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 : 이종찬

제3회 독서감상문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이종찬

 
 
난 누가 내 마음을 말해 보라고 하면 말을 잘 못하고 가만히 있는다. 왜냐하면 마음에 대해 말해 본 적도 없고 생각도 안 해 보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수학공식이나 법칙 같은 건 하기 쉽지만 답이 없는 것을 말하라고 할 때는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그림 작품 같은 것을 봐도 그냥 좋다 나쁘다 밖에 구별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조립 로봇이나 로봇에 관심 많이 갖게 된다. 

이런 나에게 선생님이 숀 탠의 잃어버린 것을 보여 주었다. 그 그림책을 보니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뭘 말하는지 몰랐다. 숀이라는 사람은 병뚜껑을 수집하는 사람이다. 어느 날 바닷가를 지나가는데 크고 주전자같이 생겼고 붉은 색이었다. 그렇게 큰 물건이었는데도 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우리들 같으면 만져보고 두드려 보고 그럴 것이다. 숀도 마찬가지로 그 물건을 주인에게 찾아주려고 했다. 우리 같으면 소방서에 데리고 갈 것이다. 왜냐하면 물줄기를 뿜어 불을 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숀은 다르다. 공장에 가서 이상한 표를 받아 그걸로만 따라가 생명체를 보내주었다. 하마터면 완전히 버려지거나 쓰레기처럼 태워 질 뻔 했는데 숀이 다른 생명체들이 임시로 사는 곳으로 보내 주었기 때문에 버려지거나 타지도 않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생물체끼리 살고 있으니 말도 하고 같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주인이 찾아갈 수도 있으니 정말 안심이 되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살면 언젠가는 주인들이 찾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생물들이 잃어버리지 않아야 할 소중한 마음일 것 같다. 내가 가족이나 친구나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 친절을 베푸는 마음 같은 것을 우리가 자꾸 잃어버리고 살아가니까 다시 깨닫고 느끼라고 하느님이 보내준 것 같다. 

나는 사람들에게 별로 친절을 베풀지 않고 연필, 지우개 같은 것을 잃어버리면 상관도 안한다. 내게 편하게 해주는 이웃도 모르고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물건의 소중함도 모른다. 이제야 선생님이 나에게 이 책을 보여 주었는지 조금은 알겠다. 이제 나도 생각하고 느끼라는 것 같다. 내가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내 주변을 돌아보면서 마음을 나누는 연습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