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게 살아가는 소년 이야기 : 김영현

제4회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김영현

 
 
어느 날, 엄마께서 『매듭을 묶으며』라는 책을 나에게 선물하셨다. 그 책을 처음 펴는 순간 글자보다는 그림이 많은 책이라서 동생들이나 보는 쉬운 책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난 다섯 번씩이나 읽었지만 쉽게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엄마께서 진지하게 읽어 주시는 걸 듣고 나서야 ‘푸른 말의 힘’이란 아이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께 자기에 대해 하나하나 묻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 이름은 ‘푸른 말의 힘’이었다. 씩씩하고 용감해서 아주 건강한 남자아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는 아이였다. 그래서 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어둠의 산에 부딪쳐야만 했다고 했었나 보다. 눈이 잘 보이는 나도 때로는 힘든 일을 겪을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난 나를 화나게 한 친구들이나 부모님을 몹시 미워하고 화를 참지 못해 울어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푸른 말의 힘을 알고 난 뒤에는 그동안 아무것도 아닌 일에 너무 쉽게 눈물을 흘렸던 내 자신이 너무 창피했다. 푸른 말의 힘이 굳세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은 바로 그 아이의 할아버지셨다. 무지개가 얼마나 아름다운 건지, 높은 산길을 어떻게 넘어가야 하는지도 할아버지께서 모두 가르쳐 주셨다. 나는 자세히 가르쳐 주시고 힘과 용기를 주신 할아버지도 감사하지만, 할아버지께 잘 배우고 따르는 푸른 말의 힘이 더욱더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내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일러 주신 좋은 말씀들을 진심으로 깨닫지 못한 아이였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제부터라도 어른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겠다.

어느 날 인디언 마을의 말달리기 경주에서 푸른 말의 힘이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돌아온 그 아이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힘든 일을 꿋꿋하게 이겨 나간 푸른 말의 힘과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 매듭을 묶었다. 나는 그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이다음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더라도 푸른 말의 힘은 그 매듭 때문에 절대로 쓰러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친구가 얼마 전에 한국에 왔었다. 며칠 전에 우리 집에서 하룻밤 잤는데, 엄마께서 이 책을 읽어 주셨다. 그런데 수민이는 다 읽은 책을 꼭 끌어안더니 캐나다에 갈 때 꼭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수민이도 나처럼 크게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캐나다에서 혼자 쓸쓸하고 외로울 때마다 그 책을 읽고 싶다는 거였다. 엄마와 나는 기꺼이 그 책을 수민이에게 선물했다. 지금 나한테 그 책은 없지만, 그 책이 수민이한테 아주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한테도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