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가족> 열세살의 걷기클럽 서평

이 책의 작가인 김혜정 작가님은
내가 좋아하는 <오백년째열다섯>을 쓰신 작가님으로
어린이청소년책을 참으로 재미나게 쓰신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집엔 작가님을 좋아하는 꼬마팬도 있다.^^

이전 작품은 판타지 세계에서 이야기를 들려줬다면
이번 작품은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열세살의 걷기클럽>안에는
부모가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의 일상 속 이야기가 담겨있다.

"강은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지 일주일이 넘었다."

주인공 윤서는 방과 후에 혜윤이, 재희와 함께 강은이네 집으로 갔지만 강은이를 만날 수 없었다.

"미안한데 어쩌지. 강은이가 나오려고 하질 않아."

도대체 강은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각자 나름의 이유로 걷기 클럽에 온 친구들.
네 명의 친구들은 서로 성격도 다르고 말투도 다르고 고민도 각자 다르다.

진짜 운동을 목적으로 온 친구는 재희.
재희는 살을 빼고 멋진 모습으로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윤서는 전학오기전 친구를 위해 한 일이 친구랑 약속을 안 지킨 사람이 되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았고,
혜윤은 함께 지내던 친구 무리에서 밀려나게 되어서 상처를 받았다.
강은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성격인데 오히려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이 꽂히는 상황을 겪게 되었다.

공! 뚱뚱하고 안 뚱뚱하고가 문제가 아니라니까.
매력적인가 안 매력적인가가 중요하다고.
_p.86

나는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장윤서, 네가 다 망쳤어.
_p.66

혜윤이 빼고 네 명 불러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데. 뭐 대놓고 따돌리거나 괴롭하는게 아니니까.
_p.55

내가 악플의 대상이 될 줄이야. 악플은 연예인들만 받는 줄 알았어.
_p.157

이성에 대한 관심, 가정폭력, 은따, 악플...
이 친구들이 겪게 되는 고민들은 우리 아이들의 일상들과 너무나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었다.

과연 강은이는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올 수 있을까?

걷기는 이기고 지는 운동이 아니다.
천천히 걷고 싶으면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앞서 걷는 사람을 꼭 따라잡을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이렇게 함께 손을 잡고도 걸을 수 있다.
_p.174

드라마틱한 반전도
자극적인 이야기도 없지만
청소년 성장소설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들을 가지고 만든 담백하고 따뜻한 이 이야기가 참 좋다.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그려진 아이들의 우정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걷기 클럽>친구들과 함께 사계절을 보내며 나누는 아이들의 우정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 이야기를 읽고나자, 뜻뜻한 국밥 한 그릇을 먹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해졌다.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누군가를 지켜주는 응원의 말들이 쑥쑥 자라나길 바라며-

정말이지 이 책은 누구에게나 소개해주고픈
따뜻하고 재미있는 어린이청소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