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논쟁 : 선율

2011 사계절 생태환경 독후활동대회 독후감 부문 장려상
서울숭미초등학교 5학년 2반 선율
 
 
 
 어느 따뜻한 가을, 붉게 물든 나무 아래에서는 다툼이 벌여지고 있었습니다. 쓰레기들은 빨간 두건을 두르고 있었고, 손에는 ‘물건을 소중히 하자!’ , ‘분리수거 안 하는 사람들! 우리들의 적이다!’ 등등의 플랫카드를 들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목소리로 “물건을 소중히 하자!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수거 하자!”라고 외치는 쓰레기들의 소리를 듣고, 사람들 몇몇은 쓰레기들과 다투었고, 몇몇은 멀찍이 떨어져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쓰레기들의 다툼은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겠다고 말하면 될 것을... 아무래도 사람들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판이 나지 않자, 쓰레기들은 사람들에게 법정에 고소를 하겠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결국 그 다툼은 법정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법정의 한 쪽 자리에는 사람 팀의 대표인 사람 1, 2, 3 이 앉아있었고, 그 맞은 편에는 쓰레기 팀의 대표인 사이다 깡통 캔, 버려진 곰인형, 그리고 비닐봉지가 앉아있었다.
 
 
사회자 : 재판을 시작합니다. 먼저 쓰레기 팀 변론하세요.

쓰레기 ( 버려진 곰인형 ) : 사람들은 정말 너무합니다. 사람들은 편안함과 안락함으로 인해 많은 물건들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보다 더 많은 의류들을 사고, 심지어 값비싼 전자제품들도 망설이지 않고 사들였습니다. 그래서 이제 사람들은 고장 난 물건을 더 이상 고쳐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직 새 인형이었지만, 주인이 제가 실증이 난다고... 흑흑... 절 버렸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물건을 아껴써야 합니다!

사회자: 네, 잘 들었습니다. 이젠 사람 팀 변론하십시오.
 
사람 1 :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지 않나! 그럼, 저희 사람들은 무조건 물건을 사지 말고, 맨날 아껴써야 한다는 말입니까!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쓰레기 팀, 너무 한 거 아닙니까? 필요가 없어진 물건까지도 아껴써야 한다니, 이건 억지입니다!
 
사회자 : 사람 팀, 좀 더 차분히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 2 : 우리나라에서는 환경을 좀 더 보호하기 위해 ‘폐기물 관리법’을 시행했습니다. 제 7조 1항의 법에서도 나오는데, 저희 사람들이 설마 법을 어기고서야 나쁜 짓을 하겠습니까? 또, 물건을 계속 사지 않고 두면 나라의 경제가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은 문제가 하나도 없습니다.
 
쓰레기 ( 비닐봉지 ) : 저희는 물건을 사는 것이 문제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아껴쓰지 못하는 것을 문제라 했지. 하여튼, 사람들 때문에 생활은 온통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한, 그만큼 전자 제품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최신형을 사기 때문에 전자 제품의 수명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왜 핸드폰도 그렇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성능이 뛰어난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고 계속 새 핸드폰을 삽니다. 그게 낭비이지 뭡니까?
 
사람 2 : 네? 아니, 그... 그건!
 
쓰레기 ( 비닐봉지 ) : 아직 저의 말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 전자 제품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는지 아십니까? 무려 2000만에서 5000만 톤에 이르는 전자 제품 쓰레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 쓰레기에서는 위험한 물질이 흘러 나와 환경을 오염 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중국,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 돈을 주고 어마어마한 양의 전자 제품 쓰레기를 버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위험한 짓을 합니다. 이게 과연 올바른 일일까요?
 
사회자 : 음... 맞는 말인 것 같군요. 
 
사람 3 : 그 말에는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저희 사람들은 그런 쓰레기들을 분리수거 하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쓰레기 ( 사이다 깡통 캔 ) : 분리수거를 한 다는 것이 어떻게 한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 3 : 예를 들면 뭐 유리병이나 금속깡통 같은 것들은 종류별로 나누어서 재활용 수거함에 넣습니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도 최대한 물기를 없앤 다음 버리죠. 필요 없는 장난감 과 옷들은 알뜰시장을 열어 팔거나, 봉사 단체에 보내기도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쓰레기 ( 사이다 깡통 캔 ) : 그렇다면, 길거리 전봇대 아래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는 무엇인가요? 그것도 다 분리수거를 해서 버린 것 일까요?
 
사람 2 : 그... 그런 것 일수도 있죠. 사람들이 걷어가지 않으니까, 저... 전봇대에 두고 가면 뭐 알아서 처리해 가거나... 그럴 수도 있는 거겠죠.
쓰레기 ( 버려진 곰 인형 ) : 아닙니다. 이 사진을 보시면 (사진을 꺼내 든다. 그 사진에는 전봇대 아래 비닐봉투 안에 음식물 쓰레기와 여러 종류의 병들이 섞인 그런 사진이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는 국물이 흘러 나와 있었다.) 이렇게 분리수거도 하나도 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걷어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사람 1 : 걷어가는 사람이 없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쓰레기 ( 버려진 곰 인형 ) : 네, 있습니다. 여기 한 장의 사진이 더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을 꺼내든다. 그 사진은 지난번과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더 썩은 것 같았고, 파리떼도 많이 모여 있었다.) 이 사진은 아까 제가 보여드렸던 사진의 2주일 후 사진입니다. 2주일이나 지났는데도 걷어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쓰레기는 더욱 더 썩고 있습니다.
 
사람 1 : 그... 그건...
 
사회자 :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는 것 같군요. 그렇다면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쓰레기 ( 비닐 봉지 ) : 혹시 이런 사실 아십니까? 양심 없는 사람들은 숲 속에 이불이나 냉장고, 그리고 부서지거나 못 쓰게 된 물건 따위를 버립니다. 또한, 쓰레기를 매립하면 침출수가 흘러나와 근처에 있는 물이 오염되고, 냄새가 고약한 가스가 새어 나옵니다.
 
사람 3 : 아닙니다. 옛날에는 비록 그랬지만, 오늘날 쓰레기는 아주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새로운 쓰레기 처리 시설을 연구하고 있고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사회자 : 다음으로 넘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쓰레기 ( 사이다 깡통 캔 ) : 혹시 생태 발자국을 아십니까?
 
사람 1 : 드... 들어 보기는 했는데...
 
쓰레기 ( 사이다 깡통 캔 ) : 생태 발자국이란 집의 크기, 먹는 음식, 버린 쓰레기, 이동과 소비에 필요한 에너지를 비롯해 인간의 활동이 지구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토지 면적으러 환산한 것입니다. 지구는 1.8ha까지 감당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것의 2배, 일본은 그것의 4배, 미국은 무려 9배까지나 됩니다. 이러는데 지구가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사람 1, 2, 3 : 아...
 
사회자 : 음... 판결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면 우리 모두 환경을 지킬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아마 지구도 깨끗해질 것입니다. 그럼 이상으로 재판을 마치겠습니다.
 
 
 재판이 끝난 후, 사람들은 쓰레기들에게 사과를 하였다. 쓰레기들도 환하게 웃으며 사람들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어느 따뜻한 가을, 붉게 물든 나무 아래에서는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렸다. 훈훈한 가을 날씨처럼, 사람들과 쓰레기들의 사이도 훈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