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시합 - 『오줌 멀리 싸기 시합』을 읽고 : 김민지

제1회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김민지


 
개구쟁이 내 친구 영재에게
 
안녕? 나 민지야. 방학이라 너를 보기 힘드네. 잘 지내고 있니?

너 『오줌 멀리 싸기 시합』이라는 책 읽어 봤어? 안 읽어 봤으면 꼭 한 번 읽어 봐. 엄마와 서점에 갔다가 표지 그림과 제목을 보고 우스워서 샀는데 읽어 보니 정말 재미있었어. 남자 아이들이 양지뜸과 음지뜸 사이의 은행나무에서 누가 더 멀리 오줌을 싸는지 시합을 해. 이기면 상품도 주고. 오줌 장군이라는 근사한 이름도 갖게 된단다. 그림에서 남자 아이들이 오줌 누는 모습을 보았는데 폼 잡는 것이 우습고 재미있었어. 나는 여자라서 남자 아이들처럼 오줌 멀리 싸기 시합을 할 수 없는 게 아쉬웠지. 그런 멋진 경험을 해 볼 수 없어 은근히 남자인 네가 부럽기도 했어. 여자들은 오줌 많이 싸기 시합을 하면 될 것 같지 않니?

 
히히, 생각만 해도 몸이 근질거리네. 너는 오줌 멀리 싸기 시합 해 봤니? 부끄러워서 안 하지? 우리 아빠는 옛날 어릴 적에 시골에서 살았는데 오줌 멀리 싸기 시합을 해 보았대. 우리 아빠는 냇물 넘겨 오줌 싸기 시합을 했는데 상품은 없고, 재미로 했다더라. 그런 아빠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재미있어서 웃음이 나와. 아이들이 오줌을 멀리 싸려고 여러 방법을 생각해 내고, 연습도 하는 모습을 읽을 때는 우스워서 배꼽이 빠질 지경이었어. 수박을 잔뜩 먹어 올챙이처럼 볼록해진 배를 상상해 봐. 생각만 해도 우습지 않니? 너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오줌 멀리 싸기 시합을 하고 싶을 거야. 남자 아이들이 양지뜸의 갑모 편과 음지뜸의 도채 편으로 나누어서 서로 싸움을 할 때는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함께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면 좋을 텐데 서로 잘난 척하는 아이들이 참 어리석어 보였지. 하지만 나중에 서로를 이해하고 상품으로 받은 야구방망이와 야구장갑으로 어울려 야구를 할 때의 모습은 참 정겨워 보였어. 너는 친구들과 물건 때문에 싸운 적은 없었니? 나는 그런 적이 있어. 다른 아이들이 물건 가져오면 신기해서 막 만져 보면서도 내 것은 못 만지게 해서 서로 싸운 적이 있었지.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런 행동한 것을 후회했어.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고 행동한다면 친구와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 컴퓨터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책이니 꼭 읽어 봐. 알았지?
 
2001년 1월 17일 
처음으로 남자가 부러워진 민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