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족] 집 잘 가꾸는 법

3월의 책은 자신만만 생활책 시리즈 중 하나인
<집 잘 가꾸는 법>(최미란, 사계절)입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예비 초5 작은아이에게 보여줬더니 왠지 시큰둥한 반응이었습니다.
"뭐야? 내가 애기야?"
초등 고학년이다보니 아이는 그림책이 아니라
줄글이 줄줄 이어지는 ​문고판 책을 기대했나 봅니다.^^

<집 잘 가꾸는 법>은 크게
이사하기
청소하기
집과 자연
이웃과 배려
로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어요.

주인공 행복이가 이사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새 집에 짐을 풀고 살림을 정리하고 청소를 하는 이야기로 이어진답니다.
이사 계획이 있는 가족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며칠 후
꽤 놀랄 만한 일이 생겼어요.
시큰둥했던 첫 반응과는 달리, 작은아이가 책을 들고 다니는 모습 때문이었는데요.

저희 집은 안방에 큰 빨래 건조대를 두 개를 놓고 거기다 빨래를 널거든요.
건조한 겨울에 젖은 빨래가 습도를 조절해 주어서 그렇게 하는데요.
빨래 건조대에서 마른 빨래들을 걷어서
아주 예쁘게, 단정하게 잘 개어 놓은 거예요.
평소에 제가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정말 우렁각시가 왔다갔나 싶었어요.​

"와! 이거 누가 한 거야?"
깜짝 놀라서 물어봤더니, 작은아이가 싱긋히 웃으면서
<집 잘 가꾸는 법> 책 23쪽을 보며 갰다고 하지 않겠어요?
폭풍 칭찬을 들은 뒤로
우리 집 빨래 개기는 앞으로 작은아이가 하기로 했어요.​

청소와 관련된 거라면 뭐든지 하기 싫지만
추운 겨울에 특히 하기 싫은 게 바로 쓰레기 버리기지요.
우리 가족은 매주 가족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쓰레기를 버리는데요.

아빠가 하거나 아이들이 할 때는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고 있나 염려가 되기도 했어요.
아아.... <집 잘 가꾸는 법> 30~31쪽을 보니까
여태 쓰레기를 잘 못 버리고 있었더라고요.
가장 먼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고,
버리는 쓰레기 중에서도 타는 쓰레기와 타지 않는 쓰레기는 분리해서 버려야 했는데...
분리 수거도 좀 더 세심하게 했어야 했는데...
환경 보호를 위해 쓰레기 버리기부터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아이가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정보는
집에서 기르는 식물들이 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예요.
아이비는 집안의 냄새를 없애는 장점이 있지만
수액에 독성이 있어서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됐고요.

싱싱한 대파를 사다가
흙에 뿌리를 묻고 물을 주면서 기르면
대파 잎을 여러 번 잘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지요.

엄마인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정보는
바로 집도 추위와 더위를 탄다는 거였어요.
여태 집이 무생물이라 생각했는데
집도 사람처럼 더위와 추위에 대비해
더울 땐 시원하게 해 주고 습할 땐 습기를 없애주고
추울 땐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하는 존재였어요.

지금까지는 집의 보호만 누리고 살았지 집을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집을 잘 가꾸고 집과 함께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 잘 가꾸는 법>을 잘 읽은 아이는
이제 자신만만 생활책 시리즈 중 <책상 잘 쓰는 법>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책에서 정말 필요한 정보를 얻어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