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족] 기소영의 친구들

기소영의 친구들 (제2회 사계절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표지 그림을 보고 친한 친구들 이야기이구나 했다.
뒷면을 보니 친구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라는 걸 알고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졌다.
일요일 저녁 갑자기 전해진 친구의 비보.
죽음은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가온다.
어른의 입장으로 가까운 지인이나 친척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그 슬픔과 그리움의 무게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도 처음으로 죽음을 접한건 초등학교 2학년때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부고였다.
저녁에 이모가 집으로 찾아와 할아버지의 죽음을 알렸고 어렸던 난 죽는게 뭐야? 할아버지 죽었어?
죽는다는게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할머니댁에서 너무도 슬피우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그제서야 죽음은 이렇게 슬프고 아파하는거구나 느끼며 엄마 울지마 하며 같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게 슬퍼서가 아닌 엄마가 우는 모습이 슬퍼서 함께 울었던 순간.
시간이 지나서야 두번 다시 뵐수 없고 함께 할수 없다는걸 실감했던 것 같다.

기소영의 친구들도 갑자기 마주한 친구의 죽음에 실감할 수 없었고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기에 당황하기도 하고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고 받아들였다.
함께였던 5명의 친구중 남은 4명의 친구에게 기소영은 각각의 친구와의 비밀스런 사연들이 있었고 이를 알아가던 채린이는
소영이의 죽음을 점점 받아들이게 된다.
소영이를 만나고 싶어 불러보기도 하고 장례식에도 참석 못한게 마음에 걸려 성당에 다니던 소영이를 위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며 49제도 치뤄줬다.
소영이 졸업앨범을 전해주러 직접 소영이 할머니댁에 가서 납골당에 들르고 할아버지가
"우리 소영이가 좋은 친구들을 두었구나"라고 하자 연화는 "아니요, 소영이가 저희한테 너무 좋은 친구였어요"하고 말한다.
소영이가 꿈에 나타나 숨바꼭질을 하고 소영이는 잘 있어 얘들아 하며 떠난다.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잘 보내주는 장면 같았다.
어린이들이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인것 같다.
슬프고 그리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누군가 떠나갔어도
내 옆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라 이야기한다.

- 기소영은 짧은 생을 살고 갔지만 친구들에게 커다란 의미로 남아있는 멋진 친구였던 것 같다.
몇개월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코로나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장례식은 누군가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보내주는 시간을 갖도록 만들어진 시간임을 깨달았다.
기소영의 친구들도 친구의 죽음을 통해 처음으로 느껴보는 상실감을 겪으며
소영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떠나보내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한 것 같다.

아이- 기소영의 친구들을 읽고 내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서 다쳤던 기억이 있어서
그때 친구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친구들이 처음에는 소영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차츰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성숙해지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