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인생극장 - 평범한 길을 따라 떠나는 특별한 여정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는 주인공이다. 화려한 삶을 살든 비루한 삶을 살든 나 자신에게는 모두가 소중한 일생 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삶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평생을 '갑'이 아닌 '을'로 살다가 조용히 세상과 이별하는 이들의 삶이 화려한 중심에서 살다가 사라진 이들의 삶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마도 그리 큰 차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순간순간들을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가 중요한 차이라면 차이일까 삶의 중심에서 살았든 주변에서 맴돌았든 그들의 삶은 삶 자체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계절출판사에서 나온<인생극장>은 우리들의 부모님들이 살았던 삶을 존중하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 같다.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다간 부모님의 발자취를 따라 그분들의 삶을 돌아보며 그분들이 살았던 사회를 바라본 흥미로운 글이 있어서 만나본다. 저자 노명우는 자신의 부모님이 걸었던 발자취를 한 걸음씩 쫓아가면서 그분들이 살았던 세상을 <인생극장>이라는 책 속에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의 부모님들은 우리나라의 격변하는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느끼며 살다간 역사의 증인들이다. 하지만 역사의 중심에는 한 번도 선적이 없기에 그들의 삶은 지극히 평범하기만 하다. 평범하기에 더욱 공감 가는 삶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독립운동도 일본의 앞잡이도 아닌 그저 평범한 삶을 선택했던 다수의 민초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어느 평범한 부부의 일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부부가 살았던 세상의 모습을 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 시대를 이야기하는 소설과 영화 등의 작품들이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은 오래된 사진들을 많이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일제시대를 오래된 사진으로 만나보고 6.25라는 슬픈 역사를 사진으로 만나보는 것은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저자의 뒤를 따라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인생이라는 극장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인듯하다. 자존감을 가지고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 수 있다면 박정희처럼 역사의 중심에서 살든 누군가가 만든 역사의 흐름을 따라 살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일제시대에서부터 1970년대의 우리 사회이지만 지나온 과거를 통해서 지금의 세상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아픈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삶은 묻혀버렸던 어른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 날로 깊어가고 있는 기성세대와 젊은이들의 골을 조금이나마 매워줄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계절 2019-09-06 09:48:0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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