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역사일기 (고려) : 박서연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개인 부문 특별상
호동초등학교 4학년 박서연
 
 
 
장원급제 부럽지 않다!

1367년 3월 17일 날씨: 시험 본 후의 내 기분처럼 맑고 햇빛이 따스하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가슴이 벌렁벌렁!
어젯밤에 충분히 시험공부를 했는데도 떨리는, 이런게 바로 시험이다. 딱 지금 기분으로 말하면 장원급제 볼 사람같은데 서당에서 보는 역사시험 가지고 떨다니. 모범생이라도 어쩔 수 없다.
오늘 서당엘 가보니 참 싸~했다. 서당이 죽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시험점수를 보니 완적 만족스럽고 기분이 완전 짱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백점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서당에서의 유일한 백점이 나다! 
“아, 좋겠다.” 
여기저기에서 부러움의 소리가 들렸고, 나는 자랑스럽게 훙장님의 달콤한 칭찬의 말씀과 함께 선물로 삼국사기(!0 책을 받았다. 이러니까 세 배 더 짱이 된다. 노력하는 자에게는 이만큼의 보람이 오는구나. 뿌듯하다.
시험보기 전날 까지는 세상에 시험이 없어졌으면 했다가도 이렇게 시험을 보고 나면 마음이 참 가볍고 날아갈 듯이 후련해지고, 거기에다가 훈장님께 백점 받았다고 칭찬을 듣고나면 마음이 180도 변한다.
‘참, 사람 마음은 갈대 같나보다는 표현이 이래서 나온거구나.’ 싶었다.
시험이 없었더라면 칭찬도 못 받고, 나의 명예도 높이지 못하고 큰일 날 뻔 했다
그렇다고 방심할 내가 아니지!
다음번 시험에서도 백점을 맞게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부처님께

1367년 4월 1일 날씨: 아름다운 불빛처럼 해가 반짝반짝

 
오늘은 석가탄신일 일주일 전이다. 고려 사람들은 불교를 믿었기 때문에 벌써부터 큰 연등행사가 벌어졌다. 이곳저곳에 연꽃모양 전등을 걸어놓고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였다. 우리 고려의 불교 신앙은 팔만대장경을 만든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부처의 힘을 믿고 1232년에 강화로 몽고군이 쳐들어왔을 때 전쟁에서 부처의 힘을 빌려 승리하게 할려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 수많은 글자들을 나무에다 새겨 넣어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드디어 연등행사 시간이 왔다. 나는 내 단짝친구 봉달이, 꽃분이와 등을 받고 축제에 참여했다. 행렬은 끝도 없이 길었다.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모인 것 같다. 선녀 복장, 군사 복장, 임금님, 왕비님, 예쁜 한복으로 옷을 맞춰 입은 사람들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복장이 있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연등 축제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기다려지고, 최고의 순간은 밤이 되면 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등들이 행진하는 거다. 연꽃모양, 호롱모양, 달마대사 얼굴이 그려진 등, 초록 등, 주사위 안에 연꽃 등이 들어가 있는 네모 상자 등... 각양각색의 등들이 자신의 모양과 색깔을 뽐내는 장기자랑 시간 같았다. 정말 색색깔의 별이 땅 위로 내려앉은 것 같이 아름다운 밤이었다. 고려 사람들의 불교심을 느껴볼 수 있는 축제였던 것 같다. 1231년 강화로 몽고가 쳐들어 왔을 때 나라면 전쟁터에 나가서 죽기살기로 싸웠을 텐데 왜 팔만대장경을 만들고 있나, 했더니 그건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 였단다. 그런데 화가 나는 일이 있다. 전쟁이 났을 때 정작 용감히 싸워야 할 임금이 싸우기는 커녕 도망을 갔단다. 팔만대장경을 만들었어도 전쟁에서 지긴 했지만 나는 그래도 고려가 자랑스럽다. 강화전쟁에서 지고 나서도 고려가 망하지 않은 이유는 부처님 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