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벽란도 구경 : 오소정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개인 부문 장려상
포천추산초등학교 6학년 오소정
 
 
 
 
오늘은 아버지를 졸라서 벽란도로 구경을 갔다. 벽란도에는 대식국 사람들(대식국: 아라비아를 일컫는 말)도 많이 온다고 하는데 빨리 구경하러 가 보고 싶다. 대식국 사람들은 눈이 도깨비처럼 파랗다는데 정말일까? 빨리 구경하러 가고 싶다. 

우리 집은 강화도라서 벽란도로 가려면 배를 타고 가야했다. 뱃멀미 때문에 약간 메스껍기는 했지만, 벽란도를 구경하기 위해서 참았다. 항구로 내려서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오씨! 잘 지냈나?”

저번에 한 번 우리 집에 오셨던 배씨 아저씨다. 나는 그냥 아저씨라고 부르는데, 아저씨는 주로 송나라 상인들에게 나전칠기를 파는 일을 한다.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네.”

아버지께서 대답하셨다. 그런데 나는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 벽란‘도’라고 해서 섬 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이다.
 
 

“아버지, 벽란도는 섬이 아닌데 왜 벽란도라고 하죠?” 

아버지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하셨다. 

“소정아, 벽란도의 ‘도’는 ‘섬 도’자가 아니라, 배가 드나드는 나루라는 뜻이란다. 그리고 벽란도는 포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루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랬다.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것을 보니,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문방구를 파신다. 덕분에 나는 아버지께 글을 조금 배워 장부를 작성하는 일을 도울 수 있었다. 아버지랑 내가 가져온 물건들을 전부 팔자 나는 본격적인 벽란도 구경에 나섰다. 대식국 상인들은 우리나라 물건을 보면서 “코레, 코레”라고 했다. 

“아버지, 저 사람이 뭐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자 아버지께서 대답하셨다.

“아마도 고려를 그렇게 부르는 것 같구나. 밖에서는 코리아라고 부르는 것 같더구나.”

아버지께서는 오늘 장부정리를 아주 잘 해줬다며 예쁜 꽃모양 머리장식을 사주셨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내일이 팔관회니까 이 머리장식을 달고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