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청소년 독서감상문 대회 심사평 및 수상자 명단 (2003년)

심사평 

가능성이 희망처럼 부푸는 푸른 영혼들
-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심사진
 
이번 독후감 대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처음 연 대회였는데도 그간 주요 언론사에서 진행한 대형 독후감대회에 버금갈 정도의 뜨거운 호응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들의 응모가 쇄도하였으며, 일반부에 쏟아진 응모작들은 독후감 대상 도서가 말 그대로 13세에서 18세까지의 청소년을 겨냥한 <사계절 1318문고>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했다. 이러한 열기를 확인하면서 우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모임’은 독후감 심사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먼저 책/따/세 운영진 가운데 15명의 중고교 교사와 도서평론가가 참여하여 심사진을 구성하고, 꼬박 한 달 간에 걸쳐 응모작 전체 5백여 편을 꼼꼼하게 심사하였다.

독후감을 평가하는 데 작은 잘못이라도 범할까 우려하여 대상 도서인 <사계절 1318문고>를 모두가 다시 또는 새로 읽었으며, 바람직한 독후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연구와 논의를 더하였다. 

심사는 일주일 단위로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진행하였다. 

첫 번째 심사는 예심의 성격으로 모든 응모작들을 읽고 15명의 심사진이 각각 평가하며, 일단 입상하는 데 부적합한 응모작들을 가려 내었다. (이 과정에서 혹시라도 실수와 주관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탈락 독후감들에 한하여 별도의 심사 과정을 두어 다시 이 주일 동안 꼼꼼하게 읽으며 확인하였다.) 

두 번째 심사는 응모자가 중학생, 고등학생, 일반인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을 중시하여 심사진들이 각각의 전문성을 살려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렇게 해서 골라 낸 60여 편의 독후감을 심사진 전원이 모두 읽고 각자 평가한 채점표를 작성하여 세 번째 심사로 갈음하였다. 

최종심인 네 번째 심사는 이 채점표를 토대로 다시 오랜 논의를 벌여 청소년부와 일반부에 걸쳐 각각 대상 1편씩, 우수상 3편씩, 장려상 20편/10편씩 정하였다. 

 
심사 기준은 먼저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독후감이냐 여부에 초점을 두었다. 설령 매끄럽지 않거나 다소 부족하더라도 독자가 책과 만나는 기쁨, 책과 함께 크는 즐거움을 보여 주는 글이 좋은 독후감이라 생각해서이다. 좋은 독후감은 쓰면서 책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으며, 읽으면서 책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어야 하니까. 여기에 청소년의 경우 응모자의 연령과 작품의 수용 정도를 함께 고려하였다.
 
청소년 부문의 경우, 응모작들이 책을 읽고 말하는 데 급급하여 자신의 머리와 가슴으로 얼마나 녹여서 써 냈는가를 소홀히 여긴 경우가 적지 않았다. 책에 끌려다니기에 급급한 글이나 오로지 자기 식으로만 글을 펼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청소년 부문 대상으로 선정한 이하림 님(화봉중학교 3학년)의 경우, 주인공인 할링카의 외로움을 작품 속에서 잘 읽어 내면서 중 3인 자신의 삶과 견주며 무난하게 내면화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였다. 우수상으로 정한 김진희 님(울산 성안중학교 3학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작품과 독자의 대화가 잘 드러나 있으나 상대적으로 조금 못 미쳐 우수작으로 골랐다. 여기에 좋은 독후감의 미덕을 다양하게 보여 주는 응모작들을 장려상으로 뽑았다.

 
일반인 부문의 경우, 응모작들 대개가 내용과 구성에서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사족을 붙였거나 상투적인 귀결로 끝나 아쉬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한 오로지 상을 받으려는 의도로 씌어진 대목도 있어 안타깝지만 접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일반인 부문 대상으로 정한 김도영 님(충북 청주시)의 경우, 현실(병원)에서 허구(작품)로, 다시 현실(병원)로 이어지는 서술 구조에 작품의 주인공인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자연스럽고 실감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역시 같은 작품에 대해 쓴 곽경련 님(서울시 신당동)의 응모작과 끝까지 경합을 벌여 아주 미세한 차이로 대상을 받게 되었다는 점을 참고로 밝힌다. 

