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l 살아있는 벽화,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에 대해 : 구성모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1 / 개인 부문 특별상
청원석성초등학교 3학년 구성모

 

620년 10월 7일

오늘은 그림공방에 일을 도우러 가는 날이다. 가보니 아빠와 아저씨들이 그림을 그리는 데 한창이었다. 아빠는 그림의 밑그림을 그리고 계셨다. 아빠와 함께 그림을 그리시는 아저씨들은 색칠을 하려고 하시는지 나보고 물감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아빠가 다 그린 밑그림을 보니 너무나 잘 그려서 입이 떠억 벌어졌다. 바로 엊그제 아빠와 삼촌들이 사냥했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신 것이다.

나는 그날 아빠와 삼촌들이 사냥하는 것을 구경했다. 아빠는 꼭 활로 사슴을 잡겠다고 집을 나설 때 약속을 하셨고, 사슴을 잡으셨다. 사냥할 때 말을 타고 활을 쏘던 아빠의 모습과 삼촌들의 모습이 그림 속에 고스란히 그려져 있었다. 활을 피하기 위해서 숲 속을 이리저리 놀란 눈으로 뛰어다니던 사슴들도 그 날 내가 보았던 모습과 똑같았다. 아빠가 사슴을 잡는 사이에 큰 삼촌을 숲 속에서 호랑이를 잡겠다고 큰 함성을 지르면서 활을 겨누셨다. 난 큰 삼촌이 다치지 않을까 너무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호랑이가 놀라 도망가는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안타깝게도 호랑이를 잡지는 못했지만 호랑이도 겁내지 않고 사냥하는 큰 삼촌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나도 꼭 다음에는 함께 사냥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고 아빠에게 졸랐다. 아! 꼭 호랑이를 잡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엊그제 사냥한 일을 잠깐 생각하던 사이에 아빠와 아저씨들이 밑그림에 색칠을 하고 계셨다. 색칠을 어찌나 잘 하시던지 엊그제의 일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보는 것 같았다. 귀신이 봐도 탐에 나서 그림을 훔쳐갈 것 같았다.

가만 보다보니 말꼬리 부분 중에 잘못 그린 데가 있어서 아저씨께 알려 주었더니 내일 수정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내일 또 벽화 구경을 하러 오고 싶지만, 경당을 가야하기 때문에 안 된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아빠가 벽화가 다 완성되면 꼭 다시 보여주신다고 하셨다. 그 날을 기대해야겠다.
 
 
※참고자료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