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가족] 달팽이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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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느림의 대표주자인 '달팽이가 달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담고있을까?
워낙 달리는 걸 안 좋아하는 나는 '달팽이도 달린다는데 나라고 못달릴까?' 싶은 오기 아닌 오기도 부리게 하는 제목이다. 그런데 이 책은 동화책이다. 그러니까 어른의 시선으로 오기를 부릴 일은 아닐거다. 그러니 궁금해질 수 밖에.

《달팽이도 달린다》는 <루리의 우주>외 다수의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웅진주니어 문학상과 마해송 문학상을 받은 황지영 작가의 신간동화다. 황지영 작가는 《달팽이도 달린다》로 처음 만났는데 책을 읽고나니 다른 작품도 궁금해져서 꼭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림은 <문어 목욕탕>의 최민지 작가다. 아이들이 먼저 그림 작가님을 알아본다.
따뜻한 글과 귀여운 그림의 조화로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해지고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다.
다섯 편의 단편 동화가 들어있는 단편 동화집으로 이야기 한편 한편 따뜻하고 재미와 감동이 있어 순식간에 책 속에 빠져들었다.

-책 속으로-
1.달팽이도 달린다
학교에서 반려동물 그리기를 했다. 특별한 반려동물이 없는 진형이는 체험학습에서 받아온 달팽이를 반려동물로 소개한다. 하지만 달팽이를 좋아하지 진형이에게 달팽이 이름을 묻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 덕분에 달팽이를 다시보게 되는데•••••••
2.땡땡님을 초대합니다
반에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 전혀 없던 희석이가 땡땡작가님을 초대하면 안되냐고 묻는다. 이번에 학교에 작가님이 오시는 걸 알고는 자기가 좋아하는 <괴물잡는 아이>의 땡땡 작가님을 모시고 싶은 거였다.
희석이는 주완이의 이메일 주소로 땡땡 작가님을 학교로 초대하는데, 주완이는 희석이의 초대 메일을 보고 희석이 집에 사는 괴물이 궁금해진다.
3.잠바를 입고
하리는 아역 배우다. 처음으로 공익광고를 찍게 되었다. 허름한 잠바를 입고 오라는 이야기에 엄마가 잠바를 구해오지만 생각보다 허름하지 않다. 쓰레기를 모으는 할머니와 사는 아이 역할을 하는데 표정도 살지 않는다. 하리는 잠바를 더 허름하게 만들려고 놀이터에서 뒹굴다가 전학 온 지현이를 만난다. 지현이는 허름한 잠바가 있다며 빌려주게 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4.복어의 집
제주도로 놀러간 나와 승재는 바다에서 복어를 만난다.
복어를 잡고 싶지만 잘 안 잡히는데 어떤 누나가 복어 한마리를 바다로 돌려놓으려고 한다. 승재는 그 복어를 받고 좋아하지만 어쩐지 힘이 없는 복어를 보니 마음에 불편함이 생긴다. 그 복어는 살아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5.최고의 좀비
미주는 다리가 불편하다. 학교에서는 유진에게 미주를 도와주라고 하는데 유진의 과잉 친절이 미주를 불편하게 한다. 할로윈데이 날 바쁜 부모님 대신 미주가 동생 동주를 데리고 좀비 분장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닌다. 아이들은 미주의 불편한 다리에 신경쓰지 않고 미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우리는 세상을 바라볼 때 흑과 백, 이분법적으로만 보는 것 같다. 세상의 빠른 속도에 맞춰 가면 정상이고 조금 느리고 부족하면 비정상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빠른 속도에 맞추려고 아둥바둥 하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고,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도 용기다. 우리는 조금만 달라도 틀렸다고 한다. 조금만 느려도 잘못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달팽이도 달린다》를 읽으면서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존중하고, 느려도 각자의 속도대로 가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배운다. 우리가 보기에 한없이 느린 달팽이지만 달팽이는
자기만의 고유의 걷는 방식으로 달리고 있다. 달팽이는 느림의 대명사이지만 그것은 우리 시각으로 보는 속도의 방식일 때 그럴 것이다. 달팽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잘 가고 있다. 다섯편의 동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자기만의 방식과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좋아하지 않았던 일, 관심없던 일, 배려 못한 일을 깨닫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볼 때 가능한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바쁘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빨리 가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믿으며 아이들에게 빨리 달리라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만의 속도로 주변을 살피고 사랑하고 나아가고 있다. 믿고 응원하며 기다려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남을 쫓아 달리던 속도를 멈추고 내게 맞는 속도로 천천히 달려보자. 자기 속도로 달려가는 달팽이처럼 말이다.

@sakyejul
에서 좋은 책 보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