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1318문고 20주년 특별 기고 1_박상률 소설가


박 상 률
소설가



인생의 ‘봄’을 사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1318문고가 세상에 나온 지 20년이 흘렀다. 흔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그 말대로라면, 20년이니까 강산이 두 번 변한 셈이다. 그간 현실의 강산도 변화가 많았지만, 십대들 독서 행태의 변화도 엄청났다. 이 땅에서 십대에게 읽을거리를 던져 그들의 독서 행태를 바꾼 건, 뭐니 뭐니 해도 1318문고이다. 1318문고는 열세 살부터 열여덟 살 사이의 ‘인간’들을 주 독자층으로 했다. 그렇다고 열세 살에서 열여덟 살 사이에 걸친 이들만 1318문고를 읽은 건 아니었다. 그 나이에 이르지 못한 어린아이들은 자신들보다 나이를 더 먹은 이들의 삶이 궁금해 미리 읽었고, 그 나이를 벗어난 어른들은 자신의 그 나이대를 떠올리며 읽었다.

동화를 읽기엔 너무 자라 버렸다고 생각하는 십대들. 그들이 읽을 게 필요했다. 그들은 동화 읽기는 넘어섰지만 일반소설을 읽기는 버거워했다. 자신들의 지적 능력과 경험이 일반소설에서 그려지는 것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교사나 부모 들은 바로 일반소설을 권했다. 이를 거꾸로 따져 보면 지금 어른인 자신들도 일반소설을 읽지 않고서 어른이 되었다는 얘기다. 청소년 시절에 일반소설을 읽었다면 ‘절대로’ 바로 권할 수 없었을 테니까!

1318문고는 날마다 자라고 있는 청소년의 몸과 지적 능력에 문학성까지 갖추어 그들의 여러 특성과 요구에 맞춤한 읽을거리이다. 그런 1318문고에 나도 힘을 보탰다. 『봄바람』을 필두로 적지 않은 소설을 그 문고에 채워 넣은 것이다. 1318문고는 어쩌면 내게 딱 맞는 옷이었는지도 모른다. 2017년 현재 ‘우리 나이’로 예순이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성장 중이라고 여기기에…….

1318문고를 통하여 나는 이 땅에 ‘청소년문학’이라는 새로운 갈래를 선보인 셈이고, 과분하게 지금까지 청소년소설 대표 작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래서 바쁘다. 『봄바람』 때문에 ‘바람’처럼 전국을 누비고 다녀야 한다. 내가 『봄바람』을 쓴 까닭은 거기 적은 ‘작가의 말’ 한 대목처럼 ‘바람이 불면 못 견디게 그리움을 탔지만, 그리움의 대상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바람이 불면 사무치는 그리움에 못 견뎌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더불어 나는 항상 ‘봄’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인생의 봄을 사는 이들의 내밀한 삶을 오늘도 적는다. 인생의 봄을 사는 이들은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