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꿈 - 『야생동물 구조대』를 읽고 : 정희원

제2회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정희원

 
 
아빠, 저 희원이에요. 아빠를 뵙고 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빠께서 사주신 이 책은 고속버스 속에서 다 읽어버렸어요. 다른 때 같으면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곤 했을 텐데 . 책을 펴자마자 펼쳐진 솔티마을의 모습을 보고는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답니다. 겹겹이 둘러 쌓인 산 속에 둥지처럼 펼쳐진 마을.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늘어선 전봇대, 그 옆으로 자리잡고 있는 작은 집들, 멀리서도 보이는 키가 큰 미루나무 . 언제나 마음 속으로만 그려왔던 시골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또 아빠에게 다녀갈 때 가끔씩 차창 밖으로 스쳐 가는 낯익은 모습이기도 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외딴 솔티마을에 살면서, 서울로 전학간 동이를 부러워하는 산이는 저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랍니다. 솔티마을에서 사는 것을 갑갑해 하는 산이와는 반대로 유난히 동물들을 사랑하는 산이의 동생 미단이, 농사짓는 일이 힘들지만 꿋꿋하게 생활을 지켜 나가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이에 맞지 않게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구만이 아저씨 . 아빠, 저는 산이가 솔티마을에서 사는 것을 갑갑해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저의 이런 생각은 책장을 넘길수록 조금씩 바뀌어갔어요. 산이는 숲 속에서 올무에 걸린 골칫덩이 고라니를 발견하고 구만이 아저씨의 도움으로 집으로 데려와 야생동물 구조대인 속이 대원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답니다. 갑자기 내린 눈 때문에 솔티마을에 머물게 된 석이 대원 아저씨가 들려주는 야생동물 구조대에 대한 이야기들은 지금까지 제가 모르고 있던 이야기들이었어요.
 
아빠, 저는 석이 대원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저도 산이네 집 사랑방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답니다. 그래서 산이처럼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어요.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자꾸만 석이 대원 아저씨나 산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그 동안 저는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사는 야생동물이 무엇이 있는지 조차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그런 무관심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점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이익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힘든 상황 속에서 야생동물들을 자기의 자식처럼 생각하고 돌보아주는 구조대원들이 정말 훌륭한 분들인 것 같아요.
 
아빠, 구만이 아저씨를 대장으로 산이를 비롯한 모든 아이들이 솔티마을에 야생동물 구조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흐뭇해졌답니다. 물론 산이가 서울에 가는 것보다 솔티마을에서 야생동물 구조대 활동을 하기로 한 것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그런 산이가 부럽기도 했어요. 아빠, 앞으로는 제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어요. 제가 사는 곳에는 야생동물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가져야겠고요. 우리들이 야생동물에 대해 조금씩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고라니며 물개 같은 동물들이 올무나 덫에 걸려 목숨을 잃는 일도 없을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니 책의 마지막 장에 그려진 숲 속에서 풀을 뜯고 있는 고라니들의 모습이 정답게 보였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야생동물 구조대원들에게 우리들 모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뜨거운 박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