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힘찬논술학원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단체 부문 대상
힘찬논술학원 (강민기 외 22명)
지도교사: 박은환, 이미경, 이은영
 
 
 
 
 
아쉬운 날 (이방원이 되어 역사 일기 쓰기)
 
원봉초등학교 5학년 김도현
 
어제 아버님께서 말을 타다가 떨어지셨다. 그래서 어제부터 일어나지를 못하고 계신다. 우리 가족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큰 부상이 아니어서 좀 쉬시면 일어날 수 있다는 의원의 말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아침 일찍, 정몽주가 아버님의 병문안을 온다는 전갈이 왔다. 나는 오늘이야 말로 정몽주의 마음을 떠 볼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정몽주가 오면 아버님과 함께 새로운 나라 건설을 함께 하자고 말할 것이다. 다행히 그가 동참한다면 가장 높은 벼슬을 줄 생각이지만 그가 거절한다면 죽여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와 함께 새로운 나라를 건설한다면 참 좋겠지만 그가 거절할 경우를 생각하니 괴롭기만 하다. 그래서 그냥 만나지 않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정몽주 같은 인재를 놓치기 너무 아깝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그를 설득할 생각이다. 

 이때 밖에서 우리집 하인이 정몽주가 집 앞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나의 걱정은 최고에 달했다. 그리고 그가 아버님을 뵙고 나왔을 때 나는 그에게 함께 술 한잔 하자고 청했다. 순간 그의 표정은 비장해 보였다. 그는 마치 죽음을 각오한 것 같았다. 나는 그의 표정을 내가 잘못 본거라 여기며 그와 함께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에 우리는 즐거운 농담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나는 본격적으로 나의 생각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우선 나는 그의 마음을 떠 보기 위해 시를 한 수 지어 말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엵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하여 백년까지 누리리
그러자 그도 시를 한 수 지어 말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고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아! 그는 나의 마음을 거절하였다. 나는 웃으며 그만 술을 마시자고 말했다. 그리고 그를 조용히 보내주었다. 그가 대문을 나선 후 나는 대기하고 있던 자객을 조용히 불렀다. 그리고 그에게 정몽주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렇게 뛰어난 인재를 죽여만 하다니……. 오늘은 너무 힘든 날이다.
 
 
 

푸른 빛을 가슴에 담다.(고려 청자를 만드는 도공이 되어 역사 일기 쓰기)
 
원봉초등학교 5학년 박상일
 
오늘도 아침 일찍, 나는 공방으로 향했다. 우리 ‘소’에 사는 사람들은 공방에서 도자기 만드는 일이 삶의 전부이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수도 없으며 다른 일을 하기도 힘들다. 나는 다른 도공들과 같이 도자기를 만드는 일을 한다. 오늘도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흙을 반죽했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잘 반죽한 후, 곡선미가 살아 있도록 물레에 돌려 모양을 만들었다. 오늘은 이 곡선미 안에 멋진 학을 새겨 넣을 생각이다. 물레로 모양을 만든 나는 그늘에 잘 말렸다. 어느 정도 말린 후 학 모양으로 파기 시작했다. 이 작업이 가장 힘들다. 정교하게 잘 파야 하기 때문에 조금의 실수도 해서는 안된다. 힘들게 학 모양을 판 후, 백색토를 채워 넣었다. 그리고 그늘에서 다시 잘 말린 후 뜨거운 가마 안에 넣어서 굽기 시작했다. 이때가 내가 조금 쉴 수 있는 시간이다.

“어이, 자네 많이 만들었는가?”
“조금밖에 못 했네. 자네는 어떤가?”
“나는 지금 재벌구이를 하고 있는 중이네.”
“나보다 많이 했구먼. 나는 이제 초벌구이 중일세.”
“그럼, 열심히 하게.”

