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가족] 기소영의 친구들 - 너의 모든 삶이 반짝이길

책을 다 읽은 저희 큰아이에게 "무슨 책이야? 주인공 이름이 기소영이야?"하고 묻자, "아니, 소영이는 죽었어. 친구들의 이야기야"하고 말하는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세월호 사건은 제 마음 한켠에서 여전한 울림을 주는가 봅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그림책을 읽어주었도, 커서는 문고책을 같이 보는 책을 좋아하는 엄마입니다. 창작집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금새 책을 손에 들지 못했습니다. 뜨거운 마음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서요.
슬픔에 대처하는 자세를 누구에게 배운 적이 없습니다. 둘째 아이가 며칠 전에 저에게 편지를 써주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빨리 죽지 말고 나랑 오래 오래 함께 살자." 사랑하는 부모가 나보다 빨리 죽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선 아이들의 행동이라는 걸, 그 나이의 아이들이 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는 걸 알지요. 하지만 예상치 못한 슬픔이, 죽음이 실제로 닥쳤을 때 그 슬픔을 이기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기소영의 친구들]을 읽으며 아이가 그런 슬픔에 직면했을 때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과 또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는 지혜를 배웠으리라 생각됩니다.

"엄마, 소영이는 마음이 참 따뜻했던 아이 같아. 죽어서도 친구들을 모이게 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게 해주잖아. 나도 친구들에게 소영이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내 친구들을 더 사랑할거야."

"그 아이들은 짧은 인생이지만 허투루 살지 않았어. 아직도 이렇게 큰 울림을 주고 있거든. 그러니 다정하고 지혜롭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빛나거라. 너의 빛나는 삶으로 인해 누군가는 따뜻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힘을 얻을 수 있으니.. 네게 슬픔이 찾아오거든 그들로 인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