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 - 『가방 들어 주는 아이』를 읽고 : 이서현

제3회 독서감상문 대회 어린이부 대상
이서현


 
안녕, 영택아!

나는 인천에 사는 2학년 서현이라고 해. 너와 같은 2학년이야. 

솔직히 말해서 난 말야……, 처음엔 장애인이 나쁜 점도 있겠지만 좋은 점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왜냐하면 책가방도 친구가 들어 주고, 학교에서 만들기 시간에도 아프다고 하면 선생님이 빼주시고, 아주 더운 날 땀을 뻘뻘 흘리면 체육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야.

그렇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까 다른 생각도 하게 되었어. 무슨 생각이냐면 자기 일을 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기 힘으로 못한다는 것이야.

더구나 아이들이 너를 ‘찔뚝이’ 이라고 놀리며 함께 놀아 주지 않으니 얼마나 심심하고 친구들의 놀림에 가슴 아프겠니? 나는 친구들이 나를 놀리면 아주 기분이 상하고 속상하거든.

그리고 나에겐 이모가 있는데 우리 이모는 학교의 컴퓨터 선생님이거든. 그런데 우리 이모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데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 중에 “애~자~야” 란 말이 있더래. 이모는 그 말의 뜻을 몰라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아이들이 웃기만 할 뿐 그 말의 뜻을 가르쳐 주지를 않아서 몹시 궁금했었대. 그런데 이모가 어느 날 신문을 보니까 그 말의 숨은 뜻은 장애자를 줄여서 하는 말이고 ‘병신’처럼 나쁜 뜻이라는 거야.

내가 며칠 전에 ‘집으로 가는 길’ 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손자아이가 외할머니가 벙어리인데 병신이라고 자꾸 놀려서 ‘병신’이라는 말이 얼마나 나쁜 말인 줄은 나도 알거든.

그러나 다행스러운 일은 너에겐 석우라는 좋은 친구가 있다는 점이야. 그런데 석우도 힘든 점이 많이 있었더라고……. 하루도 쉬지 않고 너의 가방과 석우 가방을 2개나 들고 다니려니 어깨도 아프고, 사람들의 노림도 받아야 했으니까 말이야. 

나도 외출할 때 엄마가 내 동생의 가방이나 잠바를 들어 주라고 하면 아주 귀찮았거든.

그렇지만 너의 이야기에서 나를 가장 슬프게 했던 것은 너의 생일잔치 때야. 진짜 너의 생일 때 반 친구들이 2명밖에 오지 않았니? 정말 장애인이라고 이래도 되는 거니? 우리 반에 너와 같은 아이가 있다면 나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래. 영택이 너가 장애인이 된 것은 너의 잘못도 너의 엄마 잘못도 아니잖니?

그리고 궁금한 것이 하나 있어. 너가 정말 돈을 모아서 석우 잠바를 샀니? 너 참 대단한 것 같아. 오리털 파카가 굉장히 비싸던데. 오래 저금했겠구나. 나 같았더라면 석우에게 그냥 학용품 세트 정도나 사주었을 텐데……. 넌 참 착한 아이인 것 같아.

아참! 영택이 너 수술도 했다면서? 무섭지 않았니? 무거운 목발 대신 가벼운 지팡이를 들게 되어서 축하해. 너가 만약 우리 불곡초등학교에 전학을 오게 되면 내가 석우보다 더 잘 해줄게.

그럼 이만 쓸게. 즐거운 3학년 학교생활이 되길 바래. 안녕!