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l 서동이 부른 노래 : 윤지원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1 / 개인 부문 장려상
도장초등학교 3학년 윤지원
 
 
 
597년 6월 21일 
며칠 동안 궁궐 안에선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궁녀들도 신하들도 나만 보면 피해 도망갔다. 그러면서도 수군수군거리는 소리는 계속되었다.
나는 궁녀에게 물었다.
 “궁궐에 무슨 일이 있느냐? 왜 다들 나만 보면 피해 다니면서 수군거리는지 말하거라.”
그러나 궁녀는 무척 난처하다는 듯이 말을 못하고 주저하였다. 내가 다시 다그치자 궁녀는 벌벌 떨며 말하기 시작했다.
 “공주 마마! 노여워하지 마세요. 너무 이상한 소문이 돌아서… 이 사실을 전하와 왕비마마께서 아시면 공주님이 어떻게 될지 무섭습니다.”
 “도대체 무슨 소문이길래 그러느냐!”
 “예 몇 달 전부터 서라벌 아이들이 이상한 노리를 부르고 다닌다고 합니다. 그 노래는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서동 서방을/ 밤이면 몰래 안고 간다네’라고 말이죠.”
나는 그 말을 듣고 기절할 뻔했다. 심장이 뛰고,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너무나 흉측한 노래여서 아바마마께서 아시면 당장 난 쫓겨나야 할 것이다. 서동이라는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나는 궁궐 밖에도 나가 본 적이 없는데 언제 남몰래 시집을 갔다고 하는가? 무섭다. 이 소문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잠이 오지 않는다.
 
597년 6월 28일
날마다 조마조마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여전히 소문은 더 퍼져서 서라벌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이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드디어 아바마마께서 부르셨다.
 “너도 이 노래를 들었느냐? 그게 사실이란 말이냐”
나는 아니라고 대답하였지만, 아바마마는 너무 노하셔서 내 이야기는 듣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바마마는 나를 믿는다고 하였다. 하지만 신하들이 하나 같이 내가 행동을 잘못했으니 귀양을 보내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나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귀양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렇게 억울한 일이 어디 있을까? 나는 너무 슬퍼서 나를 따라온 유모와 궁녀와 함께 엉엉 울었다.
 
597년 7월 1일
오늘도 쓸쓴하게 유배지로 떠나고 있는데 이상한 남자가 나타났다.
 “제가 공부 마마를 유배지까지 모시고 가겠습니다.”
라며 말고삐를 잡고 우리를 이끌었다. 그의 늠름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리고는 마음이 든든해졌다. 저 사람이 하라는 대로 따라 하면 왠지 걱정이 하나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이 좋아졌다.
먹구름만 끼었던 마음이 조금 햇빛이 든 것 같은 날이다.
 
597년 10월 1일
그 남자가 드디어 자기의 신분을 밝혔다. 그 이상한 노래는 자기가 지은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서동이라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기는 곧 백제의 왕이 될 사람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함께 백제로 도망가자고 했다.
나는 이미 그 사람이 좋아졌기 때문에 서동이 하자는 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젠 걱정도 무서움도 없어졌다. 그가 왕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왕이 된다면 나도 힘써서 그를 도와야겠다.
그 이상한 노래가 지금은 고맙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