할머니의 딸 만순이는 만석이와 상철이 할머니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만석이는 어머니의 기대대로 열심히 공부하지만 막상 자신은 사법고시를 봐도 판사나 검사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연좌제의 족쇄 때문이었다. 크게 실망한 만석이는 외국으로 나간다.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고국에서 연좌제 폐지 운동이 일어나자 만석이는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귀국한다. 그리고 6·25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는 일을 하며 여수, 순천과 같은 지방을 답사할 일이 많아지자 아예 고향으로 내려온다.
만석이 아저씨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계숙이네 집에도 들른다. 만석이 아저씨와 마주친 할아버지는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내가 자네 볼 낯이 없네…….”
“……참 아픔이 컸지요. 형님이 제일 미웠고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형님은 꼭두각시였더라고요. 미국 놈, 소련 놈 세력을 업고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많은 사람들이 꼭두각시가 되어 춤을 추었더라고요.”
만석이 아저씨와 계숙이 할아버지는 눈물로 화해를 한다.
▶ 상이용사가 된 계숙이 할아버지
당산나무 가지에서 까치가 울던 날, 계숙이가 학교 갔다 집에 오니 아버지가 와 있다. 터부룩한 수염에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무서운 몰골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을 하고 혼자 돌아온 것이다.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날마다 술에 절어 방황한다.
전쟁터에서 다쳤으나 서류가 잘못되어 나라의 혜택을 전혀 못받는 할아버지는 변변히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는 경사가 생긴다. 만석이 아저씨가 6·25 때 자료를 뒤져서 바로잡은 것이다. 계숙이 할아버지는 보훈 병원에서 살과 뼈 속에 박힌 파편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게 되고 다달이 연금도 받는다. 한편 서울에서 은행에 근무하던 재윤이 할머니네 막내아들도 힘든 서울살이를 접고 시골에 살겠다며 명예퇴직을 하고 내려온다. 아이들 웃음소리와 사람들의 북적거림으로 마을은 조금씩 생기가 돈다.
▶ 강성댁 할머니와 새어머니의 비밀
할아버지는 아버지의 재혼을 서두르고, 아버지는 참하게 생긴 중국 교포 여자를 만나 재혼한다. 강성댁 할머니는 계숙이 새어머니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계숙이네 집에 자주 드나든다. 행여나 일제시대 때 만주로 떠나간 식구들의 소식을 알까 하여 그러는 것이다. 부모님과 동생들을 만주로 보내고 혼자 남은 강성댁 할머니의 지난 세월은 눈물겹다.
그러다 새어머니 역시 중국에 남편과 아이들을 둔 유부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돈 벌러 한국에 왔다가 여건이 어렵게 되자 계숙이 아버지와 위장 결혼을 한 것이다. 결국 모든 식구들이 새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되지만 계숙이네 식구들은 새어머니가 계속 있어 주길 바란다. 아버지를 도와 열심히 농사짓고 마음 씀씀이 고운 새어머니에게 어느덧 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학생이 된 계숙이는 이 땅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은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할머니나 자기의 행복을 찾아 자식들을 버리고 떠난 친엄마, 또 돈을 벌기 위해 멀리 떠나 와서 중국과 한국에 두 가정을 두고 가슴 조이며 살아가는 새어머니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당산나무처럼
치매에 걸린 증조할머니를 밤낮으로 간호하던 할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오락가락하던 증조할머니도 세상을 떠난다. 집안의 모든 어른들이 돌아가셨지만 새어머니는 중국으로 떠나지 않는다. 마음잡고 일하는 아버지, 외양간에서 날뛰는 소, 딸기밭이며 텃밭이며 마당까지도 새어머니의 손길이 닿아 다들 튼실하게 자란다. 계숙이는 집 안이 꽉 찬 듯 훈훈한 정이 넘쳐나는 게 모두 새어머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중국에 있는 새어머니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여름이 돌아오자 당산나무는 다시 무성한 가지와 잎으로 그늘을 드리우고 사람들은 그 그늘 밑에서 쉬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열심히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새어머니를 보면서 계숙이는 깨닫는다. 아버지, 새어머니, 동네 사람들은 당산나무같이 주어진 자기 자리에서 그저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을…….
