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왜군, 덤벼랏! : 김유진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개인 부문 장려상
중동초등학교 4학년 김유진
 
 
 
왜군, 덤벼랏! (1593년 2월 12일)
 
오늘 새벽 6시쯤 우리 동네에 큰 일이 났어. 소문으로만 듣던 왜군이 쳐들어왔거든. 그것도 3만 명이나 되는 엄청난 숫자였어. 하지만 우리 군사를 겨우 2천명 밖에 되지 않았어. 

처음에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몰려오는 왜군이 무서웠어. 어머니한테 안겨서 엉엉 울기만 했지. 하지만 싸울 준비를 하던 아버지가 우리에게는 권율 장군이 있으니 걱정 없다고 말씀 하셨어. 권율 장군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조금 놓였어. 평소 밥을 먹을 때마다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자주 말씀하셨거든. 우는 나를 달래주던 아버지는 서둘러 옷을 입고 성으로 달려가셨어. 우리 아버지도 성을 지키는 군사셨거든. 나와 어머니는 아버지가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라며 대문 밖까지 따라 나갔어. 

그런데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성으로 달려가는 게 아니겠어? 왜군을 이기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며 말이야. 나도 돕고 싶다고 어머니를 졸랐어.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셨어. 하지만 결국 어머니와 함께 성으로 가게 되었지. 나무막대기를 하나씩 들고서 말이야. 

성에 도착해 힘들게 아버지를 만났어. 돕겠다고 온 나와 어머니를 보시고 처음에는 걱정하셨어. 하지만 내가 씩씩하게 싸울 수 있다고 하자 조심하라고 말씀하셨지.

권율 장군은 왜군을 막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씀하셨어. 우리가 힘을 모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으니 힘을 내자고 말이야. 그 이야기를 들은 동네 사람들은 부지런히 화살과 돌을 나르며 싸울 준비를 시작했어. 그 전부터 권율 장군은 왜군이 쳐들어올지 모른다며 성 주변에 나무로 보호막을 치게 하셨어. 튼튼한 나무가 성을 막아준 덕분에 왜군이 쉽게 물리칠 수 있었어. 우리 병사들이 쏜 화살과 화포에 왜군은 성을 오르다 떨어졌어. 왜군은 조총을 쏘기도 하고, 성에 불을 지르기도 했지. 하지만 우리가 공격을 시작하자 다시 도망쳤어. 여자들도 치마에 돌을 날아와 병사들의 싸움을 도왔어. 나도 어머니 옆에서 열심히 돌을 날랐어. 온 동네 사람들과 병사들이 힘을 합쳐 왜군에게 돌을 던졌어. 화살도 쏘고, 재주머니를 터뜨리기도 했어. 싸움은 해가 질 때까지 계속 되었어. 왜군은 돌과 화살에 맞아 쓰러졌지. 재주머니 때문에 눈도 뜨지 못했어. 결국 왜군은 엄청난 시체를 남기고 도망치기 시작했어. 저만큼 달아난 왜군을 보고 동네 사람들은 우리가 이겼다며 기뻐했어. 

싸움에서 이긴 권율 장군은 모두 열심히 싸웠다며 마을 사람들을 칭찬하셨어. 무서움을 참고 부지런히 돌을 날아온 여자들도 멋졌다고 하셨어. 아마 왜군이 한국 여자들이 얼마나 힘이 센지 알았을 거라면서 웃으셨어. 온몸과 얼굴은 흙으로 지저분했지만 우리 마을을 지켰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어. 

그날 이후로 마을 사람들은 앞치마를 ‘행주치마’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행주치마라는 말을 들으면 모두가 한 마음으로 나라를 지키던 그 날이 떠올라. 글서 기분이 참 좋아. 내가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용감한 장군이 된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