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의 서러움이 서려 있는 『야시골 미륵이』를 읽고 : 윤하은

제4회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대상
윤하은
 
 
미륵이에게

미륵아, 안녕? 나는 네가 살던 시기에서 많은 시간이 지난 미래 네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윤하은이라고 해. 처음엔 독서감상문대회 출전 때문에 샀는데, 지금은 그때의 너의 이야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나는 옛날 우리 한국인들의 울분에 대해 크게 착각하고 있었을 거야. 똥조차 금보다 귀하던 그 시절을……. 자신의 이익 때문에 소중한 친구가 냉정하게 적으로 돌아서 버리던 그 시절을……. 서로가 죽이고 죽던 일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던 그 시절 울분들을……. 50년 전쯤에 일본에서 해방되고도 한국 사람들이 겪었던 그 서러운 일들을……. 조금만 더 늦게 태어났어도 그런 일들은 겪지 않았을 텐데. 네 이야기를 읽고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내가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너의 정말 불쌍한 동생 붙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려 쥐를 먹던 붙들이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반찬투정을 하던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겠어.

그리고 미륵아! 나 지금까지 바보처럼 네가 살던 당시 미국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준 우리 나라의 은인인 줄로 착각하고 있었어. 우리 한국 사람들을 놀잇감 정도로 생각하고 재미로 죽이던 그 미국 사람들을. 또 ‘빨갱이’라는 그 한 단어를 내가 너무 착각하고 있던 것 같아. 그저 잔인한 폭도로만, 나라의 반역자들로만 착각하고 있었어. 나도 가끔씩 ‘빨갱이’라는 말이 너무나 나쁘게 나온 옛날 책들의 내용들을 진실로 믿고 있었지 뭐야?

야시굴에서 모든 행동거지를 주의하며 조용히 살던, 하지만 큰일을 계획하던 그 위대한 사람들을 말이야. 그 ‘평등계획’이 성공했다면 불과 50년 전쯤에 우리 나라의 역사는 바뀌었겠지? 그런데 그 반대파 사람들이 자신들의 반대파이니깐 탄압했다지만 그들의 가족들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렇게 탄압했는지! 너희 아빠가 그 계획에 들어가 있어 너의 고생도 심했을 텐데……. 아빠를 원망하지 않고 걱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미륵아! 네가 겪은 고생을, 내가 직접 겪어 보진 못해서 너의 고생을 다 이해할 수는 없어. 하지만 너의 이야기를 읽고 또 읽으면서 너의 심정을 조금씩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미륵아! 지금쯤 너는 하늘나라에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 버린 붙들이와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온 가족이 모여 행복하게 웃고 있겠지? 지금, 네가 살던 시기와는 달리 너무 변해 버린 지금 현재를 부러워하진 않니? 너와는 달리 너무 행복하게 사는 내가 불평하는 것에 대해 너무 못마땅해하진 않아? 미륵아, 네가 그렇게 나를 못마땅해해도 난 변명할 수는 없어! 하지만 내가 어른이 된 후 우리 나라 사람들이 너와 같은 울분을 겪지 않게 내 꿈인 ‘선생님’으로 우리 나라를 지킬 거야! ‘선생님’이라는 꿈으로 어떻게 나라를 지키는지 궁금하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우리 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존경받는 영성과 지성을 갖춘 인물들로 키울 거야. 부모님보다 더 정이 가는 선생님이 되어서 말이야. 또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할 줄 아는 사람, 미륵이 너 같은 아이들을 배려해 주고 위로해 줄 줄 아는 인물들로 키울 거야! 미륵아, 내가 조금씩 변화시킬 미래의 대한민국을 기대해 줘!
 
2004년 2월 14일
자유로워진 대한민국 새 친구 하은이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