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별_코랄리 빅포드 스미스 인터뷰

펭귄북스 표지 디자이너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는 사랑, 상실, 그리고 자아 발견을 다룬 첫 책 『여우와 별』을 출간했다. 그녀가 『여우와 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패턴, 색감과 형태에 대한 그녀의 스킬을 이 페이지에서 알려 주려고 한다.
 
 
Mark Sinclair/Posted on 9th September 2015/CR Blog/Books, Graphic Design, Illustration/Penguin Books
 
 
빅포드 스미스는 세계에서 존경 받는 책 표지 디자이너이다. 그녀는 고딕 호러물과 셜록홈즈 컬렉션,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특별판과 클로스바운드 클래식 시리즈 등 펭귄북스의 다양한 책을 디자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녀가 직접 쓰고 그린 책을 낸 적은 없었다.

펭귄북스 임프린트 파티큘러 북스(Particular Books)에서 출간한 『여우와 별』은 깊고 어두운 숲에서 사는 여우의 이야기다. 아주 오랫동안 여우에게는 매일 밤길을 밝혀주는 별만이 유일한 친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별은 보이지 않고 여우는 완전히 혼자가 된다

『여우와 별』 전반에 걸쳐 여우가 사는 야행성 서식지와 가시덤불이 디테일한 그림으로 들어가 있다. 다른 동물의 흔적들과 비, 밤하늘, 그리고 별빛이 어우러져 인상적인 그림을 만들어준다.

 
 
The Fox and the Star by Coralie Bickford-Smith
 
 
당신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디자이너로서 당신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자신만의 책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나요?

코랄리: 제 인생의 대부분은 윌리엄 블레이크에게 영감을 받았어요. 그는 글 쓰는 일부터 디자인, 그림, 인쇄까지 전부 직접 작업했어요. 그가 갔던 길을 따라가고 싶은 열망이 있었어요. 저는 어린이 책의 삽화 스타일을 따르면서도 작업물이 순전히 아이들만 보는 그림 책이 되지 않도록 주의했어요. 그리고 심미적이고 더 복잡한 단어를 쓰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보편적이면서 다양한 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창조하려고 애썼어요.

『여우와 별』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요? 스토리를 먼저 만들고 그 텍스트에 맞춰 그림을 창조했나요? 어떻게 글과 그림을 조화롭게 만들었나요?
 


코랄리: 스토리가 시작점이 되었어요. 내가 작업할 모든 것들을 받쳐줄 수 있는 튼튼한 뼈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한 것이었죠. 내 이야기에 강한 확신이 들기까지 수도 없이 많은 수정과 토론을 거쳤어요. 그래야만 나머지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내가 믿고 있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속에 담았어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야기 속에 자신만의 스토리를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삶의 경험, 살면서 몇 번씩 되돌아보는 지혜의 조각과 인생의 교훈을 전달하고 싶어요. 삶은 불확실한 가운데서 기쁨과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니까요.

다음 단계는 스토리보드였어요. 내용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한 페이지 안에 얼마만큼의 글이 들어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그림이 어울릴 것인지를 고민했어요. 단지 책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그림보다는 긴장감을 주면서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그림이 나왔으면 했어요. 이런 것들을 정하고 난 뒤, 저는 각 페이지를 계속 반복해서 그렸어요. 그림의 다양성을 주기 위해 책을 보는 각도와 관점을 고민하면서 말이에요.

단어들을 계속 바꾸고 비틀었어요. 책을 거의 완성할 즈음이 되어서도 단어 수정을 계속했어요. 그것은 혹독한 과정이었죠. 나만의 안식년을 갖고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거나 산책을 하려고 했던 것이 꿈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Sketches for the fox Sketches for the cover
 
 
   Cover of The Fox and the Star







『여우와 별』에서 여우가 현실을 깨달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데요, 여우를 통해 무엇을 성취하고 싶었나요? 그리고 여우를 그리는 방식으로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나요?


코랄리: , 성격 묘사(캐릭터를 창조하는 것)는 일관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것은 나에게 전혀 새로운 분야였고 그만큼 두려운 일이었어요. 나는 여우의 모습에서 천진난만함과 순수함, 그리고 두려움이 드러나게 하고 싶었어요. 내가 겪은 상실의 경험을 반영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여우는 내 자신이기도 해요.
표현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흥미로우면서 새로운 것을 아주 많이 배우는 작업이었어요. 여우 그림이 비록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비율이 아니고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독자에게 친근함을 불러일으키는 귀여움은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책의 페이지 중에 당신에게 특별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나요?
 