 
나는 대화를 마치고 도자기를 꺼내고 유약을 발랐다. 그리고 다시 말린 후, 재벌구이에 들어갔다. 몇 시간 후 재벌구이가 끝났다. 나는 가마에서 도자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내가 만든 청자는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주변에 있는 다른 도공들도 몰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어짜피 이 청자는 내것이 아니기 때문에다. 내일까지 배에 실어 개경으로 보내야만 한다. 나는 늘 청자의 푸른 빛을 만들고 그 빛깔을 본다. 하지만 그 빛깔을 내 곁에 오래 두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청자가 많은 사람들에게 푸른 빛으로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내일이면 개경으로 떠나게 될 청자를 최대한 많이 눈과 가슴에 담아 본다. 
 
 
 
평등한 세상을 바라며(고려 만적이 되어 역사 일기 쓰기)
 
원봉초등학교 5학년 오태석
 
날씨가 미치도록 덥다. 오늘도 역시 노비인 나는 윗옷을 벗고 장작을 팼다. 나는 너무나도 힘들고 외로웠다. 뜨거운 날씨와 힘듦이 나를 죽기 일보 직전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이런 힘듦은 참아야만 한다. 무신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요즘, 천민 출신 이의민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들었다. 천민이라니……. 나와 같은 노비 신분이었던 이의민이 최고의 권력자가 된 것이다. 이의민 이야기를 들은 날부터 내 가슴 속에 무언가 뜨거운 것이 솟구쳐 올라왔다. 그리고 자꾸만 귀족들이 날 대하는 태도에 화가 나고 자존심도 상한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오늘도 이런 이상한 기분을 억누르며 장작을 팼다. 그런데 나의 주인 최충헌이 나에게 오더니 장작을 발로 차며 똑바로 하라고 소리쳤다. 나는 울컥했다. 하지만 나는 주인에게 대들면 안된다. 나는 울컥한 마음을 억누르며 다시 장작을 정리하고 패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시 최충헌이 나에게 오더니 똑바로 일을 하지 못한다며, 내 눈빛이 기분 나쁘다며 나를 발로 찼다. 나는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이렇게 울컥했던 적이 없는데 마음이 쉽게 가라 앉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인간이다,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짐승보다 못한 존재로 여기지만 나도 아픔을 느끼고 감정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 이런 모욕과 치욕을 겪느니 차라리 그들과 맞서 싸워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런 나의 결심을 최충헌을 알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내일 아침 일찍, 다른 노비들을 불러 모아 내 뜻을 전달할 것이다. 그리고 귀족과 노비들이 모두 평등한 세상을 만들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해도 상관없다. 지금 싸우지 않는다면 나는 평생 비겁한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평등한 세상!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고 말 것이다.
 
 
 
이제 일어서리라!(고려 말기 농민이 되어 역사일기 쓰기)
 
금천초등학교 임지우
 
1199년 5월 1일
 아, 이 세상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 것 같다. 세상에 대한 희망이 무너져가고 있다.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 굶주림에 힘들어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며 참아왔건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절망뿐이다.   
무신들은 문신의 차별대우에 맞서 반란을 일으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앞에 새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런데 무신들도 별다를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 그토록 기대한 내 잘못이란 말인가. 무신들도 권력을 잡고 나니, 세금으로 더 빼앗고…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솔직히 무신들의 반란으로 인해 우리도 새 삶을 위해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 것도 없이 희망만 생기면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이젠 우리도 참을 만큼 참은 것 같다. 우리 옆집의 할아버지는 세금을 내지 못해 끌려가다 맞아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나도 겁이 난다. 하지만 굶어서 돌아가신 우리 이웃과 가족들을 위해 언젠간 복수를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희망이다. 내가 정말로 이 결심을 한 사건은 앞집 꼬마아이가, 자기 아버지가 세금을 내지 못해 잡혀갔다고, 며칠을 제 어미와 울다 같이 죽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이다. 
 사실은 벌써 몇몇이 농민 봉기를 일으켰다. 나도 만적처럼 될까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어떡할까? 내 가족들도 모두 굶어죽고 나만 살아남았다. 지금 내가 살아서 할 일도 없다. 내일 봉기에서 힘을 쓰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 그렇지만 먹을 것이 없다. 내일 행운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