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심과 다이아몬드 사이, 열일곱 살 : 김예진

2011 1318독후활동대회 글쓰기 부문 우수상
전남 화순북면중학교 2학년 김예진

 

누구나 이 책을 처음 본다면 아마 이상한 상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설령 그런 생각이 들지 않더라도, 이 책은 제목 그 자체만으로도 눈에 튄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의 지은이는 머리가 잘 굴러 가는 사람 같다. 제목으로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으니, 존경합니다, 김해원 작가님.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송일호는 열일곱 살이 되어 오정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오정고등학교는 두발 규제가 엄격하다 못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나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태성 이발소를 하시는 할아버지 때문에 우리의 주인공 씨는 항상 머리를 짧게 하고 다녀서 고등학교에 들어와 만난 한 아이(야자는 선택 사항이라며 하지 않아 선생님들에게 단단히 찍힌) 문제헌에게 ‘모범 일호’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나 같아도 그런 별명을 지어 주었을 듯하다. 범생이는 범생이니깐! 

하지만 그런 일호를 변하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그건 바로 오정고의 체육 선생님이면서 성질이 매우 나빠서 매독이라 불리는 선생님이 한 아이의 머리를 라이터로 지지는 것을 보고 일호는 분노하여 라이터를 빼앗고 모범생이라는 이미지를 저 구석에 버려 버리고 두발자유를 위해 선생님 반항을 시작한 것! 좋았어! 멋지다, 일호! 

그 후, 만두 가게 아들이면서 자신과 절친인 황정진, 그리고 매독과의 싸움 후 친해진 문제헌 등 아이들은 두발 규제에 대한 종이를 날리다 그만 징계를 받게 된다. 처벌 문제로 오광두 선생님이 일호네 집으로 전화를 했을 때는 20년간 여행 중이던 일호의 아버지가 돌아오셔서 학교에 오게 된다. 일호 아버지도 학교의 두발 자유에 대한 의지를 안 보이시는데!

사실 일호는 아버지가 20년간 아들의 존재조차 몰랐던 것이 너무 싫었는데, 자신을 도와주는 듯하자 어느새 멋쟁이 아버지로 여겨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일호의 할아버지도 학생들의 두발 자유를 위해 힘쓴다. 

마침내 오정고등학교는 두발 자유에 대해 가까이 다가가려 하고, 일호의 엄마 아빠는 남이섬이라는 곳으로 여행을 가시는 것과 함께 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 후의 이야기는? 모른다. 과연 오정고등학교에선 두발 자유가 이루어질 것인가? 그리고 일호의 엄마와 아빠의 사이는 좋아 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궁금해! 뒷이야기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 채로 여운을 남긴 지은이가 정말 존경스러울 뿐. 

이 책을 읽고 우리 반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해 보았다. 인물 마인드 맵 이라던가, 기대했던 뒷이야기 상상하기, 편지 쓰기 등등……. 모두 좋은 내용이었고,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팍팍 된다고 장담한다. 

예를 들어 퀴즈 문제. ‘일호의 아버지는 몇 년간 여행을 하고 돌아왔는가?’라는 문제에서 우리는 일호의 아버지가 여행을 떠난 상태였다는 것과 ‘20년’이 정답이라는 것으로 볼 때, 일호 아버지는 아들의 존재 여부를 몰랐고 약간 야속하다 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에서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의 표지에 적힌 말처럼 평범한 듯하지만 흥미진진한 것 이상한 책이었다. 난 이 책에 나오는 오정고등학교를 비판하려 한다. 우리나라 어른들은 고정관념이 너무 심하다. 머리가 조금만 길었다 하면 자르라는 둥, 뭐하라는 둥……. 그런 말들을 모두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학생 입장으로서 그리 내키지는 않을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한 오정고등학교. 마땅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생님께 머리카락을 잘린 학생들은, 자신의 머리가 짧아졌다는 것에 화낼 수도 있지만, 내 신체, 내 머리카락 한 올마저 지시에 따라야 하는 이 세상에 화가 날 수도 있다. 우리 청소년들이 그런 분노를 느끼질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두발 자유에 힘입어 토의를 해 보았다.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공감이 갈 듯한 주제로! 불편한 선후배 관계나 교복 문제, 급식 문제라던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우리 학교는 소학교라 그런지 다른 학교에 비해 선후배 관계가 매우 좋은 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엄청 민감한 교복 문제. 난 딱히 불만이란 건 없지만, 그래도 주위 사람들의 심정을 대신하여 말해 보겠다. 요즘 학생들은 외모에 대한 생각이 매우 깊다. 그래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 교복 치마를 줄이는 것 등등. 정당한 이유를 들어가며 토의에 임한 우리들. 

그 결과? 물론, 많은 의견이 나왔다.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 타협(?)을 한다든가, 적당한 규칙을 정한다든가 뭐, 그런. 무엇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열일곱 살의 털』이라는 책은 잠들어 있는 우리 학생들을 깨워 주고, 평범한 사람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책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 책을 표현한다면, ‘연필심과 다이아몬드 사이, 열일곱 살’이라 정의 내릴 것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여자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다이아몬드와 아주 평범하고 때론 하찮게 여겨질 때도 많은 연필심은 사실 처음엔 같았다는 것! 정말 놀랍지 않은가?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하나. 이 책의 주인공인 송일호와 문제헌, 황정진. 그들은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평범한 연필심 같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심하겐 연필심조차 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라. 우리 모두는 다이아몬드 원석이라는 것을. 연필심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이아몬드가 될 것인가. 그것조차 못해 그냥 원석에 불과할 것인가. 그건 나 자신에게 달렸다.

열일곱 살, 너의 꿈을, 나의 꿈을 키워 보는 나이. 
평범한 듯하지만 개성 있고 톡톡 튀는 멋쟁이 주인공들 안녕. 나는, 그리고 우리들은 당신들의 이야기를 절대 잊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