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 이 책과 함께 체험 학습과 수학여행을 떠나자

사계절출판사 역사일기 네 번째 연작물로 백제 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다룬『꼬마 와박사 소마, 미륵사에 가다』는 백제 시대 대표적인 문화와 생활을 소마의 눈과 생각을 따라 잘 비추어 주고 있다.

경기도에서 초등교사를 19년째 맞이하고 있는 교사로서, 체험 학습과 역사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기획하고 진행해 온 교사로서 참 반가운 책이었다.
10여 년 전 어느 날 아이들과 한창 재밌게 수업을 하다가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 전통성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체험 학습과 수학여행을 짤 때 우리 마을, 우리 지역, 우리 문화권 형태로 점점 확장되어 가야 하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경기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전통을 살리는 체험 학습과 수학여행을 하고 싶다는 작은 욕심이 생겨 공부를 시작했다.
정작 공부를 시작하니 참 막연하고 어려웠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알려 줘야할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일반인을 위한 교양서와 어린이를 위한 역사물이 많이 나와 있지만, 왕조와 정치를 중심으로 한 역사 서술로 인해 아이들이 정작 궁금해하는 것,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아이들의 생활과 삶이 녹아 있는 생활 문화 이야기는 좀체 구하기 어려웠다.
역사신문 시리즈, 생활사박물관 시리즈 등을 구입하고, 백제 관련 다양한 책들을 참고하여 체험 학습과 수학여행 자료를 만들고 아이들과 함께 답사를 하면서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1998년 6학년 담임과 학년부장을 맡아 백제 문화권 답사로 수학여행 계획을 짰다. 천안, 공주, 부여로 이어지는 2박 3일 코스로 기획하여 진행한 여행에 세 학급 100여명의 아이들은 잘 따라 주었다. 능산리고분군 바로 옆에 있는 여관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었던 녀석들이 벌써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 연락을 하곤 한다.
 
2005년에 다시 6학년 부장과 정보부장을 겸하게 되어 ‘백제의 도성과 왕릉’이라는 주제로 2박 3일 수학여행을 갔다. 새 학교라 6학년이 두 학급밖에 되지 않아 편안하게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일일이 조사하고 자료집을 만들어 한성 백제, 웅진 백제, 사비 백제로 이어지는 백제의 역사를 도성과 왕릉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일정이었다.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석촌동고분군을 둘러보고 미리 만든 자료집으로 공부도 하였다.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부여에서는 금성산성에 올라 부여 읍내를 한눈에 조망해 보고, 부소산성, 백마강, 궁남지, 국립부여박물관, 능산리고분군을 둘러보았다. 마지막으로 계백장군의 묘소 백제군사박물관에서 마무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많은 자료를 참고하였고, 내용을 줄이려 최대한 노력했지만 그래도 학습량이 너무도 많았다. 사전 학습으로 여러 차례 다루었어도 아이들은 당연히 버거워했다.
이번에『꼬마 와박사 소마, 미륵사에 가다』를 만나면서 지난 세월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가는데 그때 이 책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참 좋으면서도 괜히 원망스러운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 책에서는 소마의 하루 일과와 생활을 통해 자연스레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일기글에 나타난 꼬마들의 생활 모습을 따라 주변의 생활 문화를 보여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토기, 집짓기, 식생활, 귀족의 옷차림, 농기구, 기와 만들기, 문자, 사비성 등으로 이어지는 연결 구성 방식이 우선 자연스럽다.
 

 
 
책 구성 방식에 있어서도 크게 4단 구성 편집을 하고, 주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맨 오른쪽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읽는 이가 주제를 찾아 읽기 편하게 되어 있다. 일러스트도 벽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편안한 그림이다.
소마의 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 되는데 끝내고 나면 무언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게 무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내 욕심 때문에 남는 여운이었다. 한성 백제와 웅진 백제에 대해서도 함께 다룰 수는 없었을까? 어떤 부분은 좀 더 상세히 다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금 마음을 추스린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것도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글을 줄인다.
우리 아이들과 백제 문화권 체험 학습과 수학여행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은 이제 참 좋겠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우리 아이들과 더욱 신 나고 재밌는 여행을 할 수 있을 테니까.
 
 
 
 
김봉수│1993년부터 경기도 수원, 오산, 화성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화성 기산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과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재미있는 수업을 꿈꾸는 교사이다. 체험학습연구회 모아재(www.moajae.com) 회장을 맡아 10년째 박물관 교육과 역사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서울교육대학교 박물관미술관교육학과 대학원 외래교수로 강의를 맡고 있다.
 
 
 
 
 
 
사계절 즐거운 책 읽기 2011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