 
코랄리: 여우의 큰 눈이 나오는 펼침면은 마지막 순간까지 바꿨어요. 나는 여우의 눈으로 별과 함께 했던 추억과 순수한 기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것은 내가 안식년을 가졌던 처음부터 작업했고 계속 수정했던 그림이었어요. 어떻게 해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별이 있는 공간에서 떠다니는 수많은 여우의 모습을 상상했어요. 과장해서 말하면 실제로 환각을 일으킬 정도였다니까요.

불과 몇 주밖에 남지 않았을 때, 최종 작업물을 편집하고 있었는데 아이디어가 분명해졌어요. 그것은 수개월의 걱정과 좌절을 한순간에 날려 버리고 이제 정말 끝냈구나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페이지예요. 우리는 그것을 오렌지에이드페이지라고 부르죠. 어떤 어린 소년이 그 페이지를 읽을 때 너무 신나서 한참을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색상도 아주 신중하게 골랐어요. 즐거운 장면과 여우의 상실감이 느껴지는 장면에서 제한적인 색상만 사용하고 싶었어요. 결국 나는 다섯 가지 팬톤(인쇄할 때 쓰는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코에디션을 위해 텍스트에 블랙을 사용한 건 이해가 안 갔지만 나중에 번역서를 만들 때 블랙 색상만 빼낼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어요.
 
이러한 제약을 아주 극단적으로 표현했던 장면들이 있었어요. 그것은 재밌었어요. 전체적인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규칙을 깨는 걸 좋아하거든요.

 
 
Layout roughs for The Fox and the Star
 
 
등장인물이 나타나서 배경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있었어요. 그러한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떻게 패턴과 그래픽 기술을 사용했나요?
 
 
코랄리:  레이아웃에 관해서는 황금 비율을 기초로 하는 전통적인 북 디자인 감각을 떠올려 주고 싶었어요. 나는 체계적이고 엄격한 레이아웃을 원했어요. 어느 순간 그 범위를 벗어났을 때 놀라움과 즐거움을 주고 싶었거든요.

클래식한 디자인과 패턴으로 레이아웃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것만으로 스토리를 전달할 수는 없었어요. 스토리에는 의미 있고 강렬한 비주얼이 필요했어요. 그러면서도 균형이 맞아야 했어요. 모든 페이지에 제가 늘 사용하는 패턴으로 가득 넣을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야기의 흐름과 속도 조절을 위해 의도적으로 여백을 만들기도 했어요
    
 
 
Roughs for Fox and the Star spreads
 
 
마지막으로, 이번 작업을 계기로 향후에 그림책을 더 작업할 계획이 있나요?
 
 
코랄리: 날 흥분하게 만드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분명히 있어요. 색다른 걸 시도해 보고 삶을 약간 변화시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에요. 제가 배운 것과 배워야 할 것을 알 수 있고, 그건 절 행복하게 해요. 나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창의적인 잠재력을 주거든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어린 시절 그림에 대한 제 사랑을 다시 일깨워주었다는 거예요. 지금은 제 스튜디오에 컴퓨터 책상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는 책상도 있습니다. 맥 컴퓨터로부터 자유로워진 것도 기쁘고요. 이제 나의 꿈은 인쇄기를 나의 주방에 설치하고 슈퍼 블레이크를 돌리는 겁니다. 나의 고양이와 단골 치즈 가게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나를 몇 달 동안 볼 수 없을 겁니다.

 
 
인터뷰 출처 : 'The Fox and the Star by Coralie Bickford-Smith', CREATIVEREVIEW 
                      http://me2.do/GfjH29r0
코랄리 홈페이지 : http://cb-smith.com/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 수상 리스트
Waterstones Book of the Year 2015     
  (2015년 영국 대형서점 워터스톤즈 올해의 책 선정)
Winner in The Academy Of British Book Design, Childrens, 2016
  (2016년 영국 북디자인 아카데미상, 어린이 부분 수상)
Selected in Time Out’s 100 best children’s books - Time Out
  (영국 유명 잡지 <타임 아웃> 어린이 책 베스트 100 선정)
Awarded a Graphite Pencil, D&AD 2016
  (2016년 유럽을 대표하는 광고제 D&AD Graphite Pencil 수상)
Shortlisted for Book Illustration : V&A Illustration Awards 2016
  (V&A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 최종심에 오름)
Shortlisted for Oscar's Book Prize 2016
   (2016년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다드>에서 주최하는 오스카상 최종심에 오름)
 
 
 
 
여우와 별
저자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
출판 사계절
발매 201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