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기 2012 l 아버지가 못다 이루신 꿈 : 이예나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 2012 / 개인 부문 장려상
서울탑산초등학교 5학년 이예나

 
 
“얘야,이 아비가 우리 가족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하고 올테니 마지막으로 우리 아들한테 큰절 한번 받아 볼까나?“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도대체 무슨 훌륭한 일을 하고 오신다는 것인지 몰랐다.나는 영문을 몰랐지만 그냥 큰절을 올렸다.

이 때,주인님이 마당으로 나오시자 아버지는 나뭇짐을 질 지게를 메고 휑하니 나가셨다.허리가 구부정해진 아버지의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며칠 전 덕수가 하던 말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너희 아버지가 몰래 주인님을 죽이고 노비 문서를 찢어 버리신대.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라고 말하였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나 보다.과연 우리 같은 천한 노비들에게 그런 날이 오기나 할까?

나는 지금이라도 당장 아버지를 쫓아가고 싶었지만,그럴 수 없었다.마당에 서 계신 주인님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눈에 걸렸기 때문이다.우리 주인님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을 가진 최충헌 어른이시다.주인님은 고려에서 제일가는 임금님보다 더 높은 권력을 가진 분이시다.혹시라도 주인님이 아버지의 일을 눈치채신다면 모든 일은 허사가 되어 버릴 것이다.

저녁 늦게,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한 노비가 아버지의 소식을 들려주었다.순정이란 노비가 배신을 하여 화가 난 장군들이 아버지를 비롯한 모든 노비들을 잔인하게 죽였다고 하였다.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께서는 땅을 치며 통곡하셨다.이제 우리 가족은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다.

골방에 숨어 있던 덕수와 나는 울음을 참으면서 손가락을 걸고 맹세하였다.우리 아버지 만적이 못다 이루신 꿈을 이룰 날이 있으리.언젠가 노비 문서를 찢을 날이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