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생명의 어머니, 갯벌 : 김민지

2011 사계절 생태 환경 독후활동 대회 독후감 부문 장려상
중현초등학교 5학년 2반 
김민지

 
 
“어, 어? 어디로 도망 가 버린 거야? 꽃게야~ 꽃게야~”
“야아~! 너 때문에 놓쳐 버렸잖아~”

질척질척한 갯벌 바닥에 주저앉아 조그마한 꽃게를 잡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놓쳤다, 잡았다 실랑이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새 내 발가락 사이로 꼬물락꼬물락 느껴지는 작은 움직임. “어, 잡았다~!”다시 잡은 꽃게를 보며 즐거워하는 친구의 모습에 내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꽃핀다. 
이처럼 때론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일터가 되며, 매일 저녁 맛있는 먹을거리도 제공해 주는, 소중하고 고마운 숨 쉬는 땅. 그 곳은 바로 갯벌이다.

 며칠 전 학교 도서관 사서선생님께서 내게 책 한권을 권해주셨다.
‘갯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라는 책 이였다.
평소 집 주변, 즉 다대포 바닷가에 가서 축축한 진흙 속에 살고 있는 꽃게를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만큼 생태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흔쾌히 사서선생님이 주신 그 책을 빌려보았다.

 옅은 청록색을 띄는 흙빛 갯벌 위에 옷을 둥둥 걷힌 아이 두 명이 무엇이라도 찾는 듯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고, 그 아래로 신기하게만 보이는 갯벌 생물들이 그려져 있는 이 책.
갯벌의 역사, 우리나라의 갯벌, 갯벌의 생물, 갯벌과 사람, 다시 살아나는 갯벌, 이렇게 다섯 가지의 주제로 알찬 지식들이 가득 담겨져 있는데, 페이지마다 탄성을 내뱉게 하는 생생한 삽화들이 포함되어 있어 눈을 더욱 즐겁게 하였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해양학자들의 주장을 빌어보자면 갯벌은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면 물에 잠기고 바닷물이 밀려나가면 바닷물이 땅으로 들어나는, 모래나 진흙, 개흙(뻘) 으로 이루어진 평평한 곳.’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데, 그러한 갯벌에도 종류가 있다.
크게 혼성 갯벌과 모래 갯벌 2가지로 분류되는데,
혼성 갯벌은 말 그대로 모래와 개흙이 섞여있어 부드러운 진흙으로 이루어진 갯벌이고, 모래 갯벌은 모래로 이루어져 단단하며 파도의 아름답고 잔잔한 물결 자국이 그대로 남겨져 있는 갯벌이다. 

내가 자주 가는 바닷가에도 파도의 물결 자국이 남아 있는 모래 갯벌이 있어서 그 곳에서 해지는 바다를 구경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갯벌에는 가리맛 조개, 갯 우렁이, 검은머리물떼새, 꼬막, 낙지 등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리고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에는 보호 생물까지 살고 있어 보는 이들의 감동을 더한다.

하지만 이런 아름답고 우리의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갯벌이 최근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갯벌과 같은 땅을 축축하여서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왔다.
그리고 그런 편견 때문에 무분별한 갯벌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후에 갯벌 개발의 위험성을 알고 사업을 중단했을 때에는 이미 우리나라의 갯벌 반 이상이 사라진 후였다.

하지만 인간은 포기할 줄 모르는 존재라고 하지 않았던가.
요즘 들어서 갯벌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것을 막기 위한 환경단체와 정부의 노력 또한 계속 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갯벌은 무분별한 개발에 시달려 울상을 짓고 있을 것이고 갯벌과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인상부터 좁혀진다.

 
갯벌. 그래, 이제는 우리들도 갯벌과 더불어 살아가야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갯벌을 지키려던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갯벌을 가치가 없는 땅으로 여긴 사람들도 있었고, 그냥 먹을거리를 얻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온갖 나라와 단체 심지어는 갯벌의 양이 매우 적은 일본까지도 모두 협력해 우리 지구의 갯벌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오래전부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모든 나라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을 입을 모아 칭찬하지만 
그것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던지 잘 알아야 그 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은 것을 욕심내다가 큰 것을 잃는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모두의 미래를 바친다, 그 것은 진정한 어리석은 행동이다.

우리 모두가 갯벌과, 우리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남녀노소 누구나 어머니의 마음이  되어야 한다. 책 맨 뒷부분에 있는 말이다. 어머니가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무릅쓰는 용기를 내게 되듯이 자신도 갯벌에 대한 사랑의 눈을 뜬다면 그 사랑은 곧 갯벌을 지키는 용기로 이어진다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다.

 
‘언행일치’라는 말이 있다.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조상들의 슬기가 담긴 용어이다.
나도 지금까지 갯벌을 지킨다, 지킨다 하면서 실천으로 옮기지 않아 갯벌을 더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몰래 고개가 숙여진다.

사랑, 열정, 용기. 우리 모두가 갯벌에 대한 사랑으로 용기를 내어 열정적으로 갯벌을 보듬어 준다면, 그렇다면. 먼 훗날 언젠가 보게 될 투명한 거울 속에 밝은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는 내 마음 속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