하신하 님(충남 아산시)과 조미형 님(부산광역시)의 경우도 각각 무난하게 잘 썼으나 몇 군데가 지적되어 우수상으로 결정되었다. 

여기에 책을 읽고 무난하게 글을 쓴 작품들을 장려상으로 더했다.

 
독후감은 독자가 필자가 되는 유일한 글이다. 그것은 혼자 읽으면 개인의 성장 기록이며, 같이 읽으면 서로의 소통 기록이다. 

따라서 즐겁고 치열하게 책을 읽고 그에 관한 성장과 소통의 모습을 확인하는 일, 이는 독후감을 쓰고 읽는 즐거움과 어려움이 될 것이다. 

이번 독후감 심사에서 그러한 즐거움과 어려움을 같이 확인하였다는 점은 우리 심사진으로서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번 독후감 대회가 앞으로 더욱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응모한 모든 분들이 심사 결과에 연연하지 말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즐겁게 독서를 하고 진지하게 독후감을 쓰고 마음 설레며 결과를 기다렸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의 값진 축제였음이 분명하지 않은가. 더구나 과연 누가 여러분을 완벽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특히 가능성이 희망처럼 부푸는 여러분, 푸른 영혼들을!

 
 
수상자명단
 
청소년부 수상자
 
대 상 : 
이하림(화봉중학교 3학년)|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우수상 : 
김진희(성안중학교 3학년)|나는 아름답다 
김강민(제주제일중학교 1학년)|나, 이제 외톨이와 안녕할지 몰라요 
김현정(안성종합고등학교 2학년)|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장려상 : 
강민구(민족사관고등학교 1학년)|오이대왕 
강유희(제주 성산중학교 2학년)|봄바람 
김나영(진주 중앙고등학교 1학년)|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김세라(만덕고등학교 2학년)|위험한 하늘 
김슬기(북원여자고등학교 2학년)|내 안의 자유 
김현호(민족사관고등학교 1학년)|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김효영(세화여자고등학교 2학년)|내 안의 자유 
문성은(시종중학교 2학년)|위험한 하늘 
유 리(원주여자고등학교 1학년)|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유인선(양일종합고등학교 2학년)|내 안의 자유 
윤정선(화정고등학교 2학년)|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윤지혜(유성여자고등학교 3학년)|내 안의 자유 
윤현진(원봉중학교 2학년)|밥이 끓는 시간 
이소영(고척중학교 3학년)|위험한 하늘 
이수정(율곡중학교 1학년)|오이대왕 
정유진(상일여자중학교 3학년)|봄바람 
주지민(안산 강서고등학교 1학년)|그리운 메이 아줌마 
한유나(민족사관고등학교 1학년)|거짓말쟁이와 모나리자 
함초롱(양일종합고등학교 1학년)|너의 용기만큼 큰 산 
현유석(제주 제일중학교 2학년)|손도끼
 
 
일반부 수상자
 
대 상 : 
김도영(충북 청주시)|그리운 메이 아줌마
 
우수상 : 
곽경련(서울시 신당동)|그리운 메이 아줌마 
조미형(부산광역시)|위험한 하늘 
하신하(충남 아산시)|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장려상 : 
강형순(경남 창원시)|손도끼 
김미선(서울시 가산동)|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김의경(서울시 신당동)|내 남자친구 이야기 
김진희(대전광역시)|나, 이제 외톨이와 안녕할지 몰라요 
김희준(경기도 시흥시)|내 안의 자유 
박영화(경기도 김포시)|봄바람 
신정현(광주광역시)|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정연철(대구광역시)|오이대왕 
조창아(경기도 안산시)|봄바람 
최유경(경기도 성남시)|내 안의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