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가족] 존엄을 외쳐요

‘존엄’이라는 낱말은 묵직하다. 묵직해서 흔들림이 없고(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하고) 큰 울림을 안고 있다. 그렇다고 바윗덩어리처럼 굳건하고 오래된 사찰의 종처럼 깊은 울림을 지녔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런 추상적인 낱말을 집이나 나무처럼 명확하게 빨강이나 파랑처럼 선명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존엄을 외쳐요’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기에 좋은 책이다. 의미를 생활 주변에서 보다 쉽게 접근해서 구체적인 상황으로 연결 짓기가 가능한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고 우리의 의식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점점 나아가고 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안온한 하루는 누군가의 고귀한 희생을 대가로 치루기도 했고, 우리가 지키고 있는 평화로운 하루는 지구의 어디쯤에선가 여전히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나는 생명을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어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예요.’(10쪽), ‘우리는 세계인권선언에 나온 권리와 자유가 실현되는 사회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어요. 모두가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해요.’(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