목차
1. 거친 땅에서 자란 나무
2. 억척 할머니
3. 할머니의 장례식
4. 금같이 귀한 아침 시간
5. 상철이 할머니
6. 만석이 아저씨
7. 아픈 상처 싸매기
8. 까치 울음소리가 불러 오는 그리움
9. 돌아온 아버지
10. 어머니의 전화
11. 가시지 않는 통증
12. 상이 용사가 되다
13. 중국 교포 새어머니
14. 강성댁 할머니
15. 새어머니의 비밀
16. 오래 된 무명 치마저고리
17. 함박눈 내리는 날
18. 할아버지와 교포 며느리
19. 효자 할아버지
20. 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의 죽음
21. 오늘도 당산나무는 푸르다
2. 억척 할머니
3. 할머니의 장례식
4. 금같이 귀한 아침 시간
5. 상철이 할머니
6. 만석이 아저씨
7. 아픈 상처 싸매기
8. 까치 울음소리가 불러 오는 그리움
9. 돌아온 아버지
10. 어머니의 전화
11. 가시지 않는 통증
12. 상이 용사가 되다
13. 중국 교포 새어머니
14. 강성댁 할머니
15. 새어머니의 비밀
16. 오래 된 무명 치마저고리
17. 함박눈 내리는 날
18. 할아버지와 교포 며느리
19. 효자 할아버지
20. 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의 죽음
21. 오늘도 당산나무는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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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에서 건져 올린 우리 농촌의 이야기
동화작가 윤기현은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다. 고향인 전라남도 해남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촌 문제를 절실히 깨달은 그는 어린이문학 작가로서는 드물게 농민운동가로, 사회활동가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1980년 윤기현은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에 있었다. 농민운동가 대표 자격으로 마지막 날까지 도청에 남아 있었던 그는 시민군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각오했으나, 어린 학생들과 아녀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계엄군에 의해 도청이 함락되었다고 한다. 이 같은 경험들 속에서 우러난 그의 작품이 농촌과 농민, 민중의 삶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1982년 발표한 첫 번째 창작동화집 『서울로 간 허수아비』는 당시 아동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도시 어린이의 호기심 때문에 뽑혀서 서울로 온 허수아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우리 농촌의 현실,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써내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는 이후에도 『해가 뜨지 않는 마을』, 『회초리와 훈장』, 『어리석은 독재자』, 『보리타작 하는 날』 등과 같이 농촌의 현실을 다룬 동화들을 발표하여 ‘농촌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그리고 이번에 펴낸 『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는 우리 농촌의 근현대사를 총체적으로 꿰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의 농촌과 농민이 걸어온 길을 진지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 힘겹고 고단하지만 절망적이지 않은 이유
4대가 한집에 사는 계숙이네의 가족사를 통해 우리 농촌의 어제와 오늘을 진솔하게 보여 주는 이 작품은 이념과 분단의 희생양이었던 우리 조상들의 얽히고설킨 인연과 농촌 여인들의 신산한 삶, 그리고 오늘날 농촌의 문제점 등을 생생하게 전한다. 6·25 참전 후유증을 앓고 있는 계숙이 할아버지, 빨갱이 가족이라는 굴레로 고통 받은 상철이 할머니와 만석이 아저씨, 일제시대 때 가족과 생이별한 강성댁 할머니, 돈 벌러 한국에 와 위장 결혼한 중국 교포 새어머니, 그리고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가슴 한구석에 늘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소녀 계숙이…….
등장 인물들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이 사연은 우리 나라의 역사와 현재 우리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들과 무관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고단하고 힘겨운 농촌 생활이지만 그리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작가는 농촌의 핍진한 현실을 쫓으면서도 그 속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계숙이는 소녀 가장과 다름없는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아픔을 지닌 중국 교포 새어머니를 이해할 정도로 성숙하게 자라나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난 상처를 보듬어 안고 새롭게 힘을 내어 내년 농사를 준비한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될수록 농업은 점차 뒤꼍으로 물러난다. 농민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 농업이 한 나라 경제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점점 잊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아이들에게 농촌의 모습, 우리 고향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와 같은 작품의 등장은 그래서 더욱 값지고 귀하다.
동화작가 윤기현은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다. 고향인 전라남도 해남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촌 문제를 절실히 깨달은 그는 어린이문학 작가로서는 드물게 농민운동가로, 사회활동가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1980년 윤기현은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에 있었다. 농민운동가 대표 자격으로 마지막 날까지 도청에 남아 있었던 그는 시민군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각오했으나, 어린 학생들과 아녀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계엄군에 의해 도청이 함락되었다고 한다. 이 같은 경험들 속에서 우러난 그의 작품이 농촌과 농민, 민중의 삶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1982년 발표한 첫 번째 창작동화집 『서울로 간 허수아비』는 당시 아동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도시 어린이의 호기심 때문에 뽑혀서 서울로 온 허수아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우리 농촌의 현실,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써내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는 이후에도 『해가 뜨지 않는 마을』, 『회초리와 훈장』, 『어리석은 독재자』, 『보리타작 하는 날』 등과 같이 농촌의 현실을 다룬 동화들을 발표하여 ‘농촌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그리고 이번에 펴낸 『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는 우리 농촌의 근현대사를 총체적으로 꿰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의 농촌과 농민이 걸어온 길을 진지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 힘겹고 고단하지만 절망적이지 않은 이유
4대가 한집에 사는 계숙이네의 가족사를 통해 우리 농촌의 어제와 오늘을 진솔하게 보여 주는 이 작품은 이념과 분단의 희생양이었던 우리 조상들의 얽히고설킨 인연과 농촌 여인들의 신산한 삶, 그리고 오늘날 농촌의 문제점 등을 생생하게 전한다. 6·25 참전 후유증을 앓고 있는 계숙이 할아버지, 빨갱이 가족이라는 굴레로 고통 받은 상철이 할머니와 만석이 아저씨, 일제시대 때 가족과 생이별한 강성댁 할머니, 돈 벌러 한국에 와 위장 결혼한 중국 교포 새어머니, 그리고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가슴 한구석에 늘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소녀 계숙이…….
등장 인물들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이 사연은 우리 나라의 역사와 현재 우리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들과 무관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고단하고 힘겨운 농촌 생활이지만 그리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작가는 농촌의 핍진한 현실을 쫓으면서도 그 속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계숙이는 소녀 가장과 다름없는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아픔을 지닌 중국 교포 새어머니를 이해할 정도로 성숙하게 자라나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난 상처를 보듬어 안고 새롭게 힘을 내어 내년 농사를 준비한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될수록 농업은 점차 뒤꼍으로 물러난다. 농민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 농업이 한 나라 경제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점점 잊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아이들에게 농촌의 모습, 우리 고향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와 같은 작품의 등장은 그래서 더욱 값지고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