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육아_ 아이에게 상상 친구가 생겼어요



6세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얼마전부터 자꾸 혼잣말을 해요. 옆에 누가 있는 것처럼 뭘 먹여 주거나 입혀 주는 시늉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물어보면 친구라고만 하고 자세히 이야기해 주지 않아요. 외동이라 외로워서 그런 걸까요? 이대로 지켜봐도 될지 걱정입니다.
아이에게 상상 친구가 생겼군요! 상상 속의 친구와 대화하고, 놀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만 3~10세 아이들의 65%가 상상 친구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발달 과정의 일부라고 봐도 될 텐데요. 이 사실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혼잣말하는 아이를 처음 보게 되면 놀라고 걱정스러운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상상 친구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랍니다. 아이의 고민과 걱정을 들어 주고, 같이 놀아 주고, 아이를 대신해 상상 속에서 벌을 받기도 하죠. 아이가 필요에 의해 만들어 낸, 가장 솔직한 마음이 투사된 존재인 셈입니다. 
 
 
상상 친구는 대개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 사이에 나타났다가 고학년 무렵에 사라집니다. 상상 친구와의 이별이 아이에게는 곧 '성장'을 의미하지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상상 친구 빙봉이 주인공 라일리를 위해 잊혀짐을 선택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아이가 상상 친구에 대해 숨기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면, 자연스럽게 상상 친구 이야기를 꺼내 보세요. 상상 친구가 나오는 그림책이나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은 맥 바넷의 <레오, 나의 유령 친구>와 존 버닝햄의 <알도>, 앤서니 브라운의 <잘 가, 나의 비밀 친구> 입니다. 세 권 다 '상상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다루는 방식이나 메시지, 스타일은 뚜렷하게 다르답니다. 아이와 함께 이 세 권의 그림책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되겠죠?
 
 
 
*******************************************************************
 
작가
맥 바넷
출판
사계절
발매
2016.02.29.
 
 
상상력 넘치는 소녀 제인은 어느 날 자신 앞에 나타난 유령 레오를 상상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안 보이고 자신에게만 보이기 때문이죠. 한편 레오는 자신이 유령인 것을 알면 제인이 무서워 할까 봐 쉽게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는데... 이 둘의 우정은 어떻게 될까요? 상상 친구를 소재로 서로 다른 존재의 우정을 그린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상상 친구가 '진짜 친구'가 되었을 때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비밀)
 
 
작가
존 버닝햄
출판
시공주니어
발매
1996.07.15.
 
 
소녀에게는 자신만 아는 친구가 있습니다. 줄무늬 목도리를 두른 토끼 알도. 알도는 소녀를 근사한 곳으로 데려가 주고, 재미있는 놀이를 같이 하고, 소녀가 힘들 때면 나타나 도와줍니다. 알도는 언제나 소녀와 함께할 거예요. 외로운 현실에서 상상 친구를 통해 위로 받고, 조금씩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 아이들뿐 아니라 그림책을 아끼는 성인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존 버닝햄의 대표작. 
 
 
작가
그웬 스트라우스
출판
웅진주니어
발매
2007.07.06.
 
 
 
사람들과는 통 말을 하지 않고, 자신만 아는 상상 친구(비밀 친구)와 소통하던 에릭. 어느 날 마샤라는 소녀를 만나 친구가 되고,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지만... 정작 에릭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비밀 친구는 진짜 친구가 생기자 사라져 버립니다. 상상 친구와의 작별이 곧 성장을 의미한다는 걸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