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사계절문학상 심사평

1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홍명진, 「우주 비행」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하였고, 작품은 2012년 8월 사계절1318문고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사계절문학상에 응모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10회 사계절문학상 본심 심사평
올해는 사계절문학상이 10회를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다. 심사를 하면서도 ‘십대들에게 자양분이 될 수 있’고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물줄기와 같은 창작 정신을 북돋우고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을 발굴’해야 한다는 사계절문학상의 취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열과 성을 다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창작자들의 오랜 인고의 결과물인 작품들을 심사대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는 것은 참으로 곤혹스런 일이다. 그나마 안심이 되는 것은 심사위원들도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들이므로 응모자들의 간절함을 심장으로부터 십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여덟 편이었다. 『자그맣고 둥글고 삐죽삐죽한』은 장애인들을 아프게 하는 여러 가지 환경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정신으로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반복이 심한 산만한 구성이 서사의 맥을 흐려놓았다. 『박각시 오는 저녁』은 곤충 채집이라는 흥미로운 활동과 개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워 흥미를 유발했으나 지나친 설명이 서사의 맥을 끊어서 가독성을 떨어뜨렸다. 『블랙 보이』는 장애를 가진 두 소년의 우정을 그린 매력 있는 작품이었지만, 이야기의 일관성이 부족했고 구성이 평이해 그들의 삶을 단순히 보여 주는 데 그치고 말았다. 『소시 짱』은 가난을 소재로 시작된 이야기가 여러 인물들의 등장으로 에피소드가 중첩되면서 작품의 주제가 나뉘어져서 하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깊이 있게 형상화하는 데 실패하였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은 개성 있는 인물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주인공을 이끌던 만두 언니의 정체가 모호하고 기왕의 사건 진행이 예견되는 스토리를 뛰어 넘지 못했다. 『나비, 사막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사건의 구성과 장치, 주인공의 심리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그러나 소년이 가는 목적지, 단 며칠간의 고뇌를 통한 오랜 아픔과의 극적인 화해 등이 작위적이어서 개연성이 부족하였다. 『자뻑대장의 고군분투기』는 축산과학고에 다니는 아이들의 건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들의 내면적 사고와 갈등을 나타내는 데 부족한 면이 있었다. 『우주 비행』은 탈북 청소년이 한국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내면적 심리 묘사를 탄력 있는 문장으로 섬세하게 그렸다. 그러나 무거운 주제를 1인칭 시점으로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고 결말 처리가 미진하였다.
원고는 원고다! 심사위원들이 작품들을 한차례 짚어본 후 모은 생각이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원고는 여러 가지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글 만지는 솜씨에 그 가능성이 있다는 데 힘을 실었다. 심사는 난항을 거듭하면서 작품을 좁혀 나갔고, 결국 최종 남은 작품이 『우주 비행』이었다. 이 작품 또한 위에서 밝힌 것처럼 결점이 있었지만 능숙하게 문장을 만지는 솜씨와 세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작가적 관찰력에 후한 점수를 주면서 그 능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작품을 응모한 모든 분들의 노고와 수고에 진심으로 위로와 감사를 전하며 수상자에게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