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어린이 독서감상문 대회 심사평 및 수상자 명단 (2005년)

 
심사평
 
사계절 독서감상문대회 심사를 마치고
 
사계절출판사의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독서감상문대회’ 심사를 앞두고 어떤 독자들이 어떤 글을 보내 올까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독자들의 글을 기다렸습니다. 그 동안 사계절출판사의 독서감상문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는 물론 충청도의 어느 할머니, 전방 부대의 군인 아저씨까지 참 다양한 분들의 글을 만났습니다. 특히 엄마 아빠, 아이들 모두 독서 감상문을 보내 왔던 어느 가족이 기억에 남습니다. 독서감상문대회에 응모하기 위해 책을 읽고 새롭게 발견한 저마다의 삶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커다란 마음의 교감을 느꼈습니다. 

요새 논술 교육이다 뭐다 해서 온 나라가 뱃속 아이에게도 독서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읽기 교육을 시키기보다는 어른들이 책 문화를 만들어 줄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어떻게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지, 책에 있는 어떤 요소가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를 어른들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만입니다. 그건 아이들만의 것이니까요. 

어른들이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을 때 오히려 더 생생한 감상문이 나온다고 봅니다. 이런 대회에서는 1학년 아이들이 상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그 아이들이 그만큼 제도교육의 폐해를 덜 받았다는 뜻입니다. 눈치 보지 않고 제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생생하고 발랄한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올해는 모두 1700여 편의 감상문이 모였는데, 그 중에 본심에 올라온 100여 편을 놓고 다시 수상작을 가려 냈습니다. 
우리 심사위원 세 사람은 다음과 같은 심사 기준을 정해 보았습니다. 

첫째,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았습니다. 
작품을 이해했다면 글의 주제를 관통하는 내용이 감상문 속에 탄탄하게 녹아 있을 수 있거든요. 이번에 『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를 읽고 대상을 받은 김주희 어린이는 1학년 어린이로서는 드물게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자기 나름대로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을 펼쳐가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둘째로는 문장 형식에 맞추어 글을 쓰고 있는지 보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쓴 글을 보면 문장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서부터 번역투 글을 보면서 자라서인지 주어와 술어의 자리를 뒤바꾸어 문장을 쓰는 예가 허다합니다. 문장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의미를 잘못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것 못지않게 문장을 바로 써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우수상을 받은 이지원 어린이는 『노근리, 그 해 여름』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사실 요즘 젊은 어머니들은 전쟁이나 역사, 폭력 등을 다룬 책보다는 밝은 내용이 담긴 책을 보여 주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이런 ‘어두운’ 책을 읽으면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다만 이지원 어린이의 글은 다소 거칠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주제를 정확하게 보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힘이 조금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좋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 훌륭한 글을 쓸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바로 우리들 삶의 이야기인 책의 내용을 우리 현실과 어떻게 연결지어 생각하는지 그 힘을 보았습니다. 
사실 책을 보면서 그건 단지 책에나 있는 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세상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아이들은 좋은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넓혀가고 그것을 실천하면서 세상을 좋은 기운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어른들보다 훨씬 더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전교 모범생』을 읽고 쓴 박가은 어린이의 글은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옛 시인의 말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문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잘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좀더 다듬고 한번 더 생각한다면 훨씬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심사 기준을 가지고 아이들 글과 일반부 글을 놓고 토론한 시간은 우리 심사위원들에게도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아이들 글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어른들이 개입한 듯한 느낌을 주는 글이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심사위원들의 심증이기는 합니다만 관념적인 표현들, 상투적인 글, 개념어가 많이 쓰인 글, 형식에 맞게 쓰려고 애쓴 흔적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글이 되려면 어른이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책 읽는 일은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즐겁고 고독한 여행이면서 그 속에서 보석을 캐는 일입니다. 어른들이 개입하면 할수록 죽은 글이 됩니다. 어른 말투를 쓴다거나, 형식에 맞추려 한다거나 상투성이 짙은 글은 언뜻 보아서는 그럴듯하지만 생명이 없는 글입니다. 자기만의 생각을 자기만의 언어로 생생하고 발랄하게 살아 있는 그대로 쓴 글, 그것이 좋은 글입니다. 

책을 읽어서 깨달은 좋은 생각을 삶에서 실천할 줄 아는 일이야말로 책을 읽는 진정한 의미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이런 생각을 깨닫는 것이 바로 아이들이 좋은 책과 만나야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러한 기준은 일반부 심사에도 똑같이 적용되었습니다. 

제6회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독서감상문대회’에 응모하여 좋은 결과를 얻은 수상자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심사위원 
송언, 조월례, 황선미
 
 
 
수상작 명단
 
어린이부 
 
대상 :
<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
김주희 서울 미동초등학교 1학년
 
우수상 :
<노근리, 그 해 여름> 
이지원 동구초등학교 5학년
<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
강경동 서울 중원초등학교 2학년
<전교 모범생>
박가은 중원초등학교 4학년
 
장려상 :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
정다현 서울 둔촌초등학교 2학년
<너만의 냄새>
김현수 포이초등학교 6학년
<검은섬의 전설>
염승민 부산 화명초등학교 6학년
<사자개 삽살이>
심재윤 태릉초등학교 4학년
<일기 도서관>
민주희 부천 중흥 초등학교 3학년
<사자개 삽사리>
장재성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일기 도서관>
김상진 상당 초등학교 1학년
<이웃집 영환이>
송영록 대구 동노변 초등학교 5학년
<전교모범생>
이윤경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현대삼환아파트
<일기도서관>
이나원 서울 양천구 목6동 신시가지아파트
<사자개 삽사리>
신동항 경북 구미시 옥계초등학교 2학년
<너만의 냄새>
구태형 서울사대부설초등학교 4학년
<나무의사 큰손 할아버지>
김나희 서울 미동초등학교 3학년
<전교 모범생>
양우정 대전동문초등학교 3학년
<전교 모범생>
정혜정 사근초등학교 4학년
<이웃집 영환이>
안혜빈 울산 중앙초등학교 5학년
<이웃집 영환이>
선예은 인천 부평구 삼산동 서해아파트
<노근리 그해 여름>
백소민 부산시 남구 대연3동 삼익그린아파트
<노근리 그해 여름>
김서해 광주학운초등학교 6학년
<전교 모범생>
박한솔 광주남초등학교 3학년
 
 
일반부
 
대상 :
<일기 도서관>
강예진 서울시 중구 신당3동 남산타운아파트
 
우수상 :
<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
김선정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청학주공아파트
<노근리 그 해 여름>
김요섭 대전 중앙 고등학교 1학년 3반 대전 중구 중촌동 금성백조 아파트
 
장려상 :
<전교 모범생>
장혜미
<노근리 그 해 여름>
정소희 전주 서곡중학교 3학년
<전교 모범생>
최은지 현대 청운중학교 1학년
<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
이지윤 서울 혜성여자고등학교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
은용진 서울 잠신고등학교 2학년
<노근리 그 해 여름>
전혜영 충남여자중학교 2학년
<검은섬의 전설>
최현지 경주여자중학교 1학년
<너만의 냄새>
최찬란 서울시 송파구 삼전동
<전교 모범생>
방희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노근리 그해 여름>
오효정 부산국제고등학교 3학년 부산시 동래구 안락2동 에스케이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