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동물들 - 『야생동물 구조대』를 읽고 : 문혜주

제2회 독서감상문대회 어린이부 우수상
문혜주
 
 
난 동물이라면 고양이, 강아지는 물론 무서운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들까지도 모두 좋아한다. '동물의 왕국'은 제일 좋아하는 TV프로다. 그래서 야생동물에 대한 이 책은 특별한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양식장의 덫에 걸린 물고기 도둑 수달 이야기, 밀렵꾼들의 총에 맞아 앉은뱅이가 된 두루미 이야기, 어미를 잃은 새끼 하늘 다람쥐 이야기, 감기에 걸려서 하늘 나라로 가게 된 새끼 수달 달구 이야기, 올무에 걸려 이리저리 날뛰던 멧돼지 이야기 등 구조 활동 중의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면서도 한편으론 상처입고 아파하는 동물들이 불쌍하고 가슴아팠다. 특히 '하늘로 간 달구'를 읽을 땐 눈물이 계속 나서 한참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난 달구가 죽었을 때 연이 언니의 슬픈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나도 전에 키우던 병아리가 갑자기 죽은 적이 있다. 그 때 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한동안 공부도 컴퓨터 게임도 하기 싫었다. 하루 종일 병아리가 삐악거리며 나를 졸졸 따라다니던 귀여운 모습이 머리 속을 맴돌았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핑 돌만큼 가슴이 아파진다.
그런데 석이 오빠의 이야기 중에는 아주 충격적인 말도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동물은 인간'이라고 했다. 난 처음엔 너무 심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차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게 됐다. 인간들이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동물들을 얼마나 괴롭히고 죽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인간들의 몸보신을 위해, 모피코트를 만들기 위해, 심지어는 박제하기 위해 동물들은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자연에서는 먹고살기 위해서만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먹이사슬이 있다고 배웠다. 하지만 인간들은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동물들을 희생시키고 있으니 정말 세상에서 가장 나쁜 동물이 인간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나는 가장 나쁜 동물인 인간일까, 아니면 석이 오빠처럼 진심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일까?
사실 그 동안 나는 동물을 참 사랑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사랑하는 방법이 많이 틀렸던 것 같다. 난 병아리뿐만 아니라 새끼 거북이도 키웠었다. 난 그 거북이가 너무 예뻐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목욕할 때 욕조에서 같이 수영도 했다. 하지만 거북이도 얼마 못 가서 죽고 말았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항상 나와 같이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던 것 같다. 야생동물 구조대도 정들었던 물개를 바다로 돌려보내 주었다.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동물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나는 그 동안 동물에 대한 나의 사랑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또, 사라져 가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려면 밀렵단속 뿐만 아니라 자연보호를 해야 한다. 인간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너무나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해왔다. 그래서 야생동물들이 더 이상 이 땅에서 살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살지 못하는 땅에서 인간들은 얼마나 살아갈 수 있을까? 결국 인간도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자연을 잘 지켜서 야생동물과 인간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살 수 있는 자연 환경을 만들어 사라져 가는 야생동물들을 다시 이 땅으로 불러 돌아오게 해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은 인간의 욕심에 희생당하는 동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평소에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석이 오빠처럼 야생동물 구조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친 동물들을 구조해주고, 그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돌보아 주는 내 모습을 상상만 해도 뿌듯하다. 동물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야생동물 구조대와 이 책의 감동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