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몬스터 차일드> 김지인 화가


제1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4
『몬스터 차일드』
이재문 글|김지인 그림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첫 번째 수상작인 『몬스터 차일드』는 강렬한 이미지로 먼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의미심장하게 웃음 짓는 아이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표지를 펼쳐 보면, 독자들은 주인공인 하늬가 그 당당한 웃음을 짓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만날 수 있다.
김지인 작가의 일러스트는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인다. 다음에 일어날 일이 궁금해 책장을 넘기게 하기도 하고,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 왠지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그림도 있다.
 
놀랍게도 『몬스터 차일드』는 김지인 작가가 표지와 본문을 그린 첫 번째 책이다. 김지인 작가는 어떻게 『몬스터 차일드』를 만나게 되었을까? 독자들을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데려가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Q. 독자님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몬스터 차일드 독자 여러분.
<몬스터 차일드> 속 그림을 그린 김지인입니다. 반갑습니다
 


Q. <몬스터 차일드>는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첫 번째 수상작입니다. 작품 청탁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굉장히 놀랐고 설렜어요. 출판사 첫 어린이문학 대상 수상작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이야기를 담은 한 두 장의 그림을 SNS에 올리긴 했지만 책 한 권에 여러 그림이 들어가는 작업을 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또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기회가 왔다, 열심히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Q. 이 작품 맡아야겠다고 결심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좋아하는 책들을 펴냈던 출판사에서, 첫 대상 수상작에, 보내주신 작품의 내용과 설정이. 그 모든 요소가 저를 저절로 ‘맡겨주세요!’ 하고 말하게 만들었고 바로 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편집자님께서 그동안 저의 그림들을 봐오셨는데 제 그림 분위기와 잘 맞는 것 같아 의뢰를 드린다 라고 하셨던 것도 설레게 한 큰 이유였네요.
 


Q. 이제까지는 어떤 작업을 주로 하셨어요? 원래는 애니메이션을 공부하셨어요. 영상이나 다른 이미지 작업과 책 작업은 어떻게 다른가요?
 
애니메이션과에 들어가서 애니도 몇 편 만들고 일러스트 작업, 이번에 책 작업까지 해보니 제작 방식과 시간, 이것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점들을 제외하고는 ‘하고 싶은 말을 나만의 방식으로 이야기 한다’는 건 똑같은 것 같아요. 결국은 하고 싶은 얘기가 있기 때문에 영상이든 그림이든 책이든 만들고 싶은 거니까. 그리고 그런 점 덕분에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제 표현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Q. <몬스터 차일드>는 표지부터 본문 그림까지, 무엇보다도 강렬한 캐릭터들이 눈에 띄어요. 각 인물들 캐릭터는 어떻게 구현하셨나요? 특별히 담고 싶으셨던 이미지 같은 것이 있을까요?
 
캐릭터들에게 제 취향을 많이 담았어요. 인상 깊었던 영화 속 어린이 이미지를 떠올려 보기도 하고. 지금의 캐릭터가 정해지기 전 하늬와 나루는 다른 버전이 몇 개 더 있었어요. 디자이너님, 편집자님께서 글 속 아이들과 잘 맞는 캐릭터들을 선택 해주셨고 그 후에는 계속 그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장면을 그렸던 것 같아요.
 


Q.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시는 장면이나 신경 쓰신 장면이 있을까요?
 
몬스터 차일드가 된 아이들이 모두 모이는 장면이요! 파란 배경의 그림인데 콘티 단계에서 어떻게 표현할까 가장 고민이 많았거든요. 콘티를 짜고 난 후 제일 재밌게 그렸던 기억이 나요.
 

Q. 그리시면서 가장 어려우셨던 점은 무엇이었어요?
 
극복이 되었으니... 하는 말이라면 제가 작업 초반에 어떤 꽉 막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어린이책이라면 이해하기 쉽게 무조건 글 속 상황을 있는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해야 해’ 같은... 글과 따로 노는 그림을 부탁하신 건 아니지만 저의 그림에 분명한 장점과 분위기가 있고 그 부분이 담겼음 해서 의뢰를 주신 건데 제가 너무 제 그림이 아닌 것 같은, 어색한 그림만 그리고 있는 거 에요. 그래서 미팅을 한 후 제가 그동안 그려왔던 걸 쭉 봤어요. 그리고 힘 빼고 마음 편하게 그려서 다시 보여드렸더니 정말 좋아해주시는 거 에요. 성장한 기분이었어요 글의 재미와 친절함은 글 작가님께서 다 하고 계시니까 나는 나만의 그림을 그리자! 이렇게.
 


Q.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셨어요? 언제 그림을 진로로 정하셨나요?
 
창작과 관련한 큰 줄기는 그대로였어요. 화가-만화가-애니메이터-영화연출감독 이런 식으로 휙 휙 바뀌긴 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 캐릭터들도 많아서 그런지 이야기 짜는 걸 좋아했고 그림 그리는 건 거기에 자연스럽게 따라왔던 것 같아요. 특별한 일 혹은 감정을 느꼈던 날이면 꼭 그림일기나 단편 만화를 그렸거든요.
그게 쌓이다 보니 진로가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갔네요.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셨고요.
 

Q. 그림 그리시는 방식, 작업 방식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독자님들이 많아요.
 
‘이런 이미지 그리고 싶다’, ‘이 이야기 재밌겠는데?’ 하는 건 무조건 메모장에 적어놔요. 적어놓고 까먹거나 ‘왜 이걸 그리고 싶었지?’ 하면서 삭제한 것들도 있지만 무조건 적어 놔요.
그러다가 그릴 수 있는 기회가 오면 바로 그려 버려요.
수작업을 하다가 요즘은 디지털 작업을 주로 하고 있어요. 액정 타블렛, 아이패드를 넘나들면서 그리고 있습니다.
 


Q. 가장 좋아하시는 작가나 화가, 영화감독, 음악가... 선생님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가는 누구인가요?
 
너무 많고 그 때 그 때 달라서 한 명을 고르기가 힘들어요. 누구 한 명은 어렵고 유형을 뽑자면 예전부터 ‘묵묵히 자기 일 하는 사람’이 제일 존경스럽고 저를 실질적으로 다잡아 주는 것 같아요. 창작하면서 제 얘기를 할 때 재미없다고, 취향이 아니라고 남들이 안 들어줄 수도 있거든요. 다양한 취향과 평가가 있는 세상 속에서 당연한 건데 상처 받고 펜 들기가 무서워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 그런 분들을 보면 마음을 다잡게 돼요. 그래 내 얘기 하자. 그냥 하자. 하면서.
 


Q. 앞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요?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해서 도움이 되는 말을 딱 드릴 수 있나 고민은 되는데 즐겁게 마음껏 그렸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캐릭터도 좋고 친구도 좋고 사건도 좋으니까 본인이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마구 마구 자유롭게 그리면 좋겠어요. 그 순간순간이 세계관 확장에 저라는 고유의 사람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곧 엄청난 도움이 될 거고요.
 


Q. 앞으로의 작업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은 만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위에 말씀 드린 어릴 적 진로를 고민했던 흔적들이 그저 흔적이 아니라 지금 도장 깨기를 하듯이 하나하나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해요. 할 얘기도 많겠다, 그걸 표현할 정도로 그림은 그릴 수 있겠다 까짓 거 해보지 뭐 하고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을 보셨던 독자분들이 아예 생각지 못했던 창작물에서 제 이름을 발견하는 현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해요. 그 때 취향은 아니더라도 한 번 기억 해주신다면 감사 하겠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 해 나갈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