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특별한 동물원> 박주혜 작가


 
‘박주혜’ 작가 하면 ‘토끼’를 빠뜨릴 수 없습니다. 여러 작품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죠.
『변신돼지』, 『책가방 토끼』에 이어 신작 『특별한 동물원』으로 박주혜 작가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아 주셨을지 기대를 한껏 하며 작가를 만나 보았습니다.
 
 

1. 선생님 『책가방 토끼』에 이어, 이번 신작 『특별한 동물원』에서도 여기저기 사랑스러운 토끼들이 등장해요. 특별히 ‘토끼’를 소재로 작품을 쓰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토끼를 많이 좋아해요. 토끼와 10년을 함께 살았거든요. 성인이 된 후 저의 일상 안에는 늘 토끼가 있었어요. 옆에 있으니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궁금한 점이 생기더라고요. 이해하고 싶어서 행동도 똑같이 따라하고, 밥도 같이 먹었어요.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토끼가 하는 말이 들리는 거예요. 온 세상이 토끼였어요. 세상 어디를 가도 토끼만 보이고, 토끼의 관점으로 세상이 보였어요. 일종의 병 같은 거죠. 그러니 별 수 있나요. ‘토끼’로 세상을 만나는 수밖에요.
 
2. 『특별한 동물원』은 반려동물의 생활습관이나 행동 등을 다른 동물들에 비유해 이야기를 굉장히 유머러스하게 풀어 주셨어요. 그 상상력이 너무 신선하고 좋아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되었나요?
 
토끼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토끼를 관찰하게 되었어요. 하루 종일 토끼만 보고 있어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요. 토끼와 떨어져 있을 때면, 토끼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지요. 토끼와 함께하는 시간이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행복했어요. 나의 이런 행복한 순간들을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면, 또렷한 말 한 마디를 명확하게 던지는 것보다 나의 진심이 더 잘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3. 글을 쓰실 때 이야기의 원천은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그리고 글 쓰는 작업 외에 선생님의 취미나 관심사, 좋아하는 것들이 있나요?

 
호불호가 극명한 성격이에요. 좋아하는 것은 엄청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어요. 제 일상생활은 주로 엄청 좋아하는 몇 가지로 이루어져요. 이 가운데서 글을 쓸 소재와 주제를 찾아요.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것 한 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계속 상상하게 돼요. 토끼가 밥을 너무 많이 먹는데 그 이야기를 해 볼까?(『변신돼지』) 하다가, 토끼가 나에게 늘 힘과 용기를 주었는데 그 이야기를 해 볼까?(『책가방 토끼』) 하다가 토끼가 소파를 뚫었는데 그 이야기를 해 볼까?(『특별한 동물원』) 하는 거죠.
제가 또 많이 좋아하는 것은 빵이에요. 특히 제빵사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빵들을 좋아해요. 똑같은 요리법의 빵이어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빵 모양과 맛, 냄새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4.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중간중간 어린이 독자들을 만나러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하고 계시는데요. 독자들을 만나면 어떤 질문들을 가장 많이 받으시나요?
 
강연에 가면 제가 저희 집 토끼 똥깡이와 함께한 10년의 시간을 ‘책임감’이라는 주제로 들려주곤 해요. 그럼 친구들은 이렇게 묻죠. “선생님, 왜 똥깡이는 같이 안 왔어요?” 저는 이렇게 답을 해요. “똥깡이는 지금 ‘똥깡이 탐험대’ 하러 다니느라 많이 바쁘대.” 친구들이 똥깡이와 저를 세트처럼 생각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6.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지요?
 
지금까지는 주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썼어요. 그러다 보니 책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멋진 책을 써 보고 싶어요. 서사가 굵직굵직하고 생경한 세계를 다루는 힘이 센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7. 『특별한 동물원』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독자님들! 제가 『특별한 동물원』의 특별한 독서법을 안내해 드릴게요.
첫째,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앗! 그럼 이 인터뷰는…. 못 본 걸로….) 한 번 읽어 주세요.
둘째, 펭귄, 판다, 흰곰의 정체를 알고 난 다음 책을 다시 한 번 읽어 주세요. 분명 처음 읽을 때는 못 보았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Tip: 서지현 화가님의 그림에서 숨겨진 힌트들을 꼭 찾아보아요.)
독자님들, 꼭 두 번이에요! 두 번!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