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 류인주

2011 1318독후활동대회 글쓰기 부문 우수상
서울 자양중학교 3학년 류인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독재자들이다. 역사 속, 심지어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독재자들은 잠깐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람들을 부릴 수 있어도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하늘이 벌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벌을 준다. 독재자를 따르는 듯이 보였던 사람들이 주는 벌을 받으며 독재자는 최후를 맞게 된다. 

독재자란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판단하여 처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 세상에 독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주변 사람들의 충고, 조언,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얻은 경험 등을 통해 다른 이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모두 무시한 채 살아가면 모든 것을 얻은 것 같더라도 주변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어리석은 사람이 가족에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독재자들이 사회 구성원을 억압하듯 가족 속 독재자도 다른 가족을 억압한다. 『오이대왕』 속 볼프강의 가족처럼 겉으론 행복해 보여도 속은 이미 상처가 덧나 버린 가족이 있다. 가족은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말처럼, 그 속에서의 독재는 우리 사회에서의 독재와 비슷하다. 그들은 아무도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힘겹게 살아간다. 심지어 그들은 자신들이 행복하다 생각하며 누군가가 터트려 주기 전에는 깨닫지 못한다. 

볼프강 가족도 독재자에게 거슬리는 행동은 하지 않으며 겉으로 보이는 행복만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그들은 오이 하나를 발견한다. 이 오이는 볼프강 가족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준다. 오이는 쿠미-오리 2세 대왕이다. 그는 독재자이다. 자신의 권력을 휘두르며 백성들 쿠미-오리들을 권력으로 다스린다. 그런 그가 가족을 마음대로 다스리는 볼프강 아버지 앞에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볼프강의 아버지는 자신의 말만 따르는 가족을 당연시 여기며 이걸 행복이라 여긴다. 다른 가족 구성원의 의견은 듣지 않으며 소통의 문을 닫아 버린다. 가족이란 끊임없이 소통하며 서로를 존중해 주는 존재이다. 그러나 볼프강의 아버지는 가족이 자신이 지배해야 하는 사람들로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볼프강의 가족들은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 대화가 단절되고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한 집안에서 사는 친숙한 사이일 서로를 신뢰하거나 마음을 열지는 않는다. 불만이 있더라도 압력 밥솥처럼 꾹꾹 담아 놓기만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꾹꾹 참으며 살아온 것이다. 이런 가족에게 ‘오이대왕’은 큰 전환점이 된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이해하고 격려하지 못한 가족에게 자신들의 문제점을 알게 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는 이렇게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선 안 된다. 누군가 압력 밥솥의 김을 빼 주듯 외부의 힘을 빌리는 대신 내부에서 스스로 현실을 인지하고 바꿔 나가야 한다. 오이대왕이 가족의 문제점을 깨닫게 해 주기는 했지만 그는 볼프강 가족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그 전에 가족의 소통의 뿌리가 단단했다면 오이대왕처럼 가족의 불화를 조장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 단단한 뿌리가 쉽게 부서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아픔을 공유하면서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가족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비단 볼프강 가족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 가부장적인 가족을 비롯해 이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힘 있는 사람이 약한 사람을 상대로 힘을 휘둘러서도 안 되고, 권력에 복종하면서 서로를 향한 관심과 소통을 놓쳐서도 안 된다. 힘 있는 사람들은 사람을 이끄는 것이란 서로 소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 이끄는 사람들을 ‘가족처럼’ 대해야 한다. 이것은 가족원들도 명심해야 한다. 서로를 ‘가족처럼’ 대해 주며 소통해 나가야 이런 독재도 없어질 것이다. 

다행히 요즘 세상이 변해 가고 있다. SNS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이 사회를 바꾸어 나가고 대항한다. 그동안 눌러 왔던 우리들의 불만을 우리 스스로 터트리며 많은 걸 배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서로 ‘가족처럼’ 대해 주면서 우리 사회의 쿠미-오리 대왕이나 볼프강 가족이 